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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a Park Nov 20. 2018

브라질 국립 박물관의 화재와 복구방안

브라질 국립 박물관의 화재


브라질 국립 박물관은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인 1818년에 건립되어 올해로 200년이 된 브라질 최초의 박물관이자 과학 연구기관이다. 목재로 만들어진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자체도 귀중한 유산인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당시 포르투갈의 왕이었던 주앙 6세의 이집트 미술품이나 공룡 화석 등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세워졌다. 자연사와 인류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유물의 소장하고 있는 브라질 국립 박물관은 2018년 9월 2일 최악의 화재로 소장품의 대부분을 소실하였다. 


지붕이 모두 타버린 브라질 국립 박물관


원인 및 배경


2018년 9월 2일 현지시간 19시 30분경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원인 불명의 사고로 인해 화재가 시작됐다. 피해가 커진 이유는 박물관이 200년이 넘은 목조 건물이었고, 또 내부의 스프링클러가 없는 전시실이 많았다. 소방관들이 도착한 후에도 소화전 물탱크에 물이 없어 인근 호수에서 물을 끌어와야 했기 때문에 초기 진압이 불가능했다. 

    

재난의 원인은 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화재였지만, 방재 대비와 적절하지 못한 초기 대처는 브라질 정부의 부패와 박물관 운영의 무능함에서 초래됐다. 브라질 국립 박물관은 2014년부터 연간 운영비인 520,000헤알(1억 5천억원 상당)을 받지 못했고, 박물관 개관 200주년 기념 행사와 전시관 수리를 위해서 큐레이터들이 직접 크라우드 펀드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재정이 좋지 않았다. 박물관의 운영 주체인 리우 데 자네이루 대학 또한 시설이 관리가 되지 않아 크고 작은 화재가 있었다고 한다. 리우 데 자네이루 대학과 브라질 국립 박물관의 재정적 어려움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큰 사고로 이어졌다. 


손실


브라질 국립 박물관의 화재는 휴관일인 일요일 저녁에 발생되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건물과 소장품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다. 박물관의 전시장 중 총 122개 방 13,600m²가 모두 잿더미가 되었다. 2,000만점이 넘는 유물 중 92.5%가 소실되었고, 별관에 보관되어 있던 150만점의 유물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 


브라질 국립 박물관에는 이집트 미라, 공룡의 화석, 남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자료 등 인류학과 자연사 관련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었는데, 그 중 남아메리카 최초의 인류로 여겨지는 1만 2,000년전 인간의 두개골인 ‘루지아(Luzia)’의 화석과 같은 학술적으로 귀중한 소장품도 있었다. 훼손된 루지아를 포함한 대부분의 유물들이 잿더미가 됐다. 실질적 유물 외에도 또 다른 큰 손실은 박물관 아카이브에 보관되어 있던 남아메리카 원주민 언어에 관한 자료이다. 박물관은 이미 사라진 원시 부족의 언어나 생활 방식을 1958년부터 아카이브화 해 정리했는데, 이번 화재로 몇 십 년에 걸친 연구 기록이 모두 소실되었다. 


브라질 국립 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인 루지아는 다행히도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았다. 발견된 루지아의 뼈 조각은 현재 복원 중에 있다.


복구방안


브라질 정부는 브라질 국립 박물관 긴급 복구 비용은 현재 1,000만헤알(30억 상당)로 추산했다. 긴급 복구 비용은 건물의 뼈대를 강화하고, 전소된 지붕을 대신할 임시 막을 씌우고, 유물 복원을 위한 연구 공간을 마련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유네스코는 박물관 건물을 복원하는 데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브라질 국립 박물관 건물과 소장품의 재건을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브라질의 연구자들은 화재가 난 직후부터 살아남은 유물을 브라질 국립 과학원으로 이송하여 소장품 재건의 기반을 마련했다. 브라질 국립 과학원은 루지아와 같은 오래된 화석을 복원하는 데 있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최대의 민간 공유 지식 기반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누리꾼들에게 전소 전 브라질 국립 박물관 전시관의 사진을 공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위키피디아는 온라인으로 모은 박물관의 사진들을 이용해 3D로 전시관을 구현할 계획을 세웠다. 3D 모델링이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찍은 유물의 사진은 소실된 박물관의 유물 데이터베이스복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시사점


우리나라 또한 박물관의 방재가 완벽하지 않다. 국공립 박물관이나 기업에서 운영하는 큰 사립 박물관이 아닌 이상 박물관 소장품의 방재는 소화기 몇개와 제 때 작동할지 모르는 스프링쿨러로 관리되고있는 상황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재난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차원에서의 소장품 관심의 증진과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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