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uchu Apr 04. 2024

메타 퀘스트3 사용기 6

앱마켓과 콘텐츠들 (메타 VS 애플)

퀘스트 3 구매하고 나서 구매를 망설이시는 분들께서 또 궁금해 하셨던것이 '너 그래서 소프트웨어는 뭐 새로 산거 있어?' 였다.


지금까지 경험한바 VR헤드셋 사용자들은 사용하던 소프트웨어에 관한 애정도가 굉장히 높다. 늘 새로운 앱들을 찾아서 신기한 경험을 해보는것 보다 주요 사용자 연령층 분포를 볼때, 처음 경험했을때 안정감을 주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충성도가 무척 높고,


그것은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소 실망한듯한 표정으로 '뭐야, 뭐 새로운것 하나도 없네' 했다만... 기계 바꾸고 나서 기대했던건 내가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들이 안정적으로 얼마나 더 탁월하게 구현되는가? 아니겠습니까. 마치 비싼 컴퓨터나 핸드폰 사다가 하루종일 트위터만 하는것 처럼 말입니다


앱마켓

퀘스트 2를 구매했을 시점의 오큘러스 스토어는 해외 아이피가 아닌 이상 목록 구경조차 할수 없도록 소프트웨어 종류가 제한적이고 적었다. 한데 VPN띄우지 않고 단지 '사용불가' 임을 표시하고 있는 항목 그 자체는 이제 kr 스토어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앱에서 보세요)


그래서 예전에 비해 퀘스트 스토어가 굉장히 풍부해진 느낌을 받을수 있다. 앱 가격은 평균 3.6만원이 풀프라이스로 설정되어 있고, 플레이타임은 소프트웨어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긴것들의 경우 평균 10~15시간 정도 소요되는 애들이 많은것 같다. 물론! 다운로드 가능한 앱에 한정해서이지만!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출시당시에는 3.6만 풀프라이스였던 앱들이 시간이 지나 1.2만으로 떨어진 것들도 다양하고.. 뭐 그렇다)


스토어에서 '사용불가' 가 적힌 앱들은 해외사업자가 한국에 심의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운로드가 불가능한 것이며,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운로드해보고 싶다면 VPN으로 외국 지역을 선택한 다음 (보통 환율 싼 동네를 찾아 현지 통화로 앱 구매하는 방법을 쓰는것이 보통이었음) 해외결제로 경험해 보는것이 가능하다.


퀘스트2 쓸때만 해도 한국 오큘러스 앱 스토어에서 보이는 소프트웨어 숫자가 손에 꼽아 전부 다 해도 15~20개 밖에 안됐는데, 지금은 '사용불가' 를 표시하고 있긴하지만 앱 숫자 자체가 엄청나게 많아져서 이제 막 발표되어 앱마켓이 텅텅 비어있는 애플쪽보다 훨신 풍부하고, 활발한게 업데이트 되고 있는 개발자와 사업자들을 경험해볼수 있어서 좋다. 


피드백을 남길경우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해서 업데이트 내역에 반영해준다거나... 뭔가 사용자와 함께 앱마켓과 시장이 커지고 있구나 하는걸 느낄수 있는 지점도 재미있음. 


비전프로와 앱스토어

애플 비전프로는 기계자체가 가진 스펙이 뛰어나고 맥, 아이폰등과 유니버셜하게 사용할수 있다는 지점을 특장점으로 드는데, 이것은 소비자들에게는 해당한 소프트웨어 경험이 독특할것을 기대 할수 있겠다만 개발자들한테는 얼만큼 매력적일까 싶다. 


유니버셜 앱으로(아이폰, 아이패드, 맥에서 다 돌아가는 앱이란 말) 사용자층이 극히 얕은 (애플 비전 프로는 익히 알려져 있든 엄청나게 비싸고, 비싼만큼 사용자 층이 적다) 비전프로용 유니버셜 앱을 개발하는 수고에 비하면 얻을수 있는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을것이다. 


또한 유니버셜 업데이트를 통해 비전 프로 미사용자인 소비자들이 앱 가격이 올랐다는걸 알게 되면 대체할 소프트웨어를 찾는다거나... 이런식으로 반응하게 될텐데, 이게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개발자및 회사에 얼만큼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까 싶음. 고로 개발자들에게 비전프로 앱 개발은 그다지 매력적인 활동이 아닐것 같다. 


이건 뭐 비전프로 염가형이 (최소한 메타퀘스트3 보다 싼 가격에 뭐가 나와야 할것이며 유니버셜 앱 업데이트가 풍부해진 다음이어야 할것 같음) 출시된 다음에 의견을 수정할수 있을것 같긴하다. 근데 그게 과연 언제가 될까? 비전프로 사용자층이 늘어나야지 다음 시리즈를 계획해볼수 있을텐데, 그만큼 매력적으로 다음 버젼의 기계를 선뜻 구매해다 애정할 애플 팬보이는 과연 얼마나 있을것인가. 


