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로 비즈니스 하라!
2012년 셀트리온 주식 사서 인생 역전할 ‘뻔’ 했던 사연
2012년, 셀트리온 주식의 목표 주가 6만원, 실제 주가 4만원이던 말도 안 되는 시절이 있었다. 그 후 셀트리온은 가파르게 상승하며 40만원을 목전에 두고 안타깝게도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주가가 많이 빠져 버렸지만(2022년 기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은 그야말로 투자자들에게는 황금 같은 기회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필자 같은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쉽게 정보가 오지 않았던, 숨겨진 보물 같았던 셀트리온. 그 애증의 셀트리온은 사실 그때, 매우 친절하게도 MICE산업을 통해 필자에게 무언의 긍정적 메시지를 보내주었었다. 다만 1도 알아채지 못하고 패싱 한 건 필자의 무관심과 무지였을 뿐.
2012년은 MICE의 매력에 심하게 빠져 연애도 재테크도 집중하기 어려웠던 때로 기억한다. 컨벤션기획사라는, PCO(Professional Convention Organizer)라는 직업을 갖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행사를 비롯하여 각종 기관들의 국제회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로 주말도 없이 열심히 일할 때였다. 식약처는 그 당시 몇 년 합을 맞춘 파트너 기관으로, 담당자와 미운정 고운정을 나누며 친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국제행사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고, 좀 친해졌다 싶었는지 일하는 도중 사담도 하고, 서로 배려도 해가며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보통 VIP들이 등장했다 빠지는 개회식이 끝나면 준비했던 행사는 물 흐르듯 흘러가는데 그때가 되면 살짝 긴장도 풀리고 잡담의 여유가 찾아온다. 행사를 메인으로 담당하셨던 식약처 연구관님도 긴장을 풀고 딱 한마디 흘리셨었다.
“혹시 셀트리온이란 회사 알고 계셨어요? 앞으로 좋은 일 많을 거예요~~ 진짜~”(2012년 7월)
그때는 포럼을 준비하는 MICE일에만 집중하여, 인생을 역전시켰을 법한 그 귀한 충고를 귓등으로도 듣는 둥 마는 둥했다. 미치지 않고서야!그 한마디만 귀담아듣고 셀트리온에 비상금 탈탈 털고 친인척 자금 다 털어 넣어뒀었더라면... 지금 아마 크게 돈 걱정 없이 아주 여유롭게 일하며. 무얼 하든 조급해하지 않고. 덜 굽신거리며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때 셀트리온은 4만원도 안 하던 때였는데. 해외에서 연사로 오신 VIP를 최선을 다해 케어하느라 인생 역전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 심히 속이 상하고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그 후로 셀트리온 주식이 굉장히 오른 상황에서 셀트리온을 매수하려니 속이 더 쓰렸고, 더 오를 것 같아 급히 사버렸으며, 지금은 산 가격보다 훨씬 많이 내려 더 속이, 매우 상하는 상황이다. 될놈될(될 놈은 된다는 요즘 유행어)이라 했던가. 베짱이는 베짱이의 삶을, 개미는 그저 개미의 삶을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는 뼈 때리는 교훈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그렇다. MICE는 그 시절, 그 산업에서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하며 핫이슈를 토론하는 그야말로 정보공유의 장(場)이다. 산업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을 네트워킹하게 하여 서로 시너지가 나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MICE라는 플랫폼을 통해 산업은 교류하며 성장하고, 또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게 한다. 2012년 식약처 행사는 ‘2012년 바이오의약품 규제당국자 초청 국제 워크숍’ 이란 제목으로 2012년 7월 10일~12일 서울팔래스호텔과 오송에 위치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박 3일 동안 진행되었다. 그 당시에도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복제술과 제약 상품은 질 높은 수준이었으며, 해당 워크숍은 해외로 바이오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 각국의 규제당국자를 초청하여 법적, 정책적 허들을 파악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이처럼 MICE산업은 특정 산업을 부흥시키고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특정 산업 전문가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데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업이다.
워크숍에 참석한 국내 제약회사들은 해외 규제당국자들의 발표를 듣고 사업 전략을 구상하였으며,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진출하고 싶었던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리를 만들었다. 컨벤션기획자는 해당 행사의 기획에서 운영까지를 도맡아 운영하며, 완벽한 행사를 치러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무엇보다 콘텐츠적 측면에서 산업의 성장을 돕는 일을 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물론 프로그램을 온전히 기획하거나 콘텐츠적 측면에서의 협업은 이제 시작하는 걸음마 단계이지만 국제행사를 효율적으로, 성과가 나도록 잘 치른다는 것은 그 산업의 콘텐츠만큼이나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MICE 전문가가 콘텐츠 기획도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30여 년 세월 동안 MICE는 하드웨어의 성장(전국 16개의 컨벤션센터 구축)을 이룩했고, 국제회의와 전시의 ‘운영’이라는 기초를 잘 다져왔다면 향후 30년은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컨벤션기획사 내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획하는 연구소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협회 등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기획할 때 콘텐츠 기획까지도 온전히 맡기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 MICE 기획자가 단순히 행사를 대행한다고만 여겼던 기존의 인식에서 이제는 파트너, 콘텐츠 기획자, MICE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전문가라고 인식될 날이 머지않았다. 주최자의 인식을 바꾸는 것보다 MICE 기획자 스스로가 가치를 높이고, 엣지있는 콘텐츠 기획으로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증명을 하는 것이 더 빠르며,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MICE 기획자들은 기본적으로 외국어를 잘 구사하며, 대부분 4년제 대학을 나온 것은 물론 자기 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는 기획자가 늘고 있다.
필자는 MICE 기획자들의 기획역량과,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콘텐츠 기획의 가능성, 그리고 기획한 것을 완벽하게 구현까지 해낼 수 있는 저력을 지녔다는 것에 대해 결코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지켜보시라. 그간 직접 운영하며 보아온 수많은 국제행사들로부터 축적한 기획과 운영 노하우를 어떻게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풀어낼지, 그렇게 풀어낸 MICE 행사 기획으로 정부, 기업, 협회, 학회가 얼마나 더 크게 성장할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성과를 얼마나 창출하는 산업으로 급부상할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이것이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MICE의 지속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