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힐러의 직장인 스토리 #18
영원한 것도 없다고 여기지만 직장생활 속 인간관계도 동일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집단이란 특정 인원수를 넘는 순간 가늠할 수 없는 테마 속에서 사적인 모임들이 생겨난다. 부서 내 사람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원수 변동이 없어도 각자 기준 속에서 타인과의 인간관계 경중을 따지게 되고 이는 곧 사적 모임 구성으로 이어진다. 그 속에서 소외된 구성원들도 생겨나는데 이들을 소위 '부적응자'라고 일컫고 있는 현실이다.
집단 구성원을 적응자와 부적응자로 나누는 기준을 무엇일까? 서두에서 나타냈지만 이는 결국 개개인의 머릿속의 기준이라고 본다. 마치 그 집단에 잘 어울리고 모난 곳 없이 지내는 사람들은 '적응자'라 여겨지며 이에 반하는 은둔형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부적응자'라는 명사를 덮어 씌운다. A 아니면 B라는 논리는 참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안 그래도 에너지 소모가 심한 직장생활에서 통용하기엔 참으로 고마운 이론일 수밖에 없다. 즉 직장 구성원의 분류 기준이 다음 예시로 일축된다는 것이다.
- 좋은 사람 vs 나쁜 사람
- 일 잘하는 사람 vs 못하는 사람
- 사회생활 잘하는 사람 vs 못하는 사람
- 적응자 vs 부적응자 등등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마지막 대조가 앞의 대조군들을 다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응자는 좋은 사람, 일과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고 부적응자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필자는 일반적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나 현 속해있는 집단의 구성원들에게서 얻은 일반적인 정보를 표현해본다)
이분법적 논리가 굉장히 무서운 의미를 무의식적으로 내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이 아닐 수 있는 점을 마치 그렇다는 말로 무장시키는 것과 일맥상통할 수 있다.
직장생활에 있어 부적응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 생각해보자. 보통사람들의 경우는 다음과 같다
부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말이 별로 없고 대하기가 불편한 사람
회식이나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
악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은 사람
대게 이런 경우는 사교성이 부족한 사람이거나 타 부서에서의 전배자 혹은 동 부서 내 파트 이동자라는 전제조건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판단이 많다. 그러나 필자는 확신한다. 적응자라는 집단내에서 벗어나기 싫은 일부 몇몇이 부적응자라는 타이틀을 타인에게 안겨준다는 것을.
백 명 중 세 사람 이상이 허공에 손을 가리키면 나머지 97명이 그곳을 쳐다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이 군중심리가 가져오는 심리적 효과는 가히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데 소수의 인원이 만들어낸 소위 '찌라시'와 선동에도 정상이 비정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실제 정치에서도 소기목적 달성을 위해 대중매체를 통한 군중심리 선동을 하기도 함.) 물론 실제 업무와 인간관계에 취약한 인간은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고 믿지만 각자 기준이 난무한 입장에서 이분법적 논리로 부적응자라고 여길 필요가 있는지는 사실 의문이다. 또 간부급이 될수록 능력보다는 정치에 의존하여 승진과 회사 생을 연명해야 할 수 도 있기 때문에 이런 이분법의 결과가 개개인의 회사생활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이를 선동하는 자들의 인간성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으나 팩트(Fact)만 놓고 보자면 본인의 인생은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면서 남이 잘되고 배 아픈 꼴은 보기 싫은 케이스가 많다. 특히나 여기에 시기 및 질투까지 포함된 경우라면 정말 본인을 사랑할 줄 모르는 미성숙함에 적잖은 아쉬움을 보낸다.
각자의 인생은 각자가 꾸려나가는 것. 필자는 본인이 직장생활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라면 잘 어울림의 필요성이 불필요라는 마인드다. 회사가 우리 인생을 책임지지 않는 것과 동시에 우리 언행과 행실에 대해 각자가 책임지면 된다. 사람들과 한마디 덜한다고, 말수가 적다고 해서 업무에 소홀한 것이 아니며 '자기 인생의 부적응자'는 더더욱 아닌 것이다.
오히려 업무시간에 열심히 하면서 불필요한 말을 삼가고 근무시간 외 본인의 행복추구를 위해 고민하고 행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자기 인생의 적응자'라고 여긴다. 자신의 인생 가치관을 확고히 하고 회사와 회사 밖에서의 생활에서 기준이 뚜렷한 생활을 하는 자는 아무리 '부적응자'라는 타이틀을 남에게 받았다 해도 그 자체로 멋진 사람이라 본다. 인생에 있어 회사가 전부는 아니기에 껍데기 타이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가 아닌 본인의 행복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본인이 남들의 군중심리에 휩싸이거나 누군가에게 '부적응자' 타이틀을 머릿속에서 덮어 씌우는 그 시간에 자신에게 조금 사랑을 줄 수 있는 내면의 성숙이 필요하지 않나 조심히 생각해본다.
당신의 인생에 오늘은 얼마나 적응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