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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 Aug 31. 2020

[짝사랑]짝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짝사랑이라고by제트


사람은 누구나 짝사랑을 하는 순간을 가진다. 그 짝사랑은 옆자리 짝궁을 향한 짝사랑일수도, 대학을 향한 짝사랑일수도, 최애 기업을 향한 짝사랑일수도 있다.  사랑의 형태와 주어가 사람에 한정되지는 않으니까.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부터 발을 들이고 싶었던 기관이 있었다. 실제로 짝사랑이었다. 자기소개서 입사동기에도 그리 써두었다. ㅇㅇ은 저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입니다. 유치한 지원동기지만 그렇게 뿐이 표현할 수 없었다. 사실 사랑보다는 간절함이였다. 취업을 못하면 안되니까. 처음 사랑을 해보는 사람처럼 매달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왠지 무적처럼 느껴지니까, 좋아하는 기업에 들어가면 당차고 멋진 신입사원이 될테니까. 


 "정말 우리 회사를 좋아하나보네요?" 막상 그 마음을 들키니 부끄러워 면접자리에서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고백의 순간은 언제나 떨리기 마련이다. 저희 기업의 어느 점이 지원자분의 마음을 움직였나요?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는 부드러운 뉘앙스의 질문이였지만 쉽게 답할 수는 없었다. 부끄럽게도 나의 사랑 늘, 사소하게 시작하여 그리 거창하지 않기때문이다. 그들의 기대를 맞추기에는 작은 이유였다. 


결과는 다행히도 합격이였다. 8개월짜리 계약직. 짝사랑에게 베풀어진 호의치고는 너그러웠으나 사회에서 인정받기에는 너무 짧은 순간이였다. 그리고 열의를 가지고 입사한 것 치고는 허술한 관리체계와 은근한 계약직의 차별대우나,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기관은 빛좋은 개살구였다. 실패한 연애를 한 것처럼 마음이 허망했다. 짝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을때 아름답다는 명제는 어디에서나 통하나보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짝사랑을 한다. 이루어지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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