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에 정색하고 진지하게 쓴 쓸데없이 자세한 해설서 (문제 11-15번)
아래는 아재 개그 능력 평가 문제에 대한 정답과 해설이다. 혹시, 아재 개그 능력 평가 문제를 풀지 않으셨다면 해당 평가를 먼저 진행하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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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퓨전 사극이 유행한다고 해도 신하가 감히 왕에게 공을 던지다가는 경을 칠 일이다.
경을 치다
'경을 치다'는 말은 국어사전에 따르면 '호된 꾸지람이나 나무람을 듣거나 벌을 받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경'은 '경형'의 준말로 고대 중국에서 유래된 오형(五刑), 즉 다섯 가지 형벌 중 하나이다. 고대 중국에서 벌하던 방식답게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비인간적이다. 다섯 가지 형벌은 목을 베는 대벽(大辟), 죄인의 생식기를 없애는 궁형(宮刑), 발꿈치를 베는 월형(刖刑), 코를 없애는 의형(劓刑), 그리고 죄인의 이마나 팔뚝에 문신으로 죄명을 써넣는 경형(黥刑)을 말한다.
경형 또는 묵형
경형은 다른 말로 묵형(墨刑)이라고도 불리는데, 먹물로 죄명을 신체에 새기는 문신형이다. 오형 중에서는 가장 가벼운 형벌이지만, 범죄자의 몸에 전과자라는 사실을 문신해서 치욕을 주는 형벌이다. 예를 들어, 조선 영조 이전에는 나랏돈을 횡령한 관리에게는 오른쪽 팔뚝에 경을 쳐서 죽을 때까지 지울 수 없게 했다고 한다. 영조시대에 이르러 경형이 가혹하다는 여론에 따라 폐지되었지만, 고려조에는 팔뚝은 옷으로 가릴 수 있다고 하여 이마나 얼굴에 새기도록 하여 평생 숨기지 못하도록 망신을 주었다고 한다. 간혹 사극에서 얼굴에 죄명을 새기는 끔찍한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징벌 방식이 '경형'이다. 현재는 경형의 형벌은 남아 있지 않고 '벌을 받거나 고통을 겪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지체 높고 행동에 흐트러짐이 없어야 하는 왕께서 옥체를 가벼이 하여 공놀이를 할법하지 않지만, 스포츠광이거나 활동적인 왕이, 소나 돼지의 방광에 바람을 넣어서 차고 다닌 것이 축구의 유래가 되었다고 하듯이, 실타래 뭉친 것을 던지거나 크기가 작은 동물의 장기를 잘 말리고 속을 채워서 손에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로 만들어 던지고 놀았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사실만 밝힐 수만 있으면, 미국 메이저리그나 프로야구의 기원은 한국 궁정 뒤뜰이었다고 억지를 부릴 수 있지 않겠는가? 어느 나라처럼 '만물한국기원설'로 억지를 부려볼까 싶기도 하다.
송구(送球)
야구에서 인플레이 상황에서 야수가 다른 야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행위를 송구(送球)라고 부른다. TV 야구 중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상황이다. "타자가 친 공이 유격수 앞으로 갑니다. 1루로 송구합니다. 아웃!"
반면에, 투수가 타자와 대결하기 위해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행위는 투구(投球)라고 부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모든 힘을 기울여서 뭔가를 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한자 표현 '전력투구(全力投球)'가 '모든 힘을 다해서 공을 던진다'는 표현에서 나왔다.
송구(悚懼)
한자어 두려울 송(悚)과 두려워할 구(懼)가 합쳐진 '송구(悚懼)하다'는 '두려워서 마음이 거북스럽다'라는 뜻이다. '다른 사람에게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마음이 편치 못하다'다는 뜻으로 예의를 지킬 때 흔히 사용하는 '죄송(罪悚)하다'도 궤를 같이한다. 죄를 지으면 두려워 죄송(罪悚)하고, 분에 넘치도록 고마우면 황송(惶悚)하고, 끔찍한 일을 당해 털이 마치 뼈처럼 굳은 듯 곤두서면 모골송연(毛骨悚然)하다.
