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크릿H Apr 25. 2024

홈쇼핑 대박을 꿈꾸다 (3)

연예인 게스트 섭외하기

홈쇼핑은 쇼호스트가 진행하지만 시청자가 보기에 호스트는 늘 비슷한 얼굴, 비슷한 느낌이라 변화를 주고 관심을 받기 위해 연예인 게스트를 출연시키기도 한다.


통상 방송사 담당엠디의 제안으로 고민하게 되지만 모든 비용은 광고주가 부담하기에 쉽게 결정되는 문제는 아니다.


홈쇼핑 게스트는 누가 되어야 매출에 도움이 될까?


주 고객층인 50~60대에게 익숙한 얼굴이어야 일단 채널을 돌리다 멈추게 된다. 그래서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연기자, 익숙한 개그맨, 예능출연이 잦은 방송인 등이 물망에 오른다.

하지만 섭외가 쉽지 않다.

유명한 연예인 입장에선 홈쇼핑 출연은 돈을 벌기 위해 나온 이미지가 강한 탓에 급이 낮아졌다는 선인견을 줄까 싶어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시간 출연에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이상의 출연료를 받을 수도 있기에 조건 협의가 되면 출연하게 된다. 사전미팅이 있지만 방송 자체를 위한 리허설이나 출연시간이 일반 방송에 비해 심플하다는 점은 연예인에겐 큰 메리트다.


그러나 실제 홈쇼핑 방송을 보면 생각보다 지속적으로 나오는 연예인 게스트를 보기 어렵다.


예능 패널이 아닌 상품홍보를 위해 출연하다 보니 대본 없이 진행되는 홈쇼핑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은 적응이 어렵다.

또한 쇼호스트 입장에서는 노력은 본인이 더 많이 하는데 소위 잘되면 게스트 빨로 평가될 수 있기에 경계심을 갖거나 미숙한 연예인 게스트의 대응으로 번거로워질 수 있음에 대체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연예인 게스트 입장에선 메인 쇼호스트의 리드에 따라 멘트를 즉흥적으로 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고 방송심의 상 불가표현이나 유의해야 하는 단어에 대한 지침을 받고 나면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어 자신감이 줄어든다.

결국 경험이 쌓여야 더 잘할 텐데 한두 번 출연시켜 보고 효율이 낮으면 바로 중단하는 홈쇼핑 구조이다 보니 장기간 출연하는 연예인 게스트는 드물다.



(사진: Freepic)


호기롭게 도전했던 연예인은 홈쇼핑 출연으로 더욱 위축되기도 하고 어느 타이밍에 얘기를 꺼내야 할 지도 메인호스트가 질문하지 않는 한 캐치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메인호스트는 본인이 준비한 필요멘트는 다 소화해야 하기에 연예인 게스트에게 질문을 많이 던지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연예인 게스트의 모습은 화면에 잘 잡히지 않거나 말없이 앉아만 있는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결국 많은 비용을 들여 준비한 광고주는 게스트가 역할을 못한다고 실망하고 손해만 봤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때문에 유명인보다는 적당히 얼굴이 알려진 말 잘하는 방송인 게스트를 추천한다.


최근에 어느 유명기업의 신제품 론칭을 위해 광고주는 홈쇼핑에 출연하지 않는 A급 연예인 섭외를 요청했다. 신제품과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가 너무 잘 맞는다는 이유였다.

연결 루트를 찾아 어렵게 섭외하고 진행했지만 연예인 게스트에 대한 쇼호스트의 평이한 질문과 방치로 인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로 끝났다.


이 방송을 본 다른 방송국 쇼호스트는 해당 연예인 게스트의 출연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하고 이로 인해 몇 달 전 잡은 해당연예인 스케줄을 방송 며칠 앞두고 취소되었다.

출연과 관련한 디테일한 계약 내용이 존재했다면 중간 역할을 한 우리에게 손해배상 청구가 있을 상황이었다.


연예인 입장에선 황당한 취소였지만 방송을 이끌어 갈 쇼호스트 입장에선 불편감을 호소했기에 무작정 밀어붙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쇼호스트에게 거부당한 연예인 게스트의 입장은 민망함 그 자체였다. 이런 황당한 일을 여러 번 겪은 연예인들은 출연 횟수를 보장받아야 게스트로 출연한다.


기업도 연예인도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사이에서 좋은 게스트를 섭외해서 방송효율을 높이는 일은 매우 어려운 부분이므로 홈쇼핑 업계 전문가의 가이드가 꼭 필요하다.


연예인들이 인지도나 인기가 줄어들고 나면 찾는 곳이 홈쇼핑이라는 속설은 사실에 가깝다. 그러나 인지도가 높을 때 홈쇼핑에 진출해야 가장 많이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른다.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떨어진 인지도만큼 효율도 떨어짐을 알게 되면 홈쇼핑도 그들을 찾지 않는다.


무엇보다 TV에서 보이는 연예인의 신뢰 있고 멋진 모습이 홈쇼핑 방송에 대부분 반영될 거란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홈쇼핑 경험도 필요하고 방송심의라는 제약도 고려하고 나면 연예인게스트는 없는 이만 못한 경우도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작가의 이전글 홈쇼핑 대박을 꿈꾸다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