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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피J Oct 21. 2024

비유, 카피가 좋아지는 이유

'비유'를 활용한 카피라이팅

말 잘하는 사람, 글 잘 쓰는 사람의 공통점. '비유‘를 잘 쓴다는 점.


비유를 잘 쓰면 얻을 수 있는 이점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쉬워진다는 것. 두 번째로는 전달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상대방에게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


오늘 소개할 카피는 이러한 '비유'를 잘 활용한 광고 카피들입니다.


갤럭시 SⅡ LTE : 고3 편
이것은 마치
고3이 되자마자
대학생이 되는,
그런 속도.

이런 기분 처음이야

5배 더 빠른
LTE폰 시대

갤럭시 SⅡ LTE


갤럭시 SⅡ LTE : 입대 편
이것은 마치
입대를 하자마자
제대를 하는,
그런 속도.

이런 기분 처음이야

5배 더 빠른
LTE폰 시대

갤럭시 SⅡ LTE


'빠르다'엔 관용적 비유가 많이 있죠.

총알 같이 빠르다, 쏜살 같이 빠르다 등등.


하지만 이 카피는 그런 일반적인 비유와는 다르게 서술적인, 만연체스러운 비유를 선택했습니다. 거기에 귀여우면서도 발칙한 위트를 더해서 말이죠.


"고3이 되자마자, 대학생이 되는 속도."

"입대를 하자마자, 제대를 하는 속도."


쉽고, 재밌고, 생생하게 전달되고... 장점이 참 많은 카피지만 저 개인적으로 이 카피를 특히나 더 좋아하는 건, '빠르다'는 물리적 편익에 머무르지 않고 '놀랍다'는 심리적 편익으로까지 메시지를 확장했다는 겁니다. (오늘 주제에선 조금 벗어나지만, 이처럼 편익의 레이어를 한 층 높게 쌓아주는 건 그저 '괜찮은' 카피를 아주 '탁월한' 카피로 만듭니다.)


경동 나비엔 : 러시아 편
러시아에
보일러를 수출한다는 일은

러시아에
발레를 수출하는 일만큼 놀라운 일

경동 나비엔이 넘다
시베리아의 혹한을

콘덴싱 기술의 차이가 만든 압도적 수출 1위

국가대표 보일러
경동 나비엔


경동 나비엔 : 네덜란드 편
네덜란드에 보일러를 수출하는 일은
네덜란드에 풍차를 수출하는 일만큼 놀라운 일

경동 나비엔이 넘다
세계최초 콘덴싱 개발국의 기준을

콘덴싱 기술의 차이가 만든 압도적 수출 1위

국가대표 보일러
경동 나비엔


비유를 잘 쓴 카피 하면, 꼭 떠오르는 광고 카피 중 하나입니다.


어떤가요? '수출 1등', '국가대표'와 같은 딱딱한 이야기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나요? 그게 얼마나 어렵고 놀라운 일인지 조금이나마 체감되지 않나요?


토스뱅크 : 산타 편
이게 정말 은행일까?

카드를 쓸 때마다
해외주식을 주다니

은행이 아니라, 산타가 아닐까?

카드를 쓰면 해외주식을 받는
토스뱅크카드 주식캐시백

내가 알던 은행이 아니다
토스뱅크


토스뱅크 : 마더 편
이게 정말 은행일까?

혹시 은행이 아니라
엄마가 아닐까?
아니면 삼촌인가?

그래서 이자를 용돈처럼
원할 때 바로 주는 거 아닐까?

원할 때마다 이자를 받는
토스뱅크 지금 이자 받기

내가 알던 은행이 아니다
토스뱅크


2022년 온에어된 '토스뱅크' 카피.


토스뱅크 만의 차별적인 혜택(주식캐시백, 지금 이자 받기)을 산타와 엄마에 빗대어 쉽고 친절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비유는 단순한 메시지를 새롭게 설파할 수도 있지만(ex: 갤럭시 SⅡ LTE, 경동 나비엔), 그 반대로 새로운 개념이나 편익을 사람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받아들이도록 돕기도 합니다(ex: 토스뱅크)




예전에 누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거기, 삼겹살계의 에르메스야."


참 재밌는 표현이라 생각했습니다. "거기 고기 참 맛있어", "거기 삼겹살 진짜 기막혀" 정도로만 말했다면 "아~ 그래?" 하고 별생각 없이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무려 삼겹살계의 에르메스라니. 기억에도 남고 없던 호기심마저 생기더군요.


좋은 글은, 보통 탁월한 비유로 가득합니다. 쉽게 읽히고 생생하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카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카피라이팅은 '맛있는 삼겹살'을 '삼겹살계의 에르메스'라고 쓰는 일. 이 하나의 기술만 제대로 터득해도, 감히 말하건대 누구나 좋은 카피를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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