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새롬 Aug 28. 2020

제주도에서 먹고살기

 제주도에서 어떻게 돈을 벌며 제주살이를 계속할 수 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 

아쉽게도 '제주 일자리 꿀팁!'은 아니고 지극히 나에게만 해당되는 방법에 가깝다 


크래프트 비어 홀 서버

제주도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 친구에게 제주도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했다. 

그 친구가 바로 일자리를 추천해줬다.  

크래프트 비어 회사인 맥파이 홀 서버 자리였다 

나는 홀서빙을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나의 적응력을 믿고 제주도로 면접을 보러 갔다 

결과는 합격이었고, 큰 캐리어를 끌고 제주도에 도착한 날부터 일을 하게 되었다 

낮에는 집을 알아보고 저녁에는 일을 배우느라 정신없이 제주 살이를 시작했다 

다행히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너무 잘 맞아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이 제주살이 적응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사랑한다 친구들아)

비어 서버 자격증도 따며 수제 맥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그렇게 파트타이머로 일하다가 풀타이머로 일하게 되었다 



중고등학교 체육 시간강사

나는 체육교육과를 졸업했다. 대학 후배가 제주시에서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기에 비타오백 사들고 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이 일로 먹고 살 줄은... 

학교 방문 며칠 뒤 후배는 나에게 며칠만 수업 대타를 뛰어달라고 연락했다 

첫 수업에 걱정이 됐지만, 하루 이틀 자율체육수업으로 진행해달라고 해서 일단 알겠다고 한 뒤  

얼떨결에 수업을 하게 되었다 

애월고의 수업할맛나는 뷰

제주도에는 학교 선생님들이 순회를 돈다 

학생수가 적어 수업시수가 많지 않은 선생님들이 -> 학생수가 많은 시내권 학교로 순회를 온다.  

내가 대타로 뛰던 그 학교에 순회수업을 오신 선생님이 나를 보고 번호를 물어보셨다 

본인도 연수나 출장을 갈 때 나에게 부탁을 하겠다며 번호를 따가셨고,  

내 번호는 제주도 전역으로 퍼졌다 

제주도는 체육교육과가 없었기 때문에 교직이수를 한 시간강사가 많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이 학교 저 학교 시간강사로 돌아다니다가  

이제는 1년씩 계약하는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다  


 인테리어 소품 제작 및 클래스 

서울에서 회사를 다닐 때, 매듭공예를 취미로 했었다 

가끔 플리마켓도 나가보고 선물로도 많이 만들게 되었다.

퇴사를 마음속으로 결정한 뒤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 매듭공예로 돈을 벌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퇴사한 회사에서도 원데이 클래스를 열어보기도 하고, 프립이라는 플랫폼에서 수업도 했었다.

그러다가 제주로 이주를 하게 되었고,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해보자!라고 마음먹었지만... 

맥파이 서버와 학교 수업 투잡을 뛰느라 매진하진 못했다.  

하지만 간간히 원데이 클래스도 하고, 제주도 카페에 걸릴 큰 작품도 만들고, 학교에서 매듭공예 수업도 하고 있다. 


지금은 수제 맥주 회사에서는 일을 하고 있지 않고, 학교 수업+인테리어 소품만 제작하고 있다 

아침에는 학교 수업, 저녁에는 맥파이에서 일하던 몇 개월 동안 정말 힘들었다 

감기에 잘 안 걸리던 내가 2달에 한 번씩 크게 감기를 앓았고 링거도 처음 맞아봤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건강을 잃게 되어 시급이 더 높은 학교 수업 일을 많이 하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그 회사가 엿같아서 나오게 되었다. 하하 

첫 사회생활에서 일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 눈이 높아져서 일 못하는 상사랑 같이 일하기가 못 견디게 힘들었다.  

일 못하는 사람 종특- 동료들 사이에서 이간질 오지게 함(습습 후 후)


휴 무튼 나는 제주도에서 n잡으로 근근이 먹고살고 있고 또 다른 n 잡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솔직하게 제주살이에서 먹고사니즘 해결하기가 녹녹지만은 않다 

주로 서비스업, 관광업에 많은 일자리가 치중되어있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임금도 낮은 편이라 안정적인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니라면 N 잡은 필수인 것 같다 



노을충은 행복해요

다행히도 나는 프리랜서에 가까운 N잡이 성향에 더 맞다. 금방 실증내고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나란 사람에겐 시간이 꽤 자유로운 지금 일에 굉장히 만족하며 살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제주에 살게 된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