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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혜 교수 Jun 24. 2023

펜데믹 이후 변화된 MICE 인력 이슈 및 해결방안②

3. 인식차이를 좁히기 위한 서로 간의 최소한의 노력  


첫째, 회사 내 성과 및 보상 시스템은 냉정하게 갖추되 웃으며 대하라.


구인자든 재직자든 구직자이든 서로 간의 갭이 발생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포지션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서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보기 위해 텐션을 유지하고 있다 볼 수 있다. 다만, 너무 큰 간극은 서로 좁혀보고자 노력해야 하며, 부딪혀보아도 안될 경우에 다른 대안을 찾아도 되겠지만 적성과 성격의 부적합으로 타업계로 나가는 것 이외에 연봉, 복지, 동료갈등 등의 이슈로 이직이 발생하는 것은 오히려 빠른 개선의 여지가 있는 사안일 것이다. 서로 신뢰하는 관계라면 이러한 갭은 훨씬 빠르게 줄어들 수 있으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논란의 여지는 좀 더 빨리 종식시킬 수 있다. 결국 노사협상이 결렬되면 그간 애써 키운 인재가 다른 회사나 타업계로 유출되는 것인데 이는 회사입장에서는 매우 큰 손실이며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결과만 낳게 된다. 우리 분야는 업무 자체 강도가 센 편인데, 회사 내부에서 트러블까지 생기면 버티기 쉽지 않은 분야이다. 바깥에서 따귀를 맞고 오더라도 회사는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어야 하고, 회사의 임원들은 직원들에게는 업계의 든든한 선배로써 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그루터기가 되어주어야 한다. 시스템은 냉철하게 갖추되, 인간적인 온풍은 불어야 한다는 뜻이다. 클라이언트 눈치를 살피느라 정작 회사의 소중한 인적자원들을 홀대하지는 않았는지, 감정을 태도로 전달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보아야 한다. 클라이언트는 지나가면 그만인 관계이지만 회사의 인재를 잃으면 더 큰 손실임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또 하나, 회사의 비전과 정체성을 정하고, 직원들과 공유하라. 알맹이가 없어도 좋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집에 가훈이 있고, 학교 교실에 급훈이 걸려있는 이유를 잘 생각해보라. 막연하지만 비전과 목표가 있는 회사와 방향성 없이 대행행사만 주구장창 하는 회사, 어디를 선택하겠는가. 회사의 이윤을 추구하고 성과를 내는 것에 모든 구성원이 동참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요즘 사람들은 월급만 잘 받는다고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내 존재에 대한 가치, 나의 성취, 나의 시간에 대한 존중이 큰 세대들이다. 회사의 성장이 나의 성장이기보다는 나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 그 길에 있어 이정표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날 것이며, 깜깜한 밤하늘에 희망같은 북극성이 있어야만 또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늘 외부마케팅만 고민하는 MICE 회사들이지만 임직원을 위한 내부마케팅 또한 신경 쓸 때가 왔다. 구멍가게 하던 시절을 벗어나 엄연한 중소기업이 되었고, IPO 상장을 꿈꾸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몸이 커지면 옷도 바꿔입을 수 있어야 한다. 더 큰 비전과 목표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시작이 될 것이며, 직원들이 신이 나서 일하게 할 동기가 될 것이다.  


둘째, MZ 세대를 ‘제대로’ 이해하자.


MZ 세대에 대한 오해가 너무 깊다. 이해해보려고 노력은 혹시 해보았을지 한번 되짚어보면 좋겠다. 그냥 요즘 애들은 다르다, 의무를 다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한다, 인생 쉽게 본다, 인내심이 부족하다 등등. 물론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일정부분 달라진 면모도 있을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MZ 세대를 보면 왜 악착같이 살지 않는지, 헝그리 정신이 없는지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근데 이건 또 당연한 얘기다. 빠르게 성장하던 시대에서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며 GDP 4만 달러를 바라보는 있는 시대에 크게 부족함이 없는 세대들은 워라벨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도 한몫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꽂히는 것이 있으면 돈이고 시간이고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특성을 가진 것도 MZ세대이다. 조금만 동기부여를 해주면, 잘할 수 있는 역량을 이끌어 내주면 사실 급여 상관없이 불나방처럼 뛰어들 친구들이 지금 세대들일 것이다. 기성세대 입장에서 MZ는 당연히 이해될 수가 없다. 다만 이해해보려고, 관찰하고 분석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선입견을 빼고 있는 그대로를 보아야 하는데 기성세대의 틀로 MZ를 바라보면 외계에서 온 존재로 밖에는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MICE 분야에 있어서 세대를 가르며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근무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예를 들면 9시에 시작하는 행사 시 7시 정도에 미리 출근을 해야 한다면 사전에 고지만 잘 해주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문제는 회사 담당자들이 우리 때는 통용되던 ‘익스큐즈’가 요즘 세대들에게는 ‘설명’이 필요해졌으며, 애매모호한 커뮤니케이션은 요즘 세대들이 가장 용납하기 어려워하는 것이라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일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충분히 배려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격이라 생각해도 좋다. 우리는 너무 서비스마인드에 매몰되어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킬 생각만 하였지 우리 권리를 찾는 것에 인색했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스스로 대접받을 수 있게 먼저 요구하고 행동해야 클라이언트도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인지상정이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이해되지 않을 것들이 없다. 연봉이 낮고 복지가 부족하여 MICE업계로 진출하길 꺼려하는 분위기도 일부 있으나, 정말 이 일이 좋아서,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나라는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이 일을 선택하는 요즘 세대도 있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생업을 위해 달렸던 베이비부머 세대들보다 더 강렬한 동기부여로 이 업을 선택하는 세대들일 수 있으며, ‘내 것’이라 생각하는 순간 그 어떤 시련이 와도 MICE업계를 단단하게 지켜줄 수 있는 세대 또한 MZ 세대임을 잘 생각하면 좋겠다.  


