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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남자 Feb 13. 2023

월요일 아침

벌써 2월의 중순이다.

어느 순간인가부터 거울을 보는 일을 피하게 되었다. 눈가에 주름이 지고 이마에 조금씩 보일 듯 말 듯 가로로 주름이 하나둘씩 새겨지는 게 느껴졌다. 남들은 모른다 하였지만 남들이 무슨 상관인가? 내가 신경이 쓰이는 것을.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등의 현상이 느껴질 때 혹자는 말했다. 시간이 가는 거라고 자연스러운 거라고 혹은 몸이 피곤해서 그런 것이라고 쉬라고말이다.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으리라. 작년 한 해는 나름 열심히 달렸던 해였다고 자평한다. 회사에서 가정에서 양쪽 일을 하다 보니 균형 있게 일을 한다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그런데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고 그렇기 때문에 힘들어도 즐거원던 추억, 행복했던 일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힘을 내어보자고’, ‘정신을 차려보자고’,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다시 달릴터인데.      


그러다가 선을 넘으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이다. 친구 녀석이 링거를 맞았다고 한다. 아직 누구보다 잘할 수 있고 젊다고 생각하는 청춘이 거들 하나둘씩 혹은 한번 두 번씩 앓아눕는 친구들을 보면 이게 시간이 흐르긴 흘렀구나 생각했다.      


농구공 하나에 울고 웃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어떤 것이든 하고 싶었던 학창 시절의 몸은 아니구나 라며 씩 웃게 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의 길을 걷고 있다. 내 길은 울퉁불퉁하지만 다른 사람은 매끄럽고 편하다고 불평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가고 있다. 앞으로 조금씩 차곡차곡 가다 보면 언젠가는 도착할 듯하다. 그런데 그 도착점이 어디인지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시시각각 바뀌는 사람의 마음인지라 그 도착점도 혹은 그 목표도 순간순간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도 알고 있다. 나는 앞으로 잘 가고 있다. 사선으로 때로는 쉬었다 갈 때도 있고 뒤로 돌아갈 것을 고민하다 결국 앞으로 혹은 다시 돌아가는 일도 있지만 나는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느낀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꼭 앞으로 갈 필요도 없지만 세월의 흐름 또는 시간의 마법으로 우리는  인생이라는 길이라고 표현하는 게 유치할 수도 있는 그 길을 가고 있다. 나의 방향과 당신의 방향이 다를 수는 있지만 어쨌거나 시간은 흐르니 말이다.      


월요일 아침이다. 출근해 창가를 보다 갑자기 끄적끄적이고 싶어 이상한 헛소리를 많이 했다.      

기지개를 켜면서 오늘도 시작해 보련다. 얼굴에 주름은 보기가 싫지만 40대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 만든다고 하니 가능한 보기 좋게 주름을 만들어야겠다. 웃어보자! 오늘도 월요일을 이렇게 시작해보련다.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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