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더위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실패 때문이기도 하다.
아니, 각오는 했지만 '설마'라고 생각했다.
설마가 현실이 되었을 때, 그 충격은 작지 않다.
실망과 자책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래봤자 남는 게 없다.
자책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자기를 비난만 해서는 역시 남는 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
기록을 하자.
그 실패 과정을 흘러온 대로 기록해 보자.
한 글자씩 적어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남는 듯하다.
그래도 여전히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아무리 혼자 기록하고 생각해도 객관적인 원인과 개선점은 파악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마치 유체 이탈한 듯 제삼자로서 나 자신을 보려면, 객관적으로 들여다봐 줄 누군가의 의견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렇게 해줄 그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다.
막막하다.
이래서는 실패가 그저 실패로만 남게 될 것이다.
다른 이의 실패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의외로 자신의 실패를 공개해 놓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 유튜브의 시대이다.
물론 유튜브 말고도 다양한 채널에 다른 이의 실패 기록이 공개되어 있다.
참 감사한 일이다.
다른 이의 실패 기록을 보는 이유는 자기 위안을 위해서가 아니다.
다른 이의 실패를 통해 나의 실패를 들여다보기 위해서이다.
실패만 남긴 기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패를 파악하고 원인을 함께 남긴 기록이 도움이 된다.
다른 이가 실패로 울고 있는 모습은 내가 보고자 하는 게 아니다.
다른 이의 실패 모습을 보고 자기 위안이나 하려는 게 아니다.
실패를 딛고 어떻게 일어섰는지가 중요하다.
반드시 그 실패의 기록 이후 어떻게 개선했는지도 찾아본다.
그러고 나니,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여전히 조금뿐이지만.
자유로운 사상가를 꿈꾼다.
자유로운 글쟁이가 되기를 꿈꾼다.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언제고 늦은 때는 없다고 한다.
그래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생각의 문제였다.
실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