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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희 Jul 26. 2020

린더 앱 UX 분석 : 캘린더 앱은 다 똑같다고?

린더 담당자가 이 글을 싫어합니다. 그치만 우린 린더 조아

지난번 스푼 앱 UIUX 분석글을 올리고 생각보다 재밌다는 반응이 많아, 이번엔 린더 앱을 리뷰했다. 린더가 뭐냐고? 캘린더의 린더! 아이돌 덕질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앱을 쓴다고, 일명 덕질 필수 앱으로 소문이 났다. 내가 관심 있는 일정/해시태그를 구독하고, 하나의 캘린더에 다 등록하고, 알림을 받을 수 있는 "일정 구독 플랫폼"이다. 좋아하는 가수 일정뿐만 아니라 응원하는 야구팀 일정, 화장품 세일 정보, 전시회 일정, 북 토크 일정, 세일 일정 등 필요한 일정을 구독하기에 참 좋다.



참석자는 지난번과 똑같이 클레어(오늘의집 브랜드 마케터), 마리(글램 제너럴 마케터), 미니(오늘의집 비쥬얼 디자이너) 이렇게 셋. 일주일 동안 린더를 사용해보고 만나서 열심히 얘기해봤다.


*실제로 린더를 써보고 이 글을 읽으면 훨씬 재밌어요!




Good Point

마리 : 앱을 깔고 처음에 나오는 튜토리얼 일러스트가 예쁘더라. 설명도 심플해서 린더 앱 주요 기능과 사용방법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어. 그리고 회원가입 단계도 막힘없이 술술 흘러가는 기분이야. 네이버 로그인은 없지만 페이스북, 카카오톡 간편 로그인이 있어서 쉽게 로그인했고 UI가 굉장히 깔끔해서 나이, 성별을 입력하는 것도 거부감 없었어.


클레어 : 특히 알림 수신 동의받는 부분! 알림 허용 팝업을 그대로 보여주고 [허용]을 확대 + 동그라미 쳐서 보여주잖아? 그리고 [다음]을 누르면 그 팝업 모양이 그대로 나오니까 방금 본 이미지대로 내가 [허용]을 누르고 있더라고. "관심 일정을 놓치지 마세요"라는 문구도, "알림을 받으면 이벤트/혜택을 알려드려요!"라는 문구보다 훨씬 워킹하는 것 같아. 내가 뭘 얻을 수 있는지를 말하기보다, 내가 놓칠 수 있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게 액션을 더 유도하는 것 같아. 이거 나중에 써먹어야지.


미니 : 커뮤니케이션이 대체로 친절한 것 같아. 일정을 등록할 때 [일정 등록 가이드]로 방법과 혜택을 친절하게 써놨어. 마이페이지에 들어가면 [레벨 가이드]가 있는데 레벨별 포인트 범위, 포인트 획득 방법도 한 곳에 모아두었더라. UI도 깔끔하고 참 마음에 든다니까. 그리고 린더 앱에 등록하면 내 캘린더에도 바로 연동이 되던데! 이것도 편하지 않아?


Bad Point  

1. 콘텐츠 추천이 더 다양했으면

클레어 : 콘텐츠 추천이 너무 한정적인 것 같아! 내가 이십 대 후반이어서 그런지 피드에 주식, 청약, 신혼부부 태그만 뜨더라고. 사실 난 그 해시태그는 관심 없고 다른 해시태그도 추천받고 싶었는데, 피드 / 검색 영역에도 동일한 태그가 떴고, 인기 일정에도 부동산 일정만 나오니까 재테크 알림 앱이랑 다를 게 뭐지..?라는 생각을 했어.


마리 : 진짜 공감! 나이 때별로 추천해주는 건 좋은데 다양한 해시태그를 추천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만약 동일하게 #청약 #부동산 해시태그를 추천해줬더라도, "지금 20대에게 인기 있는 해시태그예요!" "지금 999명이 이 해시태그를 보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해주면 오 그래? 나도 해야겠다 라고 생각할 텐데.


클레어/마리 : 그리고 처음에 아무것도 구독하지 않은 상태였을 때 피드 화면이 비어있어. 난 처음에 아직 화면이 로딩 안 된 줄 알았어. 이런 식의 첫 화면이 좀 당황스러워. "지금 관심 있는 해시태그를 구독하러 가볼까요?"라는 문구 한 줄만 있어도 좋을 거야.


2. 포인트는 어떻게 써요?

클레어 : 난 사실 My에서 [내가 받은 포인트]가 버튼인 지 몰랐어. 회색 바라고 생각했지. 미니가 알려준 클래스 101 레퍼를 보면 그냥 Mypage에서 5000p라고 포인트를 보여줘. "내가 받은 포인트"라고 적어주지 않아도, 내가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는 5000포인트 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잖아.  


마리 : 그리고 우상단에 [레벨 가이드]를 눌러야 레벨별 안내가 나오고 그 하단에 포인트 획득 방법이 나오는데 포인트 획득 방법이 더 중요하지 않아? 유저 액션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두 개의 순서를 바꾸거나 차라리 밖으로 꺼내서 현재 포인트 하단 영역에 "아래 방법으로 포인트를 획득하세요!"라고 써주는 게 좋겠어. 또 포인트 획득 방법 별로 CTA 버튼을 만들어서 바로 [댓글 달러 가기] [일정 등록하러 가기] [프로필 바꾸러 가기] 버튼을 만들어주는 것도 행동 유도에 좋을 것 같고.


