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영어/불어 과외 하기
인사이트가 없었던 지난 글을 반성하며, 오늘은 결론부터 갑니다 :)
1. 언어는 강력한 무기인가? 저의 대답은 No.
활로 비유하자면, 언어는 활도, 화살도 아니고, 남들보다 조금 더 뾰족한 화살촉 정도?
원하는 게 성공, 돈이라면, 언어(아마 우선 영어가 되겠죠?)가 최우선 순위는 아니에요! (제 생각)
2. 언어 과외는 아무나한테 받지 마세요!
검증되지 않은 선생님에게 받는 과외는 돈 낭비.
차라리 무료 자료를 활용하거나, 학원에 갑시다.
3. 투잡으로 과외도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에요.
물론 과외로 돈 많이 버는 분도 계시겠지만, 개인과외로 성공하는 건 1%, 아니 0.1% 미만의 사람만 가지고 있는 재능인 거 같습니다. 같은 강의, 교육이라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과외보다 차라리 원데이 클래스에 도전해요!
'애매한 재능의 저주'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아예 소질이 없으면 '내 길이 아닌가 보다...'하고 접을 텐데, 하다 보니 뭔가 잘하는 거 같고, 잘 맞는 것도 같은데, 막상 성과는 안 나고... 물론 이쪽으로 아예 재능이 없는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투정으로 보일 텐데 말이에요. 저에게 이 '애매한 재능'은 언어예요!
지난 글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저는 중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저는 아직도 유치원의 기억이 드문드문 나요! 아마 제 기억의 첫 장면일지도 모르는데,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밥을 먹여 주셨는데, 식판의 모서리가 제 쪽으로 튀어나와서, 저는 손으로 식판을 안쪽으로 살짝 밀었을 뿐인데, 선생님이 "우리 경은이 이 반찬이 더 먹고 싶구나!" 하면서 제가 건드린 식판 쪽에 담긴 반찬을 계속 저에게 주시던 기억. 당시 저는 중국어를 알아듣기만 하고, 말은 못 했는지, 아니라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못 해서 억울했던 기억이 아직도 강력하게 남아있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저는 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까지 중국 로컬학교에서 중국 아이들과 함께 컸고, 중학교 때는 작가가 꿈일 만큼 밤새 책 읽고, 수업시간에 소설 쓰고 (물론 모두 중국어로!), 이런 기억들 밖에 없네요.
이 와중에 영어를 하게 된 건, 아마 아빠의 영향이 컸을 거 같아요. 제가 기억하는 저희 아빠는 언어, 구체적으로 영어에 대한 열정이 엄청났던 분인데, 초등학교 때 용돈을 영어 동화책을 외우면 줬어요. 저는 말을 잘 듣는 어린이였기 때문에 (ㅋㅋㅋㅋ), 동화책을 열심히 외워서 용돈을 받았어요. 그래서인지 영어 성적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상위권이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는 엄마의 정보력으로, 불어를 배울 수 있게 되었어요. 당시 중국 로컬 학교 중에서, 시범적으로 매일 1교시 불어를 배우는 학교가 생겼는데, 제가 1기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3년 동안 매일 불어를 배웠는데, 막상 불어 성적은 그냥 중위권이었어요. 제가 별로 열심히 안 한 것도 있지만 (지금 다시 배우라고 하면 정말 열심히 할 자신이 있... 아니다, 지금 한다고 해도 열심히 못 할 거예요 ㅠㅎㅎ), 보면 제가 언어에 소질이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책을 좋아했고, 문학을 좋아했을 뿐.
중국어는 모국어 수준으로 잘했고, 한국어도 집에서 한국어 쓰고, 부모님이랑 한국어로 대화한 덕분에 안 잊어버릴 수 있었지만, 저의 영어는 그냥 외국인 중에 조금 잘하는 정도, 불어는 그냥 간신히 진도를 따라가는 정도였어요. 그래도 당시 한 신문사에서 어떻게 아시고, 인터뷰 요청을 해와서, 일간지에 작게 실린 적도 있네요 ㅎㅎ (아련....)
