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사람, 잘할 회사는 계속 잘한다.
요 몇 주간 ‘계엄탄핵 사태로 한국 창업 및 투자 동향은 어찌될 것으로 보이는가’란 질문을 언론 등 많은 분들께 받아 정리해보는 여러 생각입니다.
물론 저는 우매함의 봉우리에 항상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고 이 역시 뇌피셜이므로 반박 시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요약하면 ‘생각하시는 것만큼 업계는 엄중하지 않으며 잘하는 분들은 계속 잘하고 더 잘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 라고 말씀드립니다.
엄청엄청엄청 많이 받은 질문인데 나는 아주 좋은 시대적 핑계라고 생각함. 사실은 투심을 올리기 모호한 상황이거나 나를 완전히 걸어서 이 회사와 함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모호할 때 내밀 수 있는 카드가 되지 않으면 좋겠다. 나라나 경제나 사람이나 모든 것은 우상향 사이클을 탈 수밖에 없는데 물론 잠깐은 중요 의사결정권이 중단될지언정 그걸 빌미로 계속 결정을 미루지 않으면 좋겠다.어떤 조사 보니 “Full democracy” 범주에 속하는 24개국 중 23위가 한국. 언제든 빠질수도 들어갈수도 있는 경계선에 있다는 것. 그럼 매번 ‘시국이 이래서…’ 하면서 투자거절할 수 없지 않나.
아님. 그들도 밥벌이 위해 아주 강렬한 헤드라인을 써야 하는 직장인임. 외신을 만나면 ‘우리의 관심은 한류가 아니라 너희의 안보다’ 라고 대놓고 말할만큼 그들이 한국에 상주하는 이유는 아주 명확하다. “그래서 전세계 유일한 이 분단국가는 언제 종전될 것인가”가 제 1의 상주이유.
그 곁가지로 중요한 게 정치적 이념 방향인데 이거야말로 너무 좋은 떡밥이고 취재거리다. 그리고 이는 아주 자극적이어야하기 때문에, 그들의 메시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렬하게 해외에 와닿게끔 스토리를 짜야한다. 거기에다 (이건 최근 한 분과 대화하며 수긍한 것인데) 주로 접하는 외신은 흔히 말한 진보적 성향이 강한 경우(그분은 정확히 좌경화라고 표현가 많다. 그게 나쁘다기보단 Fox도 보고 abc뉴스도 보고 해야하는데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매체와는 좀 동떨어진 경우가 많기도 하고.
한국만큼 퍼포먼스 대비 우수한 인건비와 풍부한 인력풀을 가진 나라는 드뭄. ‘한국의 인건비와 노동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해외로 나간다!’라는 주장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 북미로 간다고 가정해 보자. 개발자의 몸값이 최소 2배 이상 높아진다(최근 약간 하락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그렇다). 게다가 북미에서는 언제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이직하는 인재유출이 만연한 곳이다. 무엇보다 동방의 작은 나라 출신 창업가에게 자신의 커리어를 걸 배짱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신뢰와 네트워크의 연결고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남아를 선택한다고 해도 상황은 간단치 않다. 인건비가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고 외국인 사업 관련 법규는 매우 까다롭다. 특정 업종은 아예 진입이 금지되어 있거나, 투자와 지분에 제한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음.
결국, 현재와 같이 한국의 우수한 인력은 '아주 영민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딱 좋은 위치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재들과 이제는 내수보단 해외 시장서 비벼볼만한 서비스를 만들어보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특히 AI와 같은 분야라면 오퍼레이션이나 서비스 차원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거란 나의 개똥철학. 지금 우리 엄청 니치한 황금밭인데요?
아무튼 지금 끝 아니고 또 올라가니까 다들 핑계대지말고 현생을 열심히 살아봅시다.
그리고 좋은 말도 좀 해주고 '응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포용성도 좀 기르고 그러고 삽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