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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힐러 루이 Dec 07. 2018

19. 부서이동을 원하는 신입사원

젊은힐러의 직장인 스토리 #19


무조건 YES를 외치던 시대는 Gone

신입사원의 인생 비전탐색



화장실에서 만난 파트 신입사원 후배가 갑작스레 말을 걸어왔다. 고민이 있으니 나와 담소를 나누고 싶다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부서를 옮기고 싶습니다. 선배님이라면 저를 제일 잘 이해해 주실 것 같았습니다.'


사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는 많이 없을 수 있다. 속에 있는 마음을 충분히 드러내야 하는 부분이므로 조심스레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사색이 되어있는 후배에게 안정을 권하려 옆에 있던 종이컵에 차를 담아 건넸다.




1. 부서이동을 원하는 이유


후배의 요지는 간단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본인의 성향과 맞지 않다.

부서에 미래비전이 없어 보인다.

선배들은 너무 이기적이다.

업무의 책임 전가율이 너무 높다.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라면 뭐라고 답을 줬을까? 본인의 심적 고통은 의외로 본인이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는 위안 아닌 위안이 돌아온다. 하지만 후배가 말한 점에 대해 틀린 Fact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업의 특성과 조금 거리가 있는 기계공학부를 전공한 후배 입장에서 전공과 업이 아무리 무상관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성격과 업에 대한 태도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이런 대화에서 무조건 '너에게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해보진 않았니?'라는 소위 꼰대 마인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부서의 실태


필자와 후배가 속해있는 부서는 군대로 따지자면 후방부대로 비유된다. 일반적으로 전방부대가 육체가 고되지만 끈끈한 전우애가 장점이다. 후방부대는 육체가 편한 대신 소위 똥 군기와 내무실 생활이 힘들고 이기적인 부분이 있다고 한다. (진실 여하를 떠나 통계적인 Common Sense로 생각해본다.) 후방부대같이 업은 타 부서 대비 여유롭지만 그에 따른 무지, 이기주의, 시기와 질투가 만연하는 곳이라 육체적보다는 정신적 고통이 많이 따르는 곳이다.


필자 역시 이 후배와 동일한 사유로 마음고생이 많았고 심정이 어떨지 100% 공감할 순 없어도 얼마나 힘들어하고 첫마디를 꺼냈을지가 간접적으로 전해졌다. 유토피아까진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꿈꾸던 세계에 첫 발을 내밀었을 때 적잖은 기대감 속에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실망이 교차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후배에게 있어 이곳은 본인이 있을 곳이 아녔다고 단언한다.




3. 후배의 마음속 정답


필자가 직장생활을 하며 가지게 된 신념 중 하나는 대부분의 고민 질문 절반 이상은 본인이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심리적으로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바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해 타인에게 그 동의를 구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조심스레 이 후배에게 물었다.


A: 내가 어떤 도움을 주면 되겠니?

B: 제가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을까요?

A: 그럼 어떤 방법이 있을까?

B: 음........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순 없지만 이미 후배는 어느 정도 본인의 답이 있었다. 내가 한 일은 그냥 들어주고 후배의 답에 조금 살을 보태준 것으로 이미 방향은 나온 것이다. 이 녀석의 입장에서 이미 아니라고 결론지어진 이곳에서 '잘 버텨보자', '시련은 금방 지나간다' 등의 뜬구름 잡는 소리로 위안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젊은 영혼은 그 젊음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마음속 외침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것으로 되었다.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다 보면 본인이 원하는 길에 닿을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이미 그 길을 가본 몇몇이 있다면 조금의 도움만 구하면 그만인 것이다.




4. 두려움을 깰 수 있는 용기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길 때, 조준을 오래 하기보단 과감하게 당기는 용기도 필요하다. 과녁에 안 맞는 방향으로 발사했다 해도 다음 화살을 준비하면 그만이다.  그것도 두렵다면 화살보다 빠르게 달려가 과녁을 옮길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행동에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두려움이 불필요한 생각들을 키워내고 단순한 액션까지도 고뇌와 실패라는 걱정에 주저하게 된다.


후배 녀석도 조준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다가 결국 나를 찾아온 것이다. 필자 역시 혼자만의 시간 속에 여러 깨우침을 얻었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시키지 않으려 후배에게 시간이라는 무기를 쥐어주었다.


'너의 생각에 따라 지금의 행동 방향을 정하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면 그다음 일이 생각날꺼란다'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그 누군가의 동조와 동의를 구하고 본인 스스로 액션을 할 수 없기에 의지할 만한 사람을 찾는다.


부서가 정말 아니라면 옮기는 것이 맞다.

이는 명백한 진리라 믿는다. 신입사원들의 생각이 어려서가 아니다. 어른이 된 이상 본인의 미래 가치관 속 수많은 생각으로 내려진 결과다. 설사 짧은 생각이라도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찰이 훨씬 값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해보자

가슴 뛰는 삶이 정체된 삶보다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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