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때] 라오스 2012
"I can't see and I can't swim."
밧줄을 잡고 있던 내가 말하자
블루라군에서 수영을 하던 서양 여행자들이 와르르 웃었다.
수영 못하는 나를 위해
한 여행자는 트럭 타이어같이 검고 큰 튜브를 들고 물 속에서 대기 중이었고
다른 여행자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나를 지켜봤다.
이윽고 풍덩,
몸이 블루라군 에메랄드빛 물 속으로 쑤욱 가라앉았다가, 다시 쑤욱 올라왔다.
살려는 의지로 팔을 뻗어 튜브를 붙잡았다.
또다시 여행자들 사이에서 와르르 웃음이 쏟아졌다.
연이어 나무 다이빙대로 올라가 점프.
이번에도 쑤욱 가라앉던 몸이 떠오르자마자 튜브를 잡고 숨을 내쉬었다.
"헤이, 너 죽지 않았네."
"응. 죽진 않았는데, 거의 죽을 뻔했지."
또 와르르.
수심 5m라는 블루라군,
수영을 하거나 '타이어 튜브'를 이고 다니거나 둘 중 하나였다.
튜브는 너무 무거워 오히려 수영에 방해가 될 정도였지만,
그런 튜브없인 물에 뜨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블루라군에서의 다이빙을 포기할 순 없었다.
"너 정말 수영 못 하는 거야?"
"응."
"정말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어."
"응."
그렇게 서양인들 사이에서 '희귀한 사람'이 되어 타이어를 붙잡고 둥둥 떠다녔다.
"어, 어, 어....."
다이빙을 하느라 친구에게 맡겨놓은 내 안경이 비탈진 바위를 따라 줄줄 미끌어졌다. 퐁당.
안경은 어느새 에메랄드빛 물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아....."
어디 있는지 보려 해도 물속이 뿌얘 보이질 않는다.
허둥대는 우리들 주변으로 다른 여행자들이 다가왔다.
"왜 무슨 일이야?"
"내 안경이 물에 빠졌어. 근데 보이질 않아."
"우리가 한번 찾아볼게."
블루라군에서 물개처럼 수영을 잘하던 서양 친구 둘이 이내 에메랄드빛 속으로 들어갔다.
내려갔다 올라오길 여러번. 그들이 올라올 때마다 손에 내 안경이 들려있길 기도했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푸아, 물 속이 전혀 안 보여서 찾을 수가 없네."
"하아, 하나도 보이질 않아... 어떡하지."
내가 고마워해야 할 상황에 오히려 그들이 미안해했다.
결국 전문적으로 잠수를 하는 라오스 아저씨를 불렀다.
물속으로 내려갔다 올라오길 여러번. 마침내 그의 손에 내 안경이 들려나왔다.
주위에서 지켜보던 여행자들도 안도의 한숨.
"다행이다. 정말."
블루라군에서 수많은 천사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