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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숟가락 Jun 14. 2024

열두 살 딸에게 보내는 편지

  요새 편찮으신 할아버지 돌보느라 우리 딸과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네. 병원에서 할아버지를 만나고 헤어질 때 손을 잡고 인사하거든. 전에는 할아버지 손을 잡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 보니 손이 많이 닮았더라. 그걸 이제 알았다는 게 죄송하고 후회되기도 한다. 할아버지 건강해지시면 손잡고 많이 걸어 다녀야겠어.


  소정이하고 걸을 때 네가 내 손을 찾고 잡아줘서 고마워. 그때마다 아직 내가 소정이에게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거든. 언젠간 아빠 손을 놓고 너의 길을 찾아가겠지만 그때까지 네 옆자리를 지켜줄게. 시간이 많이 흐르면 아빠가 소정이 손이 필요할 때가 있을 거야. 지금 할아버지처럼. 그런 일이 생기면 조금만 도와줘. 네 말대로 지용이와 나눠서ㅎㅎ


  긴 여행에서 좋은 경험하고 여러 가지 새로운 생각 하면 더 커져서 오겠다. 성장한 소정이 모습 기대할게.

                                                                                       2024년 6월 초여름 무렵에

 네가 필요할 때 옆에 있어줄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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