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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리메 Aug 29. 2019

2년간 몸담은 첫 직장을 떠나보내다

오늘 부로 퇴사 승인받았어요

2019.08.28



오늘, 드디어 회사 인사 부장과 면담을 했다.


휴직 3개월 차, 크게 마음먹고 결심한 이직.


1주일 전에 다음 회사가 결정되자마자 크게 마음먹고 퇴직 희망서를 냈다.

그 당시에는 하필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면담은 1주일이나 미뤄졌다.


1주일이라니.. 그냥 다른 담당자가 해서 바로 해주면 안 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인사과 사람들도 바쁜데 괜히 재촉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잠잠히 기다렸다.

그 1주일 동안, 혹시라도 괜히 날 붙잡으려고 이런저런 포지션을 권유해주는 회사 측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이런저런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했다.


그렇게 해서 맞이한 오늘.

긴장이 많이 되었다.

주변 동기들 중에 먼저 퇴사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면담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보라는 식으로 끝까지 끈질기게 붙잡는다길래, 더욱 마음 단단히 부여잡고 면담에 임했다.


처음으로 마주한 인사 부장님.

그런데, 생각보다는 부드럽게 면담이 진행되었다.

퇴직 희망서에 이미 사유를 썼기 때문에 부장님도 이미 퇴직사유를 인지한 상태로 면담을 해주셔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30분이 흘렀다.





그리고 부장님은 퇴사를 승인해주셨다.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이제 우리 회사에서 함께 하지는 못해서 아쉽지만, 성원 씨는 아직 젊으니까, 성원 씨가 선택한 길에서 잘 해내리라 믿어요.]


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물론, 예의상 해주신 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부장님의 말씀 속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걸 들은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지만, 어찌어찌 참아서 잘 넘어갔다.




그제야 비로소, 이 회사를 선택한 건 잘한 일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2년 전, 내가 이 회사를 택한 결정적인 계기는 '인정(人情)'이었다.

물론, 실제로 입사하고 나서 사람에 치이는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결국엔 사람 덕분에 위로받고, 힘도 받아 열심히 해왔다.

결국엔 내가 더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이직이라는 길을 선택했지만, 그래도 나의 첫 커리어를 이 회사에서 시작했길 정말 잘했다. 


그거 하난, 마지막 면담을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학생 시절의 반년 간의 인턴 알바 기간까지 합치면 그래도 2년이나 몸 담았던 회사를 떠난다는 걸 생각조차 하기도 힘들었다. 

그렇지만, 내면의 나와 얘기하면 얘기할수록, 더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걸 알았기에, 크게 용기 내어 퇴사를 외쳤다.


비록 이 회사에서 많은 일을 겪고,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2년간 배운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지금은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아직 이사가 남아있지만, 회사는 정식으로 8월 말을 끝으로 퇴사하기 때문에 시원섭섭한 마음이 크다.


10월부터 다시 새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니까, 9월은 알차게 어떻게 보낼지 오늘부터 생각해봐야겠다.







2년간 수고했어,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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