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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리메 Jan 07. 2017

옵!
161228 LYS-VCE

HOP! ERJ 145

시작하기에 앞서..

2017년!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년 막바지에 브런치를 시작했는데, 제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첫 포스팅 내용이 아직 2016년 이야기인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ㅎ

부지런히 이야기를 써 내려가 얼른 새해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탑승 일시:

 24/12/2016

항공 구간: 

 Lyon Saint-Exupéry Airport, FR(LYS) - Venice Marco Polo Airport(VCE)

항공편명:

(지금 탑승권이 안 보여서..ㅜ 나중에 추가하겠습니다!)



옵!(HOP!)

창립: 2013년

IATA:A5

허브공항: Paris-Orly Airport, Lyon Saint-Exupéry Airport(+ Paris Charle de Gaulle International Airport, Nice Côte d'Azur Airport)

얼라이언스: SKYTEAM(에어프랑스 자회사이기 때문에 에어프랑스 마일리지 Flying Blue를 사용)

보유 항공기: 95

취항지 수: 48

모기업: Air France

(2013년, 에어프랑스가 운영하던 자회사 3사 Brit Air, Régional, Airlinair를 통합하여 창립한 게 옵!이다. 프랑스 국내선 및 유럽 내 단, 중거리 항공노선을 담당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hop.com/

(참고, 출처: 위키피디아, 옵! 공식 웹사이트)


옵!

홉! 이 아니라 옵! 이 맞다. 프랑스어로 H는 영어처럼 ㅎ 발음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항공사가 아닐까 싶다. 나도 프랑스 와서 처음 알게 된 항공사이니. 아니나 다를까, 에어프랑스 자회사인 데다가, 프랑스 국내선과 유럽 노선만 운항한다고 한다. 쉽게 생각하면 한국의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관계 같다고 할까나. 물론 저가항공사와는 별개로 노선만 한정돼 있을 뿐 가격은 여타 일반 에어라인과 다름없이 만만치 않지만. 



이 날은 가족 여행 중 프랑스 일정을 다 마치고 이탈리아로 향하는 길에 이 옵! 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다른 항공사 유럽 내 노선에 쓰이는 것과 같은 에어버스 A320일 거라 생각하고 탑승수속 게이트로 향했다. 그런데, 게이트에 도착하고 탑승시간이 되어서 줄을 서보니, 여느 때와는 무언가 그 과정이 달랐다. 활주로 한가운데를 달릴 버스를 타는 것도 그랬고, 탑승권을 체크할 때 동시에 수하물에 태그를 걸어 주는 것도 그랬다. 이건 뭘까. 달리는 버스 안에서 티켓을 유심히 살펴보니, 에어버스가 아니었다. ERJ 145. 이건 또 무슨 기종인 거지. 이제 갓 기종 공부를 시작한 내게는 아직 들어보지 못한 낯선 이름이었다. 여하튼 처음 타 볼 기종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도착하길 기다렸다. 

 

도착하고 보니 우릴 맞이한 게 사진 속 저 비행기다. 세상에, 보딩 브릿지도 아니고 트랩(간이식 계단) 도 아닌, 탑승구 자체를 통해서 들어가는 건 또 처음 봤다. 사진으로는 잘 전달이 안되지만, 지금까지 탄 비행기 중에 가장 작은 비행기였다. 그 사이즈가 너무 귀여워 혼자 계속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그나저나, 저 사이즈면 좌석 배치가 어떻게 되는 거지. 에어버스 A320에서 늘 봐오던 3:3 배치가 익숙했던 지라,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리 작은 비행기여도 3:3이 기본 배치 구도라 생각했던 나였다. 그래서 저 작은 규모에 6자리 좌석을 넣을 수가 있을까, 타기 전까지 계속 이 생각만 들었었다. 