송구하옵니다
아무리 왕이 자신에게 던지도록 강권하였다고 해도 신하가 왕에게 무언가를 던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혹시나, 프로야구에서 보듯이 악송구(惡送球)를 하여 임금님의 용안(龍顔, 왕의 얼굴)에라도 맞혀서 상처라도 생기는 날이면 목이 날아갈 수도 있다.
"(주저하는 신하에게 왕이 재촉한다) 어허, 어서 던지라고 해도!"
"아니되옵니다. 소인이 어찌 감히..."
"(살짝 열받은 왕이 언성을 높인다) 어허, 괜찮다 하지 않았느냐!"
"(신하는 어찌할 줄 모른다)..."
"정녕 네가 혼이 나야 던지겠느냐?"
"(신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조아리며 공을 던진다) 송구하옵니다. 전하~~"
정답은 "송구하옵니다. 전하"이다. 나는 일찍이 이렇게 아름다운 아재 개그를 보지 못하였다. 공을 송구하면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달하는 이 한마디. "송구하옵니다. 전하"
번외, 송구(送舊)
12월 말에 딱 맞는 말은 '송구(送舊)'이다. '묵은해를 보내다'라는 뜻이다. 반대는 '영신(迎新)'이다. 당연히, '새해를 맞이하다'라는 뜻이다. 둘을 합하여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지금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민재 선수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에서 나폴리를 33년 만에 우승을 이끌었던 작년에 한국에서 이탈리아에 대한 관심이 잠시 폭발하기도 하였지만 이탈리아는 늘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이탈리아 음식이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이탈리아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밈이 있을 지경이다.
이탈리아 사람을 고문하는 방법이라고 떠돌아 다니는 밈이다. (이탈리아 사람을 앞에 앉혀 놓고) 첫 번째,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린 다음에 물을 가득 붓고 얼음을 채워서 넣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로 만드는 것이다. 둘째,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면서 한국인의 기호에 맞게 면을 덮을 정도로 마늘을 한가득 넣는 것이다. 셋째, 피자에 하와이안 피자라며 파인애플 토핑을 가득 올리는 것이다. 이 정도로 이탈리아 사람들은 자국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알리오 올리오
알리오 올리오는 전통 이탈리아 오일 소스 파스타 중 하나이다. 알리오 올리오(Alio e Olio)는 이탈리아어로 "마늘과 오일"을 의미한다. "Alio"는 "마늘"을 나타내고, "Olio"는 "기름(오일)"을 의미한다.
여기서, 올리오(olio, 오일, 기름)는 당연히 올리브 오일을 말한다. 알리오 올리오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마늘과 올리브유가 핵심 재료다. 마늘을 편으로 썰거나 다진 것을 올리브유에 볶아서 향을 내고 면을 더하면 된다. 다양한 버전이 있을 수 있지만, 보통의 이탈리아식 알리오 올리오는 'aglio olio e peperoncino'처럼 페페론치노가 들어간 알리오 올리오 등의 형태처럼 마늘로 향을 낸 평범한 스파게티 요리인데 한국식 알리오 올리오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양의 마늘로 뒤덮인 형태는 아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사람들이 놀라고 기겁을 하는 듯하다. 물론, 한국 사람들의 마늘 사랑과 부심을 강조하는 방식이기는 하다.
햇살이 좋은 지중해 지역을 제외하고는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겨울은 춥고 비가 많이 오고 습하다. 환기가 잘 되지 않거나 누수가 생긴 천장이나 벽채에 곰팡이가 피어나기 십상이다. 오래되고 낡은 유럽 주택에서 겨울을 지내본 사람들은 안다. 겨울의 우중충함과 눅눅함을.
"지금(겨울) 유럽(이탈리아) 날씨는 어떨까?"
"어떻기는 어때, 많이 습하겠지."
정답은, '스파게티'다.