그리고 고등학교에는 아빠의 이직으로 중국의 또 다른 도시로 이사 가게 되었고 (초등학교만 3군데 다니고, 초중고 중국의 3 도시에서 살았어요!), 학비를 일정 부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어서, 고등학교는 캐나다 국제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근데 국제학교였지만 제가 다닌 반은 또 절반 캐나다 커리큘럼 + 절반 로컬 커리큘럼을 따르던 반쪽짜리 국제반이었어요. 따라서 영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거나, 그런 경험은 전혀 없었고, 다만 고등학교 때 영문학을 처음 접하면서 푹 빠져 버려서, 대학 전공을 영어영문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홍콩'중문'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하는 한국인이라. 거기다가 중학교 때 배운 불어도 상기시킬 겸, 학점도 쉽게 딸 겸, 부전공은 또 불어가 되었어요. 그렇게 저는 정말 얼떨결에 저 기사대로 한국어, 중국어, 영어, 불어, 거기다 광동어까지 하는 대학생이 되어 버렸는데, 사실 빛 좋은 개살구일 뿐, 한국어는 당연히 한국 사람보다 못하고, 중국어는 중학교 때 절정을 찍고 고등학교~대학교 때 영어&광동어를 쓰느라 조금씩 잊고, 영어책은 많이 읽고 에세이도 많이 썼는데, 그렇다고 영어를 원어민처럼 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불어는 수업 시간 외에는 쓸 일이 없으니 실력도 별로 늘지도 않았어요.
그런 제가 과외를 할 수 있었던 건, 제가 홍콩에서 한인 교회를 다니며, 착실한 이미지를 쌓았기 때문인가 봐요. (제가 또 착한 척, 참한 척은 잘해요 ㅎㅎㅎㅎㅎ헿) 그래서 대학교 2~3학년 때는 주로 교회 집사님들을 통해 과외 의뢰가 들어왔어요. 제가 직접 한인 소식지에서 찾은 것도 있고요. 할 줄 아는 게 언어밖에 없어서, 과외도 중국어, 영어, 불어까지 했었네요.
대학교 3학년 때가 과외 피크였는데, 많을 때는 1주일에 과외 5개도 해봤네요! 막상 제가 과외해서 성적이 올랐다!라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던 거 같고...ㅎㅎㅎㅎ...(죄송합니다 어머님 아버님들 ㅠㅠ엉엉) 인생 조언, 연애 조언만 주야장천 했던 거 같아요ㅎㅎㅎㅎㅎ 지금도 아직 내 인생도 잘 모르겠는데...ㅎㅎㅎㅎ
그렇게 하게 된 이유가, 저도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시절 과외 선생님이 있었는데, 공부로 도움을 받았기보다, 좋은 언니처럼 선생님들을 따르고, 정서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아무래도 또래는 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니, 대학생 어른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가 너무 좋았어요. 영화 <벌새>에서 주인공 은희에게 엄청난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제가 본 모든 영화 통틀어 가장 많이 운 영화...) 아무튼! 그래서 '인생에서 공부가 다가 아니다!'라는 과외 선생님이 가져야 하는 철학이 돼서는 절대 안 될 철학을 가지고, 대학생 때 열심히 과외를 했네요!
이에 따른 번아웃도 물론 느꼈어요. 제가 대학생 때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고 (학점 관리의 목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공부가 너무 좋아서...), 논다는 곳 있으면 또 절대 안 빠졌고, 그 와중에 교회에서 각종 활동하랴, 과 학생회에서도 임원으로 활동하랴, 과외하랴, 통역 아르바이트하랴, 정말 바빴거든요 ㅠㅠ
하지만 빡센 대학 3년을 보내고 나니, 요즘 N잡으로 너무 바쁠 때도, 다시 대학생 때로 돌아간 거 같은 느낌 정도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바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하루하루 꽉꽉 채워서 사는 느낌. 이렇게 살면 심리적 여유가 없는 건 단점이지만, 또 다른 한 편 단점이자 장점으로는 우울한 생각, 인생의 의미, 왜 사는지, 이런 생각은 절대 안 들어요. 당장 눈앞에 해야 할 일이 정말 많고,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짜릿함이 있거든요. (그것 보다 더 중요한건 채워지는 통장 잔고.....!!ㅋㅋㅋㅋ)
혹시 갑자기 우울함이 밀려오거나, 의욕이 없을 땐, 여행도 좋고 잠시 쉬는 것도 좋지만, 생산적인 일을 하나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서두에 결론으로 비추 이유를 써놨지만, 그래도 과외 글이니, 사람들은 어떤 과외를 구하고 있고, 과외 시장을 가늠해보는 용도로, 아래 사이트를 한 번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
https://cafe.naver.com/testfriend
아 그리고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싶다면! 심규열 작가님의 글을 일독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미 너무 유명해서 관심 있으신 분은 다 알 거라고 생각되지만...! 제가 보고 반해서 같이 책 만들자고 섭외한 분이에요 *_*
https://brunch.co.kr/@englishspea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