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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지 Feb 15. 2022

넷제로, 왜 그리고 어떻게 해야하나?

GHG Protocol corporate standard 

RE100이 뜨겁습니다. 내 분야가 이렇게 전국민 대상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반가운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RE100발음을 어떻게 하는 게 맞니 등의 지엽적 논의에만 그치질 않길 바랍니다. 


보다 근본적인 기후 정책 논의를 위해서는 넷제로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겠죠. RE100도 결국 Netzero 도달을 위한 것이니, 왜 우리 인간종족은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Netzero 해야하는지에 대해 어린이 수준으로 풀어둔 글을 공유해봅니다. 


작성일 : 2021.10.28

올 해를 돌아보면 가장 많이 듣고 본 워딩이 바로 '넷제로' 가 아닐까 한다. 

정부의 탄소 감축 목표 40% 로 상향 소식도 있지.


아니, 근데 넷제로가 뭔데? 

인간이 지구 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행위들이 탄소를 배출한다. 먹는 음식, 입는 옷, 건축물, 쓰는 전기와 각종 이동 수단들. 이렇게 개인, 회사, 단체 등이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즉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 바로 Net zero, Carbon neutral(탄소 중립)이야. 


그러면 왜 넷제로 해야하는데? 

지구,  아니 엄밀히는 인류의 운명 때문이야. (언제나 인간이 문제다.) 

올해 8월,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제1실무그룹이 공개한 6차 보고서의 전망은 매우 충격적이야.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것은 다들 어릴 적 부터 들어 알고 있겠지?  


인간이 대기, 해양, 토지의 온난화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은 명백함을 근거를 통해 제시한 이 보고서는, 많은 지역에서의 기후 변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근현대 인류역사상 전례가 없다고 밝혔어. 

 - 2011-2020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09도 상승한 상태. 

 - ‘이번 세기 중반까지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 한다면 2021~2040년 중 1.5℃ 지구온난화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가 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야.

즉, 1.5℃ 지구온난화 도달 시점이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2018)에서 제시한 2030~2052년보다 앞당겨지고 말았지. 


- 1.5도 시나리오는 많이 들어봤겠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합의한 게 바로 온도 상승 상한선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거였어. 이를 통해 기후 재앙을 막자는 거지. 그러려면 결국 온실가스 콘트롤이 필요하겠지. 

그런데 아쉽게도, 이 달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낸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네. 이는 결국 1.5도 목표보다 더 높은 기온 상승이 예상됨을 뜻하기도 해. 


기온이 상승하면 어떻게 되는데? 

Ipcc 4차 보고서는 2090~2099년에는 1990-1999에 비해 지구 온도가 시나리오에 따라 최소 1.1~최대 6.4도까지 상승하며, 이러한 상승폭의 중간값인 3.8 정도 상승할 경우에도 생물종의 3-40퍼센트가 멸종, 곡물 생산성이 감소, 3천만~1억 2천만의 인류가 기근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었어. 


이번 6차 보고서에서는 새롭게 SSP시나리오(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로, 이번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했어. 미래 기후 변화 대비 수준에 따라 인구, 경제, 토지이용, 에너지 사용 등 미래 사회경제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적용했대) 를 기반으로 암울한 미래를 알려주지. (2081~2100년) 


- 온실가스를 인류가 가장 적게 배출하는 데 성공했을 떄 : 1.0~1.8도 상승

-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일 때 : 3.3~6.7도 상승 

- 폭염은 1.5도 지구온난화 도달시에도 빈도가 8.6배 증가, 강도는 2.0도 강해짐 

특히 온난화가 심할 수록 우리 나라 포함한 동아시아는 폭염 증가, 홍수도 더 강력해진다고 해. 


사실 인간의 산업화로 인한 다양한 활동들로 인해 누적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지구 온난화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는 주장도 있긴 하지. 하지만 이번 IPCC보고서는 이들은 거의 선형적인 관계가 있다는 결과를 재확인 했고, 결국 (인간의) 탄소 중립 도달만이 지구 온난화 안정을 위한 조건임을 알렸어. 



출처: 기상청 보도자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 1.5도 지구온난화 도달 시점 2021~2040년으로 앞당겨져. 2021. 8. 9 


뭐 잠깐만, 근데 2100년 이야기 할 때는 먼 미래였지만 2021~2040년으로 앞당겨졌다고? 

그러면 이제 뭘해야할까? 모두가 넷제로를 외치지만 어떻게 1) 배출량을 감축할 지 2) 혹은 상쇄할 지 전략을 짜야겠지. 이러한 전략의 선행은 뭐다? 바로 측정이야. 내가 뭘 배출하고 있는지 배출이 가장 왕성한 기업들부터 파봐야겠지. 어떤 기준과 툴로 이러한 측정이 가능할까 찾아보고 공부해보자. 



GHG Protocol *(온실가스 회계처리 및 보고 기준)


https://ghgprotocol.org/


배출량 산정 방법론을 정리해야할텐데, 가장 일반적으로 GHG Protocol 온실가스 프로토콜(온실가스 회계처리 및 보고기준)이 사용돼.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 세계자원연구소(WRI)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이야. 


배출량 산출 영역(Scope)

즉 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크게 직접 배출, 간접 배출로 나뉘며 간접 배출은 에너지 사용에 의한 간접 배출(Scope 2), 또 기타 간접배출(전체 가치사슬, Scope 3)로 나누어 볼 수 있어.


