예정된 이별
주재원 아내들은 한 국가에 정착한 시기가 제각각이기에, 좋은 친분을 쌓았다한들, 남편의 주재원 임기가 끝나기 전에 그 친구들을 먼저 떠나보내기가 십상이다.
작년에 이미 이탈리아 친구 한 명을 떠나보냈으며, 살짝 마음이 아렸지만 남아 있는 친구들이 있기에 잘 지낼 수 있었다.
당장 두 달 안에 친한 친구 서클 중 두 명이 떠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 명은 북경으로, 한 명은 알제로…
*주재원들은 돌고 돌아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다. 같은 아시아 대륙이면 서로 휴가 때 본다던지… 이미 말로는 서로 방문함
절친은 아니지만 친근한 서클 중에는 일본친구 한 명이 떠난다.
크게 내 인생에 영향은 없지만, 굳이 곁에 둘 필요도 없는 사람도 대략 한 셋 정도 이 바닥을 뜬다. 이 중 과도하게(?) 활발한 활동 2인이 떠서 주재원 아내들 일부가 뒤에서 몰래 기뻐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갈 때가 됐다. 너무 설친다. 보는 것도 지친다.’ 등
이렇게 주재원 사회는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게 너무 당연하고 빈도도 잦다. 걔 중에는 그래서 진심을 안 쏟는 사람도 있지만, 괜찮은 사람들은 그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백 프로를 쏟는다. 어차피 인생은 언제나 주어진 시간 안에 사는 것 아닌가. 그러면 서로의 삶에 발자국을 남기듯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고 삶을 나누면서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것일 테니까.
진심이 아닌 사람들이 결국엔 더 손해라는 결론이 난다.
어찌 됐건 친한 친구들이 떠나면, 다시 한번 이곳의 그룹 다이너믹스가 바뀔 예정이다.
남은 시간 동안 떠나는 친구들과의 시간을 극대화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