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 작가 Feb 09. 2022

대담한 사람은 배움이 빠르다.

틀려도 괜찮아.

보컬 레슨과 웹소설 강의, 글쓰기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기에 평소에도 새로운 분야에 진입한 초보자를 많이 만나게 된다.


노래를 처음 배워보는 사람,

글을 처음 써보는 사람,

웹소설 작가를 꿈꾸는 사람.


나 역시 다른 분야를 접하면 당연히 초보자가 된다.


영어 회화를 처음 배우는 사람,

필라테스를 처음 배우는 사람,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


얼마 전, 필라테스 수업을 받다 무리했는지 근육통이 심하게 온 일이 있었다. 친구에게 일화를 털어놓자 그녀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힘들면 힘들다고 강사한테 말 안 해?"


나는 답했다.


"힘든 게 당연하니까 말 안 하는데."


필라테스는 내게 '돈 주고 고문받으러 가는 행위'의 일종이니까.



우리는 서로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힘들다고 말해야 강사가 덜 힘들 게 지도해줄 것 아니냐는 친구와 그걸 뭐하러 일일이 말하냐고 답하는 나의 대화였다.


오래전,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며 영어회화를 처음 배울 당시의 나는 Can you~? Do you~? 의 차이도 모르는 왕초보 학생이었다. 레벨에 따라 반을 나누기에 (다행히) 나만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마인드로 영어로 말을 뱉으려 하고, 틀려도 주눅 들지 않았다. 당장 10개월 후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는 목표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나는 영어 학원 강사로 일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서툰 모습'을 보이기 꺼려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초보자임에도 실수하는 모습이 부끄러워 틀릴까 주저하고 두려워한다.


레슨을 할 때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저평가하며 조금이라도 음이탈이 나려고 하면 움찔하거나 실망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그럼 나는 '창피해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오디션 준비하는 거 아니다.' 라며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하지만 쉬이 좋아지진 않는다.


그러다 어제 처음으로 노래할 때 호흡을 함께 뱉으며 소리 내는 걸 바로 적용하는 레슨생을 만났다. 4년째 레슨 중인데, 처음이었다. 


노래를 매우 잘하는 레슨생은 아니지만, 자신의 실력을 저평가하지도 않고, 알려주면 알려주는 데로 바로 행동에 적용하는 분이었는데 가만 보니 '대담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틀리고, 모르고, 못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

어떤 의견이나 방향, 피드백을 제시했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앞서지 않고 일단 해보는 사람.

해보고 안 되면, 묵묵히 다시 시도하는 사람.


그렇다. 

자전거를 배우며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어떻게 완벽하게 탈 수 있겠는가?

서툴기 때문에 넘어지기도 하고, 모르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니 부끄러워할 필요도, 자신에게 실망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레슨하다 놀라고 감격한 마음에 나는 내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배움에 있어 감정이 앞서진 않는지, 덜 노력하진 않는지, 그러면서 더 큰 결과만 바라진 않는지.


처음 영어 회화를 배우기 시작했을 그때의 나처럼, 아직 초보자니 괜찮다는 마음으로 늘 대담하게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배움에 있어 결코 두려움이 없는 대담한 사람이.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하는 일을, 평생 해야 한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