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라 Mar 08. 2017

마음의 성질

004. 어떤 것도 미루어 짐작하지 말 것.  





마음의 성질은 무엇일까. 정의할 수 있는 어떤 감정일까, 아니면 방향일까.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 그러니까 애정이나 사랑 같은 것이 몇 가지의 카테고리로 추려질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멀리해야 할 것은 상대의 마음을 멋대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다. 그건 꽤 위험하고 자신과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으며 더 큰 오해와 상처를 불러올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착각, 오해라고 할 수 있는 이것은 상대의 마음을 다 꿰뚫어 보고 있다는 듯이 스스로 확신하다가 그 생각을 굳히고 묵혀 그것이 돌이 되면 짐작도 못하던 상대에게 사정 없이 던져버리게 된다. 그리고 던진 그 손에도 상처는 남는다. 

내가 생각하거나 말한 적 없는 것을 '너는 그렇게 생각하잖아. 너는 그런 사람이잖아.'라고 마치 빌린 물건을 되돌려 주는 것처럼 상처를 주는 사람에게 가장 이상적으로 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미 확고한 틀에 갇힌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내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변명밖에 안 될 것이다.

마음은 자기가 만들고 자기가 간직하되 강요할 수는 없다. 같은 맥락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할 수는 있겠지만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정확한 말이 아니고서야 추측하고 확신하는 것은 어렵고 위험하다. 자존감의 유무나 성격에 따라 상대를 메마른 사람으로 오해할 수도 있고, 만약 상대가 감정표현이 서툴거나 신중한 포커페이스라면 어떤 짐작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후자에 속하고, 너는 그럴 것이다 라는 얼토당토 않은 말을 들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를 가장 모르고 있다는 그 허무함은 한숨만으로는 표현이 안 된다. 그 마음 또한 내가 만들어준 망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프고 메스껍다. 짐작하지 않으면 어땠을까. 너는 그렇다 라는 확신이 아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었으면 어땠을까. 상대에게 없었던 나에 대한 선한 믿음과, 망상을 진실인 양 키워버린 나와 그의 관계는 과연 건강한 관계라 쉽게 말할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밉게 날 기억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