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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슝 shoong Mar 14. 2024

한 살 한 살 먹을수록_ 화이트데이 부질없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_ 화이트데이 부질없다.)


나에게 화이트데이는

밸런타인데이 때 동료들에게 초콜릿을 준다는 건 ‘아이고 부질없다’라는 말을 하게 되는 날이다.


사회생활 초창기 밸런타인데이 때 나는 내 사비를 털어 우리 팀뿐만 아니라 관련 부서 직원들에게 초콜릿을 돌린 적이 있다.

이런 날이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일 년에 한 번 그냥 다들 즐거운 날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포스트잇에 그림 그리고 받는 분 이름 써서 한 분 한 분 초콜릿을 드렸다.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고맙다고 또 다른 선물을 주신 분도 계셨지만 그다지 친하지 않은데 초콜릿을 준다고 대놓고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초콜릿을 돌리지 않은 여직원들은 나에게 불만을 얘기하기도 했다.

사회생활이 처음이었던 나는 의욕이 넘쳐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화이트데이 때 ‘그래도 춥파춥스라도 주시겠지?‘ 하는 기대가 조금은 있었다. 그런데 정작 화이트데이 때 나에게 사탕을 주신 분들은 몇 명 되지도 않았다.


밸런타인데이 때 아무것도 돌리지 않은 직원이 나에게 “나도 작년에 똑같은 마음이었어...”라고 말을 해주었다.


나는 그 뒤로 조금은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고 우리 팀 사람들에게만 초콜릿을 돌렸다.

매일 얼굴 보고 일해야 하는  동료들이라 그래도 뭔가 주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줬지만 몇 명 되지도 않는 팀원 중에서도 ‘나도 사줘야 하는데...’라는 말만 하고 받기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그 뒤로 밸런타인데이든 빼빼로 데이든 아무것도 챙기지 않았다.

안 주고, 안 받고, 기대하지 않는 게 속이 편했다.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굳이 사야 하는 분위기라면 다들 마음이라도 편하게 동료들과 돈을 모아서 사서 나눠준 뒤 화이트데이 때는 주면 고맙고 아님 말고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밸런타인데이든 화이트데이든 그냥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을 쟁여두고, 우리 가족들것만 챙기는 날로 생각하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점점 정이 없어지고 있나 봐...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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