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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 작가 Mar 20. 2022

웹소설, 캐릭터 설정의 중요성.

내가 만든 캐릭터가 로봇 같을 때



집필을 할수록 초반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초보 작가일 때는 캐릭터를 두루뭉술하게 생각하고 집필하며 설정을 추가했었는데, 작품을 출간하면서 구체적으로 캐릭터를 설정하지 않으면 이야기 진행이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단순한 이야기도 매력적인 캐릭터만 있으면, 색다른 이야기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그 단순한 이야기 속에 매력적인 캐릭터는 절대 단조롭게 움직이지 않으니까.


후속작을 준비하며 초반이 잘 써지지 않을 때, 멍하니 내가 만든 인물들을 보면 아직 낯설다.

분명, 그들과 덜 친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자꾸 그들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어떤 모습의, 어떤 말투의, 어떤 표정의 그와 그녀를 눈앞에 그린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초반에 설정한 것들을 수정하고, 변경하고, 다시 갈아엎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다 주인공들이 어느 순간 퍼즐처럼 들어맞는 느낌이 들고, 이후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엔딩을 쳤을 때가 돼서야 주인공들과 정이 든다.

물론 '그동안 고생했다, 잘 먹고 잘 살아라!' 하는 시원한 마음이 더 크지만.


유툽에 어떤 분이 댓글로 '이야기가 막힐 땐 어떻게 하냐'라고 질문을 남겨주셨는데, 케이스가 다양해서 한 번에 정리해 드리지 못했다.


이후 생각해 보니, 초보 작가들이 집필하다 막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역시나 캐릭터에 있었다.






소설,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 인터뷰를 읽다 보면, 본인이 설정한 이야기대로 캐릭터가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말하는 걸 종종 볼 수 있는데 그건 그만큼 캐릭터가 살아있기 때문에 그렇다.


초보 작가일 때는 대부분 캐릭터 설정을 어느 정도 윤곽만 잡아 두고 시작하기에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 때 인물의 행동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어쨌든 집필은 해야 하니 쓰긴 쓰는데, 여주와 남주의 캐미가 떨어지거나 긴장감이 떨어지거나 하는 등등의 이유도 그렇다. (내 경험)


그렇다면, 캐릭터 설정을 디테일하게 만드는 방법은 뭘까?


바로 생각이다.

다시 말하면, 생각의 빈도와 깊이에 있다.


나 역시 초보 작가일 때는 책상에 앉아 집필할 때만 인물을 떠올렸다. 이것 이외에도 생각할 것 들 투성이었으니까.


하지만 책상에 앉아있지 않는 시간 이외에도 머릿속에는 온통 주인공의 모습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떠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주인공들이 부딪히는 모습, 그때 주고받는 대사, (말투) 행동, 오해가 생겨 질투하는 모습, 다투는 모습 그 외 등등 말이다.


예전에 배우 김우빈이 작품을 준비할 때 맡은 인물의 일대기를 작성한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드라마 처음 시작할 때 인물 일대기와 백문 백답을 써요.
제 안에서 최대한 끄집어내 그 인물과 가까운 점을 많이 상상해요.



배역을 맡은 배우가 인물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만큼, 세계관을 설정하는 작가도 최대한 성실하게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만큼 얕은 인물이 탄생하니까.

마치 로봇 같기도 하고, 대사 속에 감정은 없고, 독자들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캐릭터 말이다.


책상에 앉아 정신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힘든 게 아니라, 현실적으론 대부분의 시간을 작품 생각만 하는 게 힘들다는 걸 시간이 지날수록 더 뼈저리게 느낀다.


그러니 많이 상상하자.

최대한 구체적으로, 되도록 끊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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