그리고 나는 일정을 등록해서 5p를 받았는데 그걸 마이페이지에 와서야 알았어. 액션을 취할 때마다 리워드를 지급하는 방식이라면, 일정을 등록하자마자 "5p가 지금 지급되었습니다!"하고 팝업이 뜬다면 훨씬 좋겠어.


미니 : 우리 셋 중에서 포인트를 어떻게 쓰는지 아는 사람 있어? 포인트 모아서 어디에 쓰는 거야? 나 이거 너무 궁금한데 앱에서 설명이 없어! 여긴 커머스 앱도 아닌데 포인트 모아서 어디다가 써...? 구글 검색해도 안 나오고 누가 알면 제발 알려줘....


3. 일정 등록 시 당황스러웠던 순간

마리 : 6/20~8/2 동안 진행하는 전시회를 등록하려고 했어. 근데 이미 시작일자가 한달 넘게 지난 일정이라고 등록이 막히더라? 아마 한달이 지난 일정을 등록하는 걸 방지하기 위함인 것 같은데, 그럼 이미 시작한 일정은 어떻게 등록하지? 이미 진행 중인 일정이라면 마감일정만 설정하게 해야할 것 같아.


내가 태그를 등록하지 않고 글을 등록하려고 하니까 태그를 등록하라는 알림이 떴어. [일정 등록 가이드]를 읽었는데도 [일정 내용] 란에 태그를 넣어야 한다는 걸 까먹어서, 태그를 어디에 적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알림을 띄울 정도로 태그 적는 게 중요하다면, 태그 적는 영역을 분리하고 "예 : #엑소 #전시회"를 회색으로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


내 생각엔 사진을 등록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아무런 액션 표시가 없더라. "사진을 추가하면 조회수가 3배는 오를 거예요!"라는 넛지 문구를 넣으면 어때?


4. 일정/알림을 골라 받고 싶어요

클레어 :  내가 #SK와이번스 #북토크 #마케팅강의 #부동산 해시태그를 구독했거든? 근데 부동산 일정으로 피드가 도배가 되더라. 나는 북 토크 일정을 보고 싶은데! 상대적으로 부동산 일정이 너무 많으니까 다른 해시태그 일정을 파악할 수 없었어.


마리 : 그치! 해시태그별로 우선순위/필터링 기능이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래서 결국 나도 해시태그 A를 구독 취소했거든. 근데 바로 B, C 일정이 뜨지 않고 좀 기다려야 하더라고 ㅠㅠ 시간이 좀 지나야 반영이 되는 점은 아쉬웠어.


5. 린더 앱 리뷰 별 1점 내용을 살펴봤더니,

미니 : 엇 나 궁금해서 린더 앱 평점 봤거든? 근데 별점 1점으로 테러한 사람들이 꽤 많아. 아마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했을 때 컴플레인이 생긴 것 같은데. 주요하게 내용을 뜯어보면 이런 의견이야.

- 원래는 1개의 해시태그만 구독하면 포함된 일정이 모두 캘린더에 등록 + 알림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젠 일정을 하나하나 등록해야 한다. 너무 노가다다!
- 스케쥴의 유무를 몰라서 이 앱을 쓰는 게 아니다. 그게 언제 있는지 캘린더 형식으로 보고 싶기 때문에 이 앱을 쓰는 거다! 이렇게 피드에 주르르륵 나열되는 형태가 너무 불편하다.

마리 : 아. 덕후들의 pain point는 저거였네. 무슨 일정이 있는지 일정을 '탐색'하는 게 아니라, 일정을 관리하는 거! 근데 신기한 게 우리가 Bad Point로 말한 점들이 업데이트 전에 다 있었어! 해시태그 별로 필터링해서 해당 일정만 볼 수도 있었고, 해시태그를 구독하면 일정이 모두 등록되었었나 봐.

업데이트 전 린더는 아마 이런 모습이었던 거 같다

클레어 : 그러게. 왜 바꿨지? 아마 일정/알림이 너무 많아서 앱 삭제율이 올라갔거나 CS가 많았을까? 그래서 필요한 일정만 구독하게끔 하려고 해시태그 중에서도 필요한 일정만 캘린더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바꾼 거지. (추측) 음...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덕후들의 Needs에 반하는 결정이었다니...



마무리하며

린더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서비스를 운영할까 궁금해졌다. 덕질하기 좋은 앱으로, 내 스타의 일정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는 앱이 될까? 아니면 일정에 대해 후기나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성으로 나아갈까? 아니면 공적 일정뿐 아니라 사적인 일정들도 공유하는 앱은 어떨까? (어떤 작가가 책을 출간하기까지 "이제 출간까지 15일 남았어요! 너무 기대되네요" 식으로 소통하는..셀럽의 개인 일정까지도 훔쳐볼 수 있다면 메리트 있을 거란 마리의 생각!) 흩어져있는 모든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마치 일정 계의 지그재그 같은 앱은?


사실 린더에 올라오는 일정이 린더에만 올라오는 일정이라기보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일정이라 아쉬웠는데, 만약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일정이라면 정말 많이 모아서 한 번에 볼 수 있는 앱이 되거나, 그걸 스케줄로 잘 구현해줄 수 있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어떻게 나아갈지는 우리 셋도 관심 있게 지켜보기로! (린더, 애정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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