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에 너를 들여보내고.

by 파로

낯선 동네 낯선 스타벅스에 들어앉아 한숨돌리면서
자리엔 잘 찾아갔는지,
챙겨간 것들은 야무지게 책상에 착착 잘 올려뒀는지,
커피는 한모금 마셨는지,
사소한 것들을 궁금해하며 시험 시작 시간을 기다렸다.
그럴리 없을 것을 알지만, 혹시라도 급한 요청이 오면 근처에 있다가 달려가줘야지 싶어서.

너를 고사장에 들여보내던 장면을 다시 떠올려본다.
여유있게 도착했는데도 차에서 내려 걸음을 재촉하던 너.
차가운 내 손을 꼭 잡은 네 손은 따뜻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낯선 학교의 교문은 오늘, 나는 넘을 수 없고 너만 넘을 수 있는 선 같았다.
들어가려다말고 갑자기 등을 돌려 나를 와락 껴안고 사랑한다고 말했을때,
나는 콧날이 시큰해지기보단 기쁘고 행복했다.
떨리고 부담되는 그 순간을 씩씩하게 견뎌내고 있는 니가 너무 대견해서.
활짝 웃으며 되려 나를 안아주는 것이 너무 고맙고 기특해서.

들어가는 길에 너는
세번이나 나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어줬어.
엄마란 이런 존재인가보다.
한번, 두번, 세 번, 그 모습을 가슴에 담으며 세고 있는 존재.
나는 니가 보이지 않아도 행여 니가 어딘가에서 다시 돌아봤을 때 내가 없다고 느끼지 않게
교실로 들어가고도 남을 시간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존재.

언어가 어땠느니 수학이 어땠는지,
답안지가 나왔느니 마느니 엄마들이 모인 카페는 하루종일 시끌벅적인데
나는 답안지도 난이도도 들여다보지 않으려고해.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 동안의 네 노력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만 너와 충분히 나누고 싶어서,
어떤 결과든, 너의 과정은 충분히 빛났다는걸 무엇보다 먼저 마음에 담아주고 싶어서.

점심은 잘 먹었는지,
반찬이 부족하진 않았는지,
교실이 춥진 않은지,
가져간 간식은 좀 먹었는지,
오후 시험이 시작되니 나는 또 궁금한게 많아진다.

침착하고 편안한 마음이기를,
하고 싶었던 만큼은 다 하고 나오기를 응원하며 기다리고 있어.

곧 만나자 딸.



25년 11월 13일,
엄마가.

작가의 이전글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