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의 일기장
로또 당첨금을 반환해주는 은행직원들은
사실 ‘당첨자’를 봐도 별 감흥이 없다네요.
이유는 일주일마다 보기 때문에 그렇대요.
제가 은행직원이라고 해도
매주 당첨자를 본다면 더는 신기하진 않을 것 같아요.
“이번 주도 당첨자가 왔구나~”이렇게.
전 로또를 굳이 사진 않는 편인데
최근 친구와 술을 먹다,
자기 어젯밤 꿈자리가 너무 좋다며 함께
로또를 샀거든요.
사놓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어요.
이거 정말 당첨되면 어쩌지?
친구랑 5:5로 나눠야 하나?
만일 수령하러 갔는데,
누군가가 악의로 내 개인정보를 빼돌려
날 납치하면 어쩌지? 이런 상상을 했는데,
저 사실을 알고 나니 정말 쓸데없는
상상을 했구나 했죠.
그저 당첨금으로 뭘 할지 행복한 상상만
떠올려도 충분한데.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는 꼴이란...
아직 얼마 살아보지 않아서 이런 말은
주제넘지만,
인생도 사실 별다른 바 없는 것 같아요.
두렵다는 것은 내가 무지하기에 두려운 것이니,
아직 열어보지 못한 문 너머의 세상을
겁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겪어보면 별거 아닌 일들이 많은데 말이죠.
역시 혼자만의 착각이었거나 하는
하지만 내 부정적인 생각들이 발목을 잡아요.
그러니 더 거침없이 도전하고,
두드리고 질문하고 답을 구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