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찍고 싶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나는 시는 어렵지만 그의 사진은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시를 알지 못해서인지 시처럼 찍고 싶다는 그의 말이 어려웠다.
사진은 순간을 담는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사진에는 이야기가 담길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식상한 수사가 아니라 정말 이야기가 보이는 사진들이 있었다.
사진 속 이야기는 아마 작가와 독자 저마다 다를 게 분명하다. 글자로 써놔도 그러는 마당에 사진이야 오죽할까. 하지만 사진 속 이야기는 모두 그 장면을 가만히 들여다본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다.
사진에 이야기가 담길 수 있다면 사진은 시도 될 수 있겠고 소설도 될 수 있겠다.
찰나의 감정표현 같은 사진이 있을 수 있겠고 얼개를 갖춘 서사 있는 사진이 있을 수 있겠다. 또 어떤 것은 무한한 이야기의 어느 한 토막만을 찍을 수도 있겠다.
시처럼 찍고 싶다던 그의 말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