셋째, PCO산업계 인력수급 플랫폼을 구축하고, 서비스대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


컨벤션 전문이력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 및 운영이 중요한 시점이다. 구인자와 재직자, 구직자 간 플랫폼 주요기능에 대한 중요도 차이는 아래와 같다. 서로 간 업에 대한 갭차이도 인식하고 바꾸어나가야 하지만, 이들이 현재 상황에서 서로 수요-공급을 맞출 수 있는 최소한의 플랫폼을 개발하여 운영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구인자, 재직자, 구직자 모두 플랫폼 개발에 대해 찬성하는 편이었으며, 서로 어떤 정보를 가장 얻고 싶은지 체크하였다. 이러한 의견을 반영한 최소 기능(수요-공급 매칭)을 갖춘 플랫폼 개발을 시도해보았으면 한다.


[그림 6] 위에서부터 구인자/재직자/구인자 간 플랫폼 중요도 순위  


또한 MICE 종사자들의 업무에 대한 정당한 서비스대가를 설정하는 데에 모두 힘을 합해야 한다. 예를 들면, A 기관 혹은 기업에서 MICE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PCO에게 요청할 때에도 서비스 대가는 치러야 한다. 예산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PCO는 호텔, 통번역업체, 디자인업체, 수송관련업체 등 수많은 협력사를 통해 견적을 받아야 하고, 가예약을 해놓는 등의 수고가 들어가며 이러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수년간 쌓은 노하우를 발휘하여 빠른 시간 안에 예산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에 대한 서비스 대가는 제공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예산작성을 요청하는 주최기관과의 향후 관계를 위해서, 그리고 아직까지 예산을 짜주는 것에 대해 그야말로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쉽게 예산 작성에 대한 서비스 대가를 요구하기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MICE분야가 아닌 타업종에서 이처럼 역량을 발휘하여 수행해야 하는 업무에 부여하는 서비스대가를 국내외로 조사하고 벤치마킹하여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계약 후 실행하는 업무에서도 정당한 서비스 대가가 측정되어 PCO 인건비, 이윤, 일반관리비에 대한 정당성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물가가 오르고 인건비가 올라서 더 많이 받아야한다는 논리는 주최측을 설득하기 어렵고, 우리가 공신력 있는 기관과의 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분석한 역량에 대한 서비스 대가와 기준을 만들어 제시하여야 주최측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표준계약서 완성을 하였듯 서비스대가에 대한 기준표 작성 또한 우리 업계에서 오랫동안 숙원해오던 사업인만큼 이 시점에서 필요한 연구라 사료된다. 이러한 정당한 서비스 대가 기준표에 의해 비용이 산출되어야 PCO가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고, 직원들에게 이 혜택이 선순환하여 돌아가야 근속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요즘 친구들에게 PCO를 직업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순위대로 얘기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1.성취감이 클 것 같아서

2.국제적인 업무를 해보고 싶어서

3.기획업무를 해보고 싶어서

4.나의 성향과 업무가 잘 맞을 것 같아서

5.다양한 전문가와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서

6.재밌을 것 같아서

7.사회 여러분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8.전문성이 있어 보여서


이미 구직자들은 급여수준과 복지에 대한 내용을 노출된 많은 정보를 통해 알고 들어오는 것이며, 이 직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달리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물론 사람이기 때문에 높은 연봉과 복지를 원하는 것은 맞지만 절대적인 목표는 아닐 것이며, 본인 만족을 위해, 인생 가치 실현을 위해 우리 분야로 들어오고 싶은 인재들을 잘 품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때이다. 회사의 비전을 설정하고 신사업 발굴을 위해 애써야 한다. 달리고 싶은 경주마들에게 길을 터주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나 협회, 아카데미에서 챗GPT 등의 신기술을 가르치고, 콘텐츠 기획 능력을 가르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본 글은 한국관광공사 지식마당에 기고한 글을 옮긴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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