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라이터로 일하면서 이 질문을 꽤나 많이 들었어요. 심지어 저를 UX라이터로 뽑은 우리 회사에서도요. 말투를 고치는 일인가요? 사용성을 높이는 글쓰기지요? 읽기 쉽게 클렌징하는 일인가요? 등등 여쭤보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지난 달부터 책 <UX라이팅 교과서>을 읽고 있는데요. 이 책에 UX라이터의 업무 범위가 깔끔하게 정의되어 있더라구요. 5가지 측면에서 UX라이터 업무 영역을 소개하고, 각 영역마다 짧게나마 제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1️⃣ 언어적 측면의 업무
업무: 쉽고 간결한 글쓰기, 독자 중심적인 언어, 바른 언어와 문법
효과: 가독성, 이해력 향상
✔️금융, 공공기관, 통신 등 텍스트 비중이 큰 서비스나 개념이 복잡한 서비스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저도 온라인 광고 서비스를 맡고 있는 지라, 어려운 광고 용어와 개념을 쉽게 풀어내는데 머리를 많이 쓰고 있어요. 광고 전문가가 아닌 판매자도 쉽게 광고를 세팅하고, 성과를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공급자적 언어를 사용자 중심적인 언어로 풀어냅니다.
✔️실제로 이 일을 하려면 많은 국어/온라인 언어 문법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더라구요. 다양한 어휘를 알고 그 쓰임새를 정확히 알아야 쉽고 눈에 잘 들어오는 라이팅을 할 수 있거든요. 일하다보면 국립국어원, 국어사전, 표기원칙 사이트를 끼고 산답니다.
2️⃣ 사용성 측면의 업무
업무: 자연스러운 유저 플로우, 사용자의 상황에 적합한 메시지 전달
효과: 사용성 향상, 비용 절감
✔️단지 한 화면에서의 글쓰기가 아니라, 전반적인 유저 플로우를 고려해요. 어떤 위치에서 어떤 정보를 줄 지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고객은 어떤 것을 궁금해할까? 어떤 순서로 정보를 쪼개어 전달할까? 이 위치에서 이 컴포넌트로 이 정보를 주는 게 맞을까? 등 고민하며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이 영역에서 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 할 일이 많아요. 콘텐츠 전략에 따라 역으로 유저플로우를 제안하기도 하고, 정보의 우선순위에 따라 디자인 컴포넌트를 문의하기도 하거든요.
3️⃣ 브랜딩 측면의 업무
업무: 보이스앤톤 디자인, 감성/공감 대화
효과: 친밀도, 신뢰도, 일관성 향상
✔️‘사용자는 서비스를 감정없는 무생물로 대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엄청 와닿았어요.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명랑하네 / 친절하네 / 믿음직스럽네 / 위트있네 등 여러 감정을 느끼잖아요. 같은 정보여도 어떤 톤앤보이스로 말하냐에 따라 서비스와 고객 간의 친밀도와 신뢰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내 말투를 버리고 서비스에 빙의해서 적절한 말투를 쓰는 것. 이 영역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4️⃣ 전환율 측면의 업무
업무: 카피 최적화, 사용자 가치에 대한 이해
효과: 비즈니스 목표 달성
✔️2번과 함께 회사에서 저에게 가장 기대하는 영역 같아요 ㅎㅎ 버튼, 배너, 짧은 글 등 사용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살리고 최적화해 의도적으로 전환율을 높이는 일입니다. 비즈니스 목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서 예민하게 라이팅합니다. UT를 하고 A/B테스트를 해보면 제 라이팅에 따라서 사용자의 행동이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어서 재밌(?)습니다.
5️⃣ 일관성 측면의 업무
업무: 콘텐츠 가이드 제작/교육/배표, 디자인 시스템과 결합, 커뮤니케이션
효과: 일관성, 브랜드 신뢰도 향상
✔️극단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이 화면에서는 ‘마이페이지’라고 말하고 다른 화면에서는 ‘내 정보’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뭐 어떻게 쓰던지 의미는 통할지도 몰라도 이런 작은 차이가 고객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타겟팅, 타게팅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요? 화면마다 다르게 쓴다면 자칫 서비스 퀄리티가 떨어져보일 수 있겠죠.
✔️저는 자주 쓰는 용어의 표기법과 쓰임새를 정의하고, 다른 UX라이터와 합의해 자동화 시스템에 등록하는 일도 합니다. 최근에는 디자인 시스템에 텍스트 패턴을 결합시키기 위해 협의하는 일도 했고요. 꼭 제가 쓰지 않더라도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저조차도 까먹을 수 있기 때문에... 글을 일관되게 관리하기 위해 가이드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