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개그 능력 평가 문제에 대한 쓸데없이 자세한 해설
아직 아재 개그 능력 평가 문제를 풀지 않은 분들은 먼저 '아재 개그 능력 평가'부터 하고 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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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라고 하면 D&G로 상징되는 명품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를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돌체 앤 가바나는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함께 1985년 밀라노에서 설립한 이탈리아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이다.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대중에게 돋보여야 하는 직업을 가진 스타들이 애용하는 브랜드이다. 특히 가수 마돈나가 애용을 하였다고 한다. 돌체(Delce)라는 성씨를 처음 사용한 시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지만 여기서 돌체는 성씨이다. 우리나라 돌쇠가 이름이듯이.
돌쇠는 마당쇠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 사극에서 양반 부잣집에서 일하는 남자 하인의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서양 이름에서는 '베드로(페트로), 피터(페터)' 등의 이름이 있는데, 직역하면 '베드로'가 원래 '돌'을 뜻하는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그대로 대입하면 '돌쇠'다. 성경적으로 보면 '예수께서 베드로가 당신의 교회를 세울 '반석'이 될 것이다'라는 표현이 있고,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의 중심에 '성 베드로 성당'이 있다. 한국에서 발견되는 '반석교회'라는 이름도 같은 의미를 가진다. 돌쇠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이름 중 하나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Einstein)은 유대인 계통의 성씨로 많이 사용되는데, 독일어로 '하나의(Ein) 돌(stein)'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이름으로 치환하면 '일석(一石)'이다. 천재 과학자의 이름으로는 반전이 있다.
돌체(Dolce)는 이탈리아어로 '달콤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돌체는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과 음료에서 사용되며, 특히 달콤한 디저트와 관련이 깊다. 또한 커피에도 '돌체 비타'가 있는데, 우유와 설탕을 섞어 만든 달콤하고 부드러운 커피다. 이탈리아 음식 문화에서 달콤한 즐거움을 상징한다.
'돌체 에 우틸레(Dolce et Utile)'는 라틴어 표현이다. 이탈리아어 돌체도 라틴어에서 파생이 되었고 그 뜻은 동일하다. 우틸레(utile)는 라틴어에서 '유용한,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등의 의미를 가지는 형용사이다. 우틸레(utile)에서 파생된 영어 단어가 '유용성'이나 '실용성'의 의미를 가진 '유틸리티(utility)'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물건이나 서비스의 기능이나 효용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돌체 에 우틸레(Dolce et Utile)는 직역하면 '달콤하고 유용한'이라는 뜻이다. "Dolce et utile"는 우리에게는 호레이스나 호라티우스로 불리는 고대 로마의 시인 Horace(Horatius)의 '작시법(Ars Poetica, The Art of Poetry)'에서 나온 표현이다. Horace는 '문학이 동시에 쾌락적이고 유익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돌체 에 우틸레(Dolce et Utile)'는 작품이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동시에 유익한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맨투우먼, 아재 개그의 정석'의 출발점은 '돌체 에 우틸레'이다. 아재 개그의 시시껄렁한 유머와 예측하지 못한 발상에 재미있어하면서 동시에 유익한 무언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에 대한 고민이 출발점이다. 그냥 재미있는 웃음으로만 끝나면 무언가 허전하고 공허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아재 개그에 대한 쓸데없이 자세한 설명을 달기로 했다.
'맨투우먼'은 학창 시절에 영어 공부를 한다고 들고 다녔던 '맨투맨' 교재를 생각했다. 성평등의 과정으로 의장을 뜻하는 영어 단어 체어맨(chairman)이 체어퍼선(chairperson)이 되었고, 인류를 타나 내는 맨카인드(mankind)가 휴먼카인드(humankind)가 된 시점에 '맨투맨(ManToMan)'은 당연히 '남성에서 여성에 이르기까지'라는 의미의 '맨투우먼(ManToWoman)'으로 수정되었다. 아재 개그 또한 아재들만을 위한 개그가 아니라 '남녀노소'가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할 동시대의 문화 코드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장엄하다!
'아재 개그의 정석'은 1966년부터 지난 57년 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우리나라 학생 대부분이 보고 공부했을 '수학의 정석'을 패러디한 것이다. 연도별 수능시험 누적 응시자로 추정하면 2천만 명이 넘는다. 수학의 정석처럼 아재 개그를 꼼꼼하게 해석하고 풀이해 나갈 것임을 다짐한다. 거창하다!
'아!'는 못 알아듣고 있다가 늦게 깨달았을 때 내는 소리다. '재' '개'는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더듬거리는 소리다. '그'는 알듯 말 듯 생각이 나지 않을 때 답답해서 하는 소리다. 요즘 아재 개그는 나름대로의 수준이 있기 때문에 답을 짐작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정답을 보아도 그 속에 들어 있는 깨알 같은 재미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당신도 '아ㆍ재ㆍ개ㆍ그'를 연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낄낄거리며 쓰윽 지나가면 될 아재 개그에 자세한 해설을 남기는 것 또한 농담에 정색하고 달려드는 아재들의 한계를 드러내는 일일 것이다. 쓸데없고 부질없는 짓임을 알고 있음에도, 뻔히 별 소득이 없을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한번 질러 보는 것, 이런 것이 우리 아재 개그의 꺾이지 않는 스피릿이다.
'해설'이라는 단어를 보니 또 시시껄렁한 아재 개그가 생각이 났다.
문제: 설(새해)이 되면 젊은 커플들이 동해로 해돋이를 보러 가는 이유는?
정답: 해보려고
흠흠... 자 그럼 해설을 시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