그런데 막상 타보니, 3:3은커녕 한국 고속버스에서 늘 봐오던 익숙한 자리배치, 2:1이었던 것이다. 비행기에 대해 하나 더 배운 이 기분. 너무 좋았다. 들뜬 마음을 애써 숨기며 내 자리를 찾았다.


내 자리를 찾아가 보니 세상에. 비상구 자리였던 것이다. 비상구 자리도 내 생에 처음 앉는지라 괜히 더 설레었다. 왜 비상구 자리가 특별하냐면



그 어느 자리보다도 책임감이 뒤따르는 좌석이기 때문이다. 물론, 만약의 상황이 일어났을 경우에만 역할이 주어질 뿐, 아무 문제가 없을 땐 여타 탑승객과 크게 다른 건 없다. 그저, 세이프티 가이드와 별개로 함께 놓여 있는 비상구 좌석 전용 비상구 안내 책자를 숙지하고, 승무원의 안전 설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 아니면 항공사 국가 언어를 할 줄 알아야 하고, 앞좌석 아래에 그 어느 짐도 놓아서는 안된다는 점만 지키면 된다.

 작은 항공사에 작은 비행기라 그런지, 세이프티 가이드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양면 프린트된 종이 한 장이 전부였다. 그리고 다른 분홍색 종이가 비상구 좌석용 가이드였다. 비상구 문을 여는 방법이 일러스트로 설명이 되어 있었는데, 처음에는 바로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몇 번 보니 어느 정도 머리 속에 시뮬레이션이 되었다. 




그리고 세이프티 가이드들과 함께 들어가 있던 라이프 매거진. 에어프랑스 항공기에도 있던 잡지다. 그런데 하이브랜드 매거진은 없었다. 작은 항공기라 그런 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비행기는 이륙했다. 









정말이지, 이번 항공편은 내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비행기가 될 것 같다. 하늘 위에서 이렇게나 아름다운 장관을 본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는 그렇게까지 전달이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알프스 산맥의 위엄은 아래에서뿐만 아니라 하늘 위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저 산맥 어딘가에 스키 타고 있는 사람도 자세히 보면 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잘 생각해보면 비행기에서 보일 정도의 산이면 고도가 어마어마할 텐데, 등산도 힘들 판에 스키라니. 보일 리가 만무하다는 생각이 드니 난 유심히 창문 밖을 들여다보는 걸 그만뒀다.



그저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난생처음 타보는 작은 비행기에 처음 앉는 비상구 좌석, 그리고 처음으로 마주한 산의 위대함. 이 세 가지에 감사하고 감탄하며 즐기기에는. 


산속에 둘러싸여 살았으면서 왜 산이 아름답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을까. 나름 그르노블도 알프스 산맥에 둘러싸인 도시인데. 역시 위에서 내려다볼 때만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움이었던 것 같다.


한창 밖을 바라보다가 나온 서비스. 소규모 비행기다 보니 승무원도 한 명뿐이었다. 탑승객 수도 적으니 한 명만으로 충분한 거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만일의 상황이 일어났을 때 그녀가 홀로 모두를 인솔해야 한다. 그만큼 책임감도 클 텐데. 그래서 그런지 이 날 탄 비행기 승무원은 누가 봐도 베테랑의 아우라가 풍기는 분이었다. 작은 비행기에 적은 인력이 동원된 항공편일수록 베테랑의 승무원이 동원되는 점은, 유럽에서 여러 번 비행기를 타며 깨달은 점이었다. 지금까지 타 온 비행기 승무원들을 떠올리며, 콜라를 따라 주신 승무원에게 경의를 표했다. 


결론은, 초콜릿 쿠키가 정말로 맛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베네치아. 이탈리아어로는 리옹을 Lione이라 쓰나 보다. 


이런저런 의미로 옵! 비행기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보다 많은 비행기를 타고, 보다 많은 공항을 보고, 보다 많은 걸 느끼며 적어가고 싶은 공간, <공항과 비행기 그리고 나>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u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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