돌잔치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배경이나 기록을 발견할 수는 없다. 다만, 여러 국가나 문화권에서 첫돌을 축하하는 유사한 축하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옛날에는 유아 사망률이 높았다. 따라서 아이가 건강하게 1년을 살아가는 것이 생존의 큰 이정표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래서 출생 후 1년을 생존한 아이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의식이 돌잔치의 뿌리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첫 생일을 축하하는데, 한국을 포함한 중국에서는 100일을 축하하기도 하고, 인도의 "Annaprashan(산스크리트어 '음식을 처음 먹는 행위')"처럼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아이가 처음으로 고체로 된 음식을 먹는 순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돌잔치를 영어로 'First birthday party' 정도로 생각한다면 정규 교육을 반듯하게 받은 분이시다. 아재 개그답게 고정된 생각을 열어서 돌을 stone 정도로 생각해 낸다면 조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잔치를 파티(party)로 연결하여 'stone party' 정도로 답을 한다면 아재 개그를 너무 낮추어 본 것이다. 아재 개그는 더 높은 창의성을 요구한다.
정답은, '록페스티벌'이다.
햄버거
햄버거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다. 맥도널드를 거대한 다국적 기업으로 만들고, 맥도널드를 상징하는 노란색 M자는 이념과 종교와 국경을 넘어서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다. 아무도 이루지 못한 전 세계의 통합을 이루어낸 것이 바로 햄버거다.
햄버거의 어원은 독일의 함부르크(Hamburg)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상인들이 다진 고기를 반죽하여 뭉친 것을 불에 구워서 만든 음식을 '함부르크 스테이크'라고 불렀고, 미국으로 이민온 독일 출신 이민자들로부터 미국에서 널리 알려지면서 함부르크에서 온 스테이크라는 이름의 '햄버거 스테이크(Hamburg steak)'로 불리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햄버거 스테이크(Hamburg steak)'를 '함박 스테이크'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일본식 발음인 '한바구(ハンバーグ)'에서 들어온 발음이다. 하지만, 두 조각의 빵 사이에 익힌 각종 패티를 넣는 현재의 햄버거를 정확히 누가 발명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버거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햄버거는 일반적으로 얇게 썬 빵 안에 익힌 고기 패티를 넣고 양상추, 토마토, 양파, 양념 등 다양한 토핑을 곁들인 음식을 말한다. 햄버거가 다양한 문화권의 나라들로 퍼져나가면서 다양한 변형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햄버거라는 어원과는 무관하게 햄버거처럼 빵 가운데 속을 넣어서 만든 음식을 뜻하는 '버거(burge)'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치즈버거'나 '치킨버거'처럼 조합하여 사용한다.
햄버거의 색깔
그래서, 햄버거의 색깔은 무엇일까? 햄버거의 색깔은 '버건디'다. 물론, 실제 햄버거의 색깔은 버건디 색상과는 거리가 멀다.
버건디
버건디 색상은 프랑스의 부르고뉴(Burgundy)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기원한다. 부르고뉴 와인은 주로 피노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으로 만들어지며, 특히 레드 와인은 깊고 붉은 색조를 띠고 있다. 부르고뉴 와인의 독특한 색조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나타내는 색 이름 '버건디(burgundy)'로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따로 번역하지 않고 '버건디'로 사용된다.
다라이 레드
버건디 색상을 제품에 적용했을 때 의도대로 구현을 하지 못한 경우도 발생하는데,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의 버건디 색상의 촌스러움을 조롱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다라이 레드'라고 부르는 것이다.
개가 알을 낳는다고?
태생과 난생
생물의 번식 방식을 설명할 때 '태생(胎生)'과 '난생(卵生)'으로 설명할 수 있다. 태생은 새끼를 낳는 번식 방식을 말한다. 즉, 새끼가 모체의 몸 안에서 발달하여 태어난다. 대다수의 포유동물이 이 방식으로 번식을 하는데, 새끼는 모체의 자궁에서 영양을 공급받아 성장하며, 출생 시에는 이미 외부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상태다.
