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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IN EUROPE Nov 08. 2024

마음은 지금을 교묘히 회피한다

불행으로부터의 자유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의 말대로 하지 못하면서, 그의 책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위선적인 듯해서요. 하지만 내가 이렇게 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글이 아니라, 내가 읽고 쓰면서 나의 '지금'을 매일 돌아보고 반추하는 글쓰기가 꼭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에고는 매일 다시 자라나 나를 잠식하고 있으니까요.

 

지금 나는 편안한가?
일상적인 무의식은 어떤 식으로든 ‘지금’을 부정하는 것과 연관됩니다. 물론 ‘지금’이란 여기를 의미합니다. 당신은 자신의 ‘지금 여기’에 저항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항상 여기를 떠나 다른 곳에 가 있고 싶어 합니다. ‘여기’를 늘 못마땅해합니다. 당신도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지 자신을 비추어 보십시오.

저는 '불평'에 아주 능숙합니다. 내가 이것을 왜 싫어할 수밖에 없는지, 저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어떤 날씨에도 불평거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너무 맑아서 햇살에 눈이 부시니까 문제고, 크게 춥진 않지만 습도가 높아서 으슬으슬 떨려서 별로라는 식으로 말이죠. 무엇이든 가만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힘이 듭니다. 저의 에고는 무척 말이 많고, 섬세하며, 무엇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하거든요.


이렇게 세세하게 불평거리를 찾아내고 설명하는 이유는, 나의 생각이, 그에 뒤따르는 불편함이라는 감정이 옳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대한 당신의 생각과 감정이 합당한 것인지 아닌지도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당신이 그 상황에 저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현존의 순간을 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은 불행을, 내면과 외부 사이의 갈등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톨레는 말합니다. 이 설명을 듣고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내가 틀렸는지 맞았는지를 고민하는 것도 내가 이 순간에 현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구나!' 하면서 말이죠.


저와 비슷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무례하거나 이기적인 사람들의 행동, 모르면서 배우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의 무지함 등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데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 맞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기분이 나빠집니다. 그 문제에 대해 동감하면서 답답하고 화가 나기 시작하거든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왜 부정적인 이야기를 계속하지? 그게 도움이 되나?' 싶어 집니다. 이제 그만하면 됐다는 생각도 들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더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런 걸까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나는 더 어른이 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나의 에고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와 그들을 비교해 우월감을 느끼다가, 다시 한번 그와 나를 나눠서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진 거죠. 그렇게 나는 또 나의 에고를 직면합니다.


다시 '지금', '여기'로 돌아옵니다. 현재 시각 6:06 AM 글을 쓰기 시작한 지 40여분이 지났습니다. 5:25 AM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오늘 하루에 대한 온갖 계획과 걱정으로 글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어느덧 저는 글쓰기에 집중을 하고 있네요.

어디에 있든 완전하게 그곳에 있어야 합니다. ‘지금 여기’를 참을 수 없다면 불행해집니다. 우리에게는 세 가지 선택권이 있습니다. 그 상황을 벗어나거나 변화시키거나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만일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세 가지 중에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 결과를 받아들이십시오. 자신의 내면을 변명, 부정적 감정, 오염된 마음이 없는 깨끗한 공간으로 유지하십시오.

"벗어나거나 변화시키거나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 순간 필요합니다. 글쓰기에 집중을 하고 있다고 글을 쓴 순간은 이미 지나간 과거입니다. 나는 집중해서 글을 잘 썼다는 것 또한 흘려보내야 할 과거이며, 나는 지속적으로 지금 이 순간의 글쓰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내가 얼마나 이 글을 잘 쓰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당당하게 퇴고 없이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지금 여기에서 제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도 과거를 떠올리지 말고, 미래를 기다리지 않는 현존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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