하여튼 지금 상황에선 애플이고 메타고 둘다 '우리기계 스펙 개쩔지' 하는거 자랑만 하지, 그 쩌는 기계에서 어떤 소프트웨어를 일반 사용자층에 어필해서 자주 사용하고 싶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해야되는지 혼란스러운것 같음. 기계스펙이랑 그걸로 뭘 할수 있는가? 는 분명 다른 영역임. 


VR헤드셋에 큰 흥미가 없는 분들은 기계별 스펙도표에 나와 있는 수치들을 통해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기기라면 당연히 할수 있는것들도 많을것이라고, 산업현장에서 전문가 수준에서는 활용도가 높을것으로 예상하는데, 외노자 갖다가 싸게 쓸수 있는 현장에서 뭐 아깝게 비싼 기계 들여다가 정밀 작업하는데 쓸까? 뭐 그런 생각이 들음. 


비전 프로가 바라는 그림 (비즈니스 현장에서 VR헤드셋을 활용할수 있어요!) 은 이미 메타에서 퀘스트 프로 출시하면서 홍보했던 포인트였다. 그러나 그렇게 야심차게 론칭했던 메타 퀘스트 프로가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VRchat에서의 표정 트래킹이다(....)

그런데 비전 프로는 꾸준하게 '페르소나' 란 이름의 사람 얼굴을 본뜬 아바타를 통해 멀리 있는 사람과 소통할때 이 아바타로 발표같은걸 해서 생산성을 올릴수 있다고 것을 특장점으로 내새우고 있다. VR기계가 가진 약점인 '사용자를 외부세계와 완전히 유리한다' 라는 지점을 어떻게든 타파해보려고 노력중인것 같은데, 몰입형 콘텐츠란 새로운 경험을 위해 VR 기계를 구매하는 사람들이랑은 확실히 다른 노선을 지향하는것 같긴 하다.


그렇게 원격 회의를 통해 페르소나 어쩌구로 발표하는거? 그거보다 차라리 현장에서 직접 만나는게 훨씬 더 효과적인 소통을 이룰수 있는데 각자가 500만원 다되는 기계를 가지고 소통을? 왜 그래야 할까. 나는 의문스럽다.


마지막으로..

대중화가 많이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VR헤드셋은 아직도 IT관련 관심이 많은 양반들한테나 어필하는 기계이고, 관련해서 내가 가진 기계가 어떤 부분까지 가능한지 알기도 어렵고, 내가 원하고 필요한 기능들을 추가하려고 마음먹었을때 타인의 도움을 구하기도 어려운 편이다.


문제가 생기거나 원하는것이 있을때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구체화 해서 남한테 설명하는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나와 동일한 문제를 겪는 사람을 찾는것은 또 쉽지가 않다.


사용자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내가 경험하는 문제나 원하는것들에 대한 답을 줄 사람들이 적어서 답변을 받기도 어렵다. 외국 커뮤니티에 죽치고 살아야 하며 걍 한국어로된 VR관련 콘텐츠는 광고 기사나 외국 기사들 배껴쓴게 거의 다라.. 주식 하는 양반들 외에는 도움이 거의 안됨.


영문 포럼(공식 포럼도 존재하며 레딧 채널등을 뒤져볼수도 있음)을 찾거나, 각 소프트웨어별 디스코드 채널을 찾아가서 영문으로 정보를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귀찮고 싫으면 또 기계자체에 질려서 금방 방출하게 될것이다. 


기계 발매 시점에 광고는 이런걸 띄웠었나봄. 난 이제사 봤네. 약간 애플 한창 잘나갈때 광고 같은 느낌임. 잘만들었음. 

보면 사고 싶어질것이다


진짜 광고 똑똑하게 잘한것 같다. 주요 사용자및 구매를 고려하는 대상은 남자 IT, 혹은 산업, 디자인, 영상관련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었을텐데


이 광고의 주인공은 여성임 ㅋㅋ. 퀘2 실제 사용자들 조사해본 10%의 여성 사용자가 피트니스를 목적으로 기계를 구매한다! 라는 리포트를 예전에 봤었는데 그렇단 말은 90%가 남자란 소리잖아(....) 근데 이 광고에선 주요 사용자를 여성으로 하여 광고를 스토리텔링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 기계갖고 뭐를 할수 있는지, 어떤 기능들이 구현되어 있는지 구구절절 설명 안하고 있으면서도 표현을 잘 하고 있음. 거기다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뭐를 기대할지 아주 잘표현한것 같아서 또 놀랬다.

매거진의 이전글 메타 퀘스트3 사용기 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