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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표 seanpyo May 11. 2023

숲에는 그리운 향기가 있어 ‘주말엔 숲으로’

만화책 추천 리뷰



우리는 모르거나 느껴보지 못한 경험을 할 때 감동을 느낀다. 나에게 최고의 감동을 안겨준 여행, 책, 영화가 지금 보다 세상을 잘 모르던 시절에 경험한 것이 대부분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첫 키스, 첫 눈의 감동이 희미해지는 나이가 되면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시각, 섬세한 묘사로 일깨워 줄 때 우리는 다른 종류의 '공감'을 하게 되는데 오늘 소개하는 일본 작가 마스다미리의 책 '주말엔 숲으로'의 감동은 후자에 가깝다.





주말엔 숲으로


작가소개를 살펴보면 마스다미리는 1969년 오사카 출생의 만화가로 이 책을 포함한 일명 '수짱시리즈' 만화와 에세이가 유명세를 타 일본 30~40대 여성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이후 크고 작은 가십의 주인공이 되어 현재는 예전만큼의 인기는 없다)


이 책은 읽기 속도가 느린 나에게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쉽고 간결한 구성의 만화책이다. 책을 읽는 시간 역시 기회비용이기에 가끔은 쉽게 읽고 긴 시간 여운을 가질 수 있는 종류의 책도 필요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볼 수 있지만 담고 있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너도 밤나무가 춥고 눈이 쌓여도 부러지지 않는 이유는 강해서가 아니라 부드러운 나무 이기 때문'


'밤에 랜턴을 켜고 걸을 때는 바로 밑을 보고 걷는 것보다 2-3미터 앞을 비추고 걷는 게 편하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이 함께 숲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삭막한 도시의 일상에 대입해 소소한 우리 삶의 태도를 일깨워준다.


 

알 수 없는 그리움, 자연


오래전 만화가, CF감독 친구와 함께 자연으로 여행을 떠났다. 직업은 모두 달랐지만 세 남자의 공통점이 있다면 또래가 비슷한 아이들의 아빠였고 일과 삶에 적당히 지쳐 있었다. 정기적으로 여행을 함께 한 적도 없고 캠핑이 익숙하지도 않았던 그들과 함께 떠나게 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책이 떠올랐다.


그들 또한 저마다 다른 이유와 구실이 있었겠지만 우린 타이밍 좋게 의기 투합할 수 있었다.

서울이라는 인구밀도 높은 대도시에 태어나 사람과 부대끼며 병풍 같은 빌딩 숲과 담장, 매캐한 매연 속을 걸어온 우리. 그래서 탈출구 없는 일상의 유일한 처방으로 ‘숲’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그 해 어렵게 시간을 마련해 떠났다.




숲 속에는 무언가 그리운 향기가 있어.

우리들은 도시에 살았는데 말이지... 왜일까

그리운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


<주말엔 숲으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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