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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영 Jul 22. 2020

익숙한 제주

자꾸만 찾게 되는 제주의 모습들

여행이든 삶이든 일상생활이든 새로운 탐색과 익숙한 것의 향유를 적절히 조합하는 을 지향한다. 새로운 지역을 탐색하다가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견했을 , 점차 내가 좋아하는 장소의 지표들로 채워지는 나만의 여행 지도가 만들어질  묘한 쾌감이 느껴진다. 누가 봐도 여행객인데도 내가 마치 현지인이   같고, 이곳이 우리 동네가  느낌이랄까.


제주를 떠올렸을 때에도 마치 스냅사진처럼 몇 개의 인상적인 장소들이 생각났다. 에메랄드빛 바다, 검은 바위와 대비되는 흰모래, 따뜻한 초록 나뭇잎, 낮은 나무, 시골집들..


이번 뚜벅이 여행에서는 서쪽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협재-금능 해변과 애월-한림의 동네 가게의 이미지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던  같다.



1. 다소니

출처: @boraseal

비행기에서 내리면 왜 항상 배가 고프고 화장실이 가고 싶은 지 모르겠다. 그래서 공항 근처 제주 시내에서 갈 만한 밥집을 알아 두는 것이 요긴하다고 생각한다. 몇 군데가 더 있지만 '다소니'라는 한식집은 늘 성공적인 선택지이다. 음식도 깔끔하고 맛있지만 한옥의 인테리어와 커다란 통유리를 통해 볼 수 있는 뒤뜰의 큰 나무가 정말 아름답다. 막상 나가서 보면 크고 오래된 나무일뿐인데 안에서 보면 더 푸르고 신비롭다. 이것이 바로 건축의 힘인가.. 제주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첫날 밥집으로 Perfect!



2. 서쪽 해변

흐린 날 저녁 알작지 해변

공항에서부터 차귀 해안 풍차 도로까지 이어지는 제주도의 서쪽 해변은 어느 시간대에 봐도 아름답다. 특히 지난 3월 여행에서는 화창한 날씨 덕에 신창 해안 풍차 도로에서 엄청난 노을을 볼 수 있었다. 날씨를 예측하기 힘든 제주도에서 해 지는 장관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 반면 이번 여행은 비가 오기 전이라 전반적으로 흐렸지만 생각보다 안개가 많이 끼지 않아서 파스텔 색의 아름다운 저녁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둘 다 아름다워~.~) 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에도 친구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제주의 저녁 바다를 감상하면 이렇게 안락하고 황홀할 수가 없다.



3. 앤드유카페 (AND 유 CAFE)

브런치 플레이트

협재 해변을 올 때마다 꼭 들르는 앤드유카페! 이 정도면 단골이라고 자칭해도 될까요 사장님..?^^ 이곳에서는 정말 맛있는 비건 채식 식사를 할 수 있다. 식사뿐 아니라 음료와 디저트도 모두 윤리적이고 맛이 다. 사장님께서 디자인을 전공하셔서 인테리어도 예쁘고, 꽃이 피는 철에 가면 뒤뜰도 참 운치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나마 저처럼 제주 올 때마다 계속 가세요. 앤드유카페는 제주에 밖에 없으니까요ㅜ.ㅜ



4. 서점 or 북카페

나는 여행지에서 꼭 서점이나 북카페를 방문한다. 그곳의 '사상'을 알고 싶기 때문! 이번에는 숙소 근처에 위치한 '윈드스톤'이라는 곳을 방문했다. 사장님께서 재활용 가능한 빨대를 사용하시고 제주의 생물들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판매하고 계셔서 기분이 좋아졌다. 바다생물 포스터를 살 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나왔는데 지금까지 후회 중이다... 여행지에서는 기념품 소비에 조금 더 관대해지자. 한림에 위치한 북카페 '유람위드북스'도 좋은 책, 고양이, 공간을 갖고 있다. 대형 서점에서 볼 수 없는 취향저격 책들도 있어 자주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우도에서는 '밤수지맨드라미'를 꼭 방문한다. 창문을 통해 아름다운 우도 바다를 더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고, 보유하고 있는 책들도 모두 흥미로웠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환경과 자연에 대한 책이 꽤 많이 있었던 것 같다.



5. 마지막으로, 제주도에서 방문하면 좋은  하나를 덧붙이자면 그건 '사람'  같다. 육지 사람들이 수많은 (실제) 발자국과 탄소 발자국을 남기며 관광객으로 들락날락하는 제주에는 실제로 그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를 만나도 좋고, 가끔은 관광 모드에서 벗어나 천천히 걸으면서 말도 걸어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는다면 물리적인 장소뿐 아니라 제주와 연루된 사람들, 삶을 엿볼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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