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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걷는 사람들 Jan 23. 2019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맞는 낙관주의를 가져보자

#15 [민주경희 기고글-2019년 2월]

아래의 글은 경희대학교 총 민주동문회 동문회보 '민주경희'에 2019년 2월에 기고 예정인 글입니다.

처음 학부 때는 사학을 전공했지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사회심리학 전공)을 졸업하고 10년 넘게 그와 관련된 일을 해왔네요. 경희대 총 민주동문회 사무국에서 제게 '심리학으로 바라본 세상'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달라 말씀해주셔서 2017년 11월부터 2019년 1월인 현재까지 매달 기고하는 중입니다. 

참고로 2019년 1월에는 필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한번 글을 싣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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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2만 795달러로 2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 만에 올해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한다고 합니다. 

갓 태어난 아이도, 죽음을 앞둔 노인도 누구나 한 해 동안 한화(韓貨)로 3,000만 원을 벌어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마 우리 국민 어느 누구도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체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비록 1960년대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만큼 굶어 죽는 사람은 없을지 몰라도 여전한 빈부격차와 청년실업 문제, 그리고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안전사고들은 과연 우리가 3만 달러 시대에 맞는 삶을 누리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끔 합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 실린 '한국인의 행복과 행복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20.2%는 '현재 불행하며 과거에 비교해 나아지지 않았고 미래도 희망적이지 않다'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보다 나아졌으나 현재 불행하고 미래도 희망적이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2.4%입니다 반면, 현재도 괜찮고 미래도 대략 괜찮다'는 응답은 56.7%였습니다. '현재는 불행하지만 미래는 희망적이다'는 응답은 18.2%, '현재 괜찮으나 미래는 불안하다'는 2.6%였습니다. 어찌 됐건 미래가 희망적이라는 낙관주의 성향을 보인다는 성향이 약 75%에 달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한국인들은 참 낙관적인 것 같습니다.


사실 낙관주의(Optimism)는 행복이나 자기 효능감과 같은 영역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봐도 다소 낙관적인 성향을 띠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지지되었듯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대부분 적당한 낙관주의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아마 한국인들이 이만큼의 경제적 성과를 이루어낸 측면 역시 한국인 특유의 낙관주의가 기여한 바가 클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주의가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되면 어떨까요?

이러한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비현실적 낙관주의(unrealistic optimism)이라고 합니다. 낙관주의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해나갈 수 있으나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는 자칫 여러 가지 문제점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라는 인식을 갖게 되며 개인의 건강상의 문제를 소홀히 다루거나 안전불감증, 전쟁에 대한 안이한 대처와 같은 안보불감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최근 발생한 강릉 KTX 사고, 열송수관 사고, 강릉펜션의 사고뿐만 아니라 몇 년 전 세월호의 사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제대로 된 예방과 점검 없이 그저 ‘아무 일 없을 거야’라는 비현실적인 낙관론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삼풍 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붕괴되고, 세월호 사고가 발생을 해도, 국민소득이 1만 달러일 때나 3만 달러일 때나 발생하는 사고는 그리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나에게는 발생하지 않겠지, 남의 일이겠지 하는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도 여전한 것 같습니다. 서구의 학자들로부터 비슷한 문화권으로 분류되는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그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은 일본인과 비교해서도 독특하리만큼 낙관적인 성향이 있다고 합니다. 2050년에 세계 2위의 국민소득을 가진 통일한국이 될 것이라는 골드만 삭스의 보고서처럼 희망을 가지되, 대충대충 넘어가고 나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낙관주의가 아니라 이제 우리도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맞는 현실적인 낙관주의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2019년 돼지해에는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안전하고,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문헌] 세계일보 12월 18일 기사(http://www.segye.com/newsView/2018121000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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