난생은 알을 낳는 번식 방식을 말한다. 어미가 알을 낳고, 이 알에서 새끼가 부화하여 세상에 나오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조류나 파충류 등이 난생 번식을 사용한다. 새끼가 모체의 체내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알 속에서 분화 발달한다.
개는 포유동물
포유류(哺乳類), 또는 포유동물(哺乳動物)이라 부르며, 문자 그대로 '젖먹이 동물'을 말한다. 대부분 몸에 털이 나 있고, 뇌에서 체온과 혈액 순환을 조절하는 온혈동물이다. 새끼는 모체의 체내에서 발달하여 태어난다. 암컷에게는 새끼에게 양분을 공급할 젖을 만들어내는 유선이 있어서 새끼는 일반적으로 모유를 통해서 수유를 받는다. 개는 포유류의 특성을 충족시킨다. 따라서, 개는 포유류다. 포유류는 새끼를 낳지 알을 낳지 않는다. 따라서, 개가 알을 어떻게 낳느냐고 정색하고 시비를 걸면 문제를 낸 아재는 상당히 머쓱해질 뿐이다. 교육상 분명히 밝혀 두지만 포유류(인간, 개)는 알을 낳지 않고 새끼를 낳는다. 물론, 알에서 태어난 우리 조상님도 계신다.
난생신화
여러 나라의 건국신화나 전통 신화에서는 알에서 태어난 영웅을 소재로 하는 난생신화가 있다. 특별한 존재나 영웅이 알에서 태어나 성장하여 나라의 창건이나 문명의 시작을 이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동명왕(고구려 1대 왕), 박혁거세(신라 1대 왕), 탈해왕(신라 4대 왕), 수로왕(금관가야의 제1대 왕) 등의 신화가 여기에 속한다.
난생신화는 시조신들이 모두 알에서 태어나지만 그 원천은 하늘에 두고 있다. 다만, 알의 탄생이 인간에 의한 것이냐 하늘로부터 스스로 내려온 것이냐에 따라, 그 모티프를 자연 천생란적(自然天生卵的)인 것과 인위 인생란적(人爲人生卵的)인 난생 모티프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알이 하늘에서 내려왔느냐 아니면 사람이 낳았느냐의 차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알은 박혁거세와 김수로왕이 이에 속한다. 알이 성스러운 빛과 함께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것은, 보통 아이가 아니고 하늘의 아들이거나 태양의 아들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을 거쳐 알에서 탄생된 경우는 동명왕과 탈해왕이 이에 속한다. 이와 같은 난생신화는 모두 건국신화와 결부되어 있다.
유튜버의 숙명
유튜브(YouTube)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로, 수백만 명의 크리에이터와 수억 명의 사용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동영상이 존재한다. 다루지 않는 주제가 없고, 찾지 못할 정보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유튜브는 동영상을 통한 정보 공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것과 더불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입이 벌어질 정도의 수익을 거둔다는 유튜버의 뉴스를 접할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채널을 만들고 수익화를 위해서 애쓰고 있다. 유튜브 수익은 대부분 동영상 조회수와 광고 클릭에 따른 광고 수익을 통해서 얻게 된다. 채널 구독자의 수와 영상 시청에 따른 광고 노출이 수익과 직결된다. 그래서,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의 시작과 끝이나 중간중간에 틈날 때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언급하는 단골 멘트가 있다.
"구독, 알람 설정 부탁드려요." 사용자는 원하는 채널을 구독하여 해당 채널의 새로운 동영상 업로드 알림을 받을 수가 있다. 크리에이터는 구독과 알람 설정을 통해서 자신이 업로드한 영상을 구독자에게 자동으로 알릴 수 있고 알림을 통해서 유입된 사용자의 영상 시청은 자연스럽게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튜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구독과 알람 설정'이다.
다소 억지로 지어낸 듯해도, 동시대의 경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 약간의 아재 개그스러운 재치와 함께.
'아홉 마리 개가 알을 낳는 현상은?'에 대한 정답은 '구독 알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