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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킴 Aug 27. 2020

낯간지러운 말의 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_ 직업 편 07


친절과 긍정적인 언어, 그리고 미소가 몸에 배어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이와 정반대인 사람이었다. 감정표현이 매우 단조로운 사람. 남에게 별 관심이 없는 타입.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가 매우 서툴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에게 칭찬하는 게 낯간지럽고 칭찬받는 법도 서툴러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아 정말? 그렇구나. 응. 아니. 몰라.' 무미건조한 대답이 전부였다.



대학생 때 그다지 친하지 않은 한 친구와 집 방향이 같아 같이 간 적이 종종 있었다. 그 친구는 무척 활발하고 재밌는 친구였는데 이상하게도 단둘이 있으면 참 어색했다. 어는 날 친구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요니야. 너는 왜 잘 안 웃어? "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일수록 내 감정, 그리고 내 생각을 겉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참 어렵고 서툴다. 유아시절에는 밝고 흥이 많은 아이였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타고난 성향, 사춘기, 후천적 영향 등 어떠한 이유로 잘 웃지도 않고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처음에 캐나다에 와서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들 중 하나가 미소와 칭찬이 일상인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얼마나 낯간지럽고 익숙하지 않던지. 영화에서 참 많이 봤을 법한 장면들인데 막상 그 장면 속 주인공이 되어 호탕하게 웃고 거침없는 리액션을 하려고 하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내 생에 이렇게 많은 형용사를 단시간에 써보기는 처음이었을 거다. 미소 짓느라 입가에 경련이 나고, 기계적으로 대답하기도 여러 번.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이런 문화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대화, 낯간지러운 말, 함박 미소가 내 하루의 기분을 좌우했다. 가끔씩 인사치레 하는 포옹도 마음을 따뜻해주더라.




그때부터였을까. 매일 밤 거울 앞에서 화알-짝 미소 짓는 연습을 하기 시작한 게.


p.s 여담이지만 어색했던 그 친구와는 지금 둘도 없는 단짝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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