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m's Drawing Diary
일전에 기록해둔 스토리하나 꺼내 그림을 얹었다. 이 이야기는 '사실'에 기반하였으나 지역명하나만 공개해도 TMI가 되는지라, 음식의 소재만이 각색되었고, 지역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의 생은 부서지기 쉬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러니까, 그 마을에는 얼굴이 못난 여인이 있었는데, 그의 남편은 난봉꾼에 속을 어지간히 썩히는 자였다. 먹고 살 일이 막막했던 여인은 한적하고 세가 싼 동네 뒷쪽에 작은 집 하나를 세내어, 동네에서는 도통 하지않는 음식 메뉴를 선보이기로 결심하였다. 여인은 자고로, 음식을 팔려면 뭔가 특이해야해 라고 생각했고, 남들이 다 만들어 파는 넙대대한 해물 부침개 안에 치이즈를 넣어 부쳐보고, 그리고 거기에 생뚱맞은 서양메뉴인 피클조각과 탄산수를 더 얹어 손님상에 내기 시작했다. 여유로운 인심에다, 그녀가 선보인 치즈부침개는 그 동네에 없었던 고로 인기가 점점 더해져 문전성시였다.
혼자만의 장사가 불가해졌지만, 일손이 부족해도 남편은 빈둥거리며 전혀 그녀를 돕지않았다. 결국 얼굴이 반반한 동생하나를 일꾼으로 고용하였다. 어떻게하면 장사가 잘될것인가에 대해 여인이 잠못자고 고민하는 중, 게으른 남편은 새로 온 일꾼의 치맛자락을 보고 군침을 흘렸다. 급기야 석달이 채 지나지 않아, 일꾼과 남편은 정분이 났고 그 사이를 알아챈 여인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그들을 쫒아냈다. 그 사이에 고성과 막말, 싸움은 당연히 요란했다.
결국 여인과의 관계를 끝마친 남편은 새 아내와 함께 먹고살일이 막막해졌다. 그나마 그간 어깨너머로 치즈부침개의 비법을 알아낸 남편과 새아내는 빚까지 내어 여인의 치즈부침개 바로 옆에 더 세련되고 멋지게 건물을 하나 지었다. 자신들을 쫒아낸 여인이 괘씸하기도 하거니와, 입소문이 많이 퍼진 치즈부침개집 옆에있으면 소문에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내 집으로 들어오리라며 자신하며, 똑같은 해물치즈부침개를 파는 음식점을 개업했다. 그리고 조금 각색한 이야기를 여기저기 퍼뜨렸다. 남편은 메뉴개발보다는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치즈부침개집 여자가 바람이 났대. 그래서 이혼했대. 남편이 열받아서 바로 옆에 가게를 냈대...' ... 발달린 소문은 금새 동네에 퍼졌고, 사람들은 천벌을 받을 년이라면서, 같은 메뉴라면 남자사장님이 만든 걸 먹어줘야지 라며 새 음식집엘 드나들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동정표가 가득한 동네사람들로 가득찼었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문제는.... 여인이 처음 만들었던 해물치즈부침개의 오리지널 맛이 도통 나지 않는데다, 음식의 원가와 이윤을 계산하여 제눈에는 분명 별차이 없을것 같아 1센티가량 줄여버린 부침개의 지름크기에 있었던 것. 사람들은 미묘하게 달라진 음식의 맛과 양을 기가막히게 알아챘다.
. ... 난데없이 오명까지 뒤집어썼지만 묵묵히 만든 그녀의 음식은 다시 손님들을 탈환하기 시작했고, 여전히 지금도 꾸준히 그 고을의 맛집으로 SNS와 인터넷에 회자되고 있다. A시 북쪽의 한적한 동네에 달랑 두개의 음식점이 있으니, 그곳이 여인과 전남편의 치즈해물 부침개집이다. 시간이 흘러 남편의 음식집은 개점휴업 상태이지만, 오늘날까지 여인의 해물치즈부침개집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녀의 음식을 맛보려면 한시간 이상 줄을 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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