그런데 이 프로토콜만 본다고 끝나는 게 아니야. 현업에 적용하려면 이제부터 아수라장..이 되지만 그래도 살기 위해 노력해보자. 

예로 패션 산업을 들어볼게. 비교적 최근까지 패션업에 종사하며 지속가능성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던 입장에서는 어려운 지점들이 많았어. 바로 추적이 어려운 길고 복잡한 가치사슬이야. 예로 면으로 된 티셔츠? 면화를 재배하는 농장, 그 곳에서 사용되는 농약, 화학약품, 물 사용부터 시작해서, 염색과 가공 공장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각 공정 사이의 수송까지 생각해봐야하지. 이에 쓰이는 각 시설에서의 전기, 열, 물 등 에너지도. 거위털 점퍼? 거위 농장의 알 부화단계부터 추적해야 정확한 측정값이 나오게 될 거야. 섬유 산업의 환경영향 평가 툴인 Higg index가 개발되었는데, 특히 소재 관련해서는 Higg Materials sustainability index를 참고하면 좋겠어. https://howtohigg.org/higg-msi/


이러한 인덱스들도 개발 기간을 거쳐 최근에 나오고 있으니, 역시 나만 어려운 게 아니었어. 결과적으로 패션업에서의 탄소 배출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고 있어. 이를 측정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존재해왔는데, 이를 STICA(the Swedish textile initiative for climate action) 가 섬유패션 산업의 기후, 환경 영향에 대해 측정한 주요 시도를 정리한 내역은 아래와 같아. 


내가 지금까지 주로 참고해왔던 자료는 아래 세 가지 리포트이고, 아래 내역에 모두 포함되어 있어. 

WRI and Apparel Impact Institute, Roadmap to net zero (2020), 

McKinsey & Co, Fashion on Climate (2020), 

Quantis Measuring fashion (2018)


아래의 데이터들을 통해 섬유, 의류 산업의 온실 가스의 배출량에 대한 측정 범위도 다르고, 총량의 수치도 다른 것을 알 수 있어. (풋웨어, 악세서리 등도 커버한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기도 해) 그렇다면 우리는 아직 이 산업의 정확한 배출량조차 모른다는 뜻이지. 




다시 GHG 프로토콜로 돌아와보자. 

               업스트림 활동 ---------------- 회사 (직접배출)-------------다운스트림 활동 



1. 업스트림 활동(Scope 2,3): 구매해온 재화, 연료, 에너지 관련, 수송과 유통, 제조 과정에서 생산된 쓰레기들, 각종 출장, 직장인들의 통근(그래 통근을 좀 줄이자), 빌린 자산들(건물 등) 


2. 보고 회사 (Scope 1) : 회사 시설, 회사 소유 차량 등 


3. 다운스트림 활동(Scope 3) : 수송과 유통, 판매 제품의 제조공정, 판매 제품의 사용(사용시 배출되는 탄소), 판매 제품의 폐기(시에 얼마나 탄소가 배출되는지), 기타 임대 자산, 점포 등 


패션업은 다른 제조업들과 마찬가지로 공급망이 길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잘 추척하는 것이 중요해. 위의 그림을 참고해보아도 알 수 있겠지. 

이러한 공급망 Value Chain 에서의 배출이 측정 범위로는 Scope 3 겠지. 맥킨지의 Starting at the source: sustainability in supply chains  리포트에 따르면 제조업의 탄소배출량 80%가 Scope 3에서 나온대. 

하지만 GRI(지속가능보고서 가이드)에서는 오히려 이 Scope3 공개가 필수가 아닌 상황. 아이러니하지. 다행히 최근 소식 중 하나를 보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미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새로운 공시제도는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공급망 전체(Scope 3)까지 확대할 예정이야. 

GHG Protocol은 이 Scope 3 를 측정하고 보고하는 기준을 마련해 공개하고 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전문을 다운로드 할 수 있어. 잘 정리돼 있으니 보길 권함. 


https://ghgprotocol.org/standards/scope-3-standard

이  Scope 3의 범위는 크게 Upstream과 Downstream으로 나뉘는데, GHG프로토콜은 총 15개의 카테고리로 리스팅하고 있어. Upstream은 소재의 생산 등을 포함하여, 공급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측정할 수 있을 것인데. Downstream의 경우 유통과 보관, 사용, 폐기까지의 측정으로 더욱 측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는 해. 한편 이러한 가치사슬 단계별로의 문제를 잘 정리해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패션 브랜드들도 찾아볼 수 있는 상태야(파타고니아, 올버즈 등)  



패션과 같은 소비재의 경우 크게


 1) 업스트림에서의 배출량 감축 2) 회사 자체 활동에서의 배출량 감축 3) 소비자의 배출량 감축 관련 행동을 장려하는 방법이 있겠지. 

마찬가지로 공연과 전시에서도 이런 방법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아. 특히 전시의 경우 패션과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긴 가치사슬을 가지고 있으니까, 패션에서 접근했듯 Material 단계부터 뜯어볼 수 있겠지. (소재, 소재 가공, 운송, 설치, 보존, 철거, 폐기 등 + 전시장 시설 자체의 탄소 배출) 넷제로 전시에 대한 것은 이후에 더 공부해서 언급하기로 하고,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쉽게 쓰려다보니 반말을 쓰게 됩니다. 패션 산업의 가치사슬, 이에 걸친 환경영향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케이스들을 다룬 아티클이 DBR에 연재되어 아래 링크로 붙입니다.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3/article_no/10239/ac/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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