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의 이별
토요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고양이들 밥을 챙기고, 아픈 녀석 약을 먹이고, 유튜브를 보면서 아침을 먹고 게으름을 부리다가 고양이들 화장실 모래 갈이를 하고, 청소를 하고, 옛 친구와 긴 통화를 하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오후 3시. 사무실에 나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나가기로 마음먹고 집을 나선다. 기온은 포근하고 햇살은 따스하지만 미세먼지 때문인지 저 멀리 보이는 산의 경계선이 희미하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은 바깥의 포근함과는 달리 냉랭하다.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이 살짝 시린 정도. 아무래도 난방을 켜야 할 것 같다. 그래, 난방을 켜고 핸드크림을 바르자. 오늘의 할 일은… 예전부터 쓰려고 했으나 완성하지 못한 단편소설 인물설정을 마무리하는 것. 리스트를 머릿속으로 정리하는데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누군가 내 머리를 잡고 흔들기라도 한 것처럼 머릿속이 어지럽다. 심호흡을 크게 두어 번 한다. 두근거림은 가라앉았는데 생각 알갱이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 머리를 괴롭힌다.
내 머릿속이 괴로운 이유를 알고 있다. 내가 내 기준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유를 안다고 해서 괴로움이 멈추지는 않는다. 기준을 상실한 사람은 자신의 판단이 의심스럽다. 그렇게 되면 하나의 생각은 2 배수 4배 수로 늘어나 처음에 무엇 때문에 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잡생각을 접고 일에 집중하는 방법을 제미나이에게 물어보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소설 인물구성을 하는 대신 일단 내 상태를 기록하려고 한다.
이 글의 주제는 “나는 나를 지킬 수 있을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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