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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Sep 07. 2023

"벼락거지의 부동산 구입기" ( 14 )

부동산 거래에 있었던 두려움과 강박증 그리고 극복에 대하여

( 참고로 저는 예수믿는 사람이고요 ... 종교적인 배경으로 쓰여진 글이니 만큼 제 종교에 대해서 존중하지 않으신 분들은 지나쳐 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신천지나 이단 사이비 기독교와 진심으로 얽히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수적인 장로교회를 출석하고 있습니다 )


......

강박증이라는 정신질환? 이 있다. 전 인류의 10%가 있다고 하니 드문 경우는 아니라고 하고, 더군다나 우리나라처럼 묻지마 범죄가 창궐하고 가해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나라에서는 더 이런 경우는 흔하다고 하네


뭐 예를 들면 이런거다. 누군가가 나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움츠려 드는 것도 일종의 강박이고 , 뭔가 안좋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두려워 하는 것도 일종의 강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이 정도 강박은 질환이라고 보기 딱히 어려운 경우이기도 하다.


뭐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자면 연애를 하게 되면 '이 남자는 나를 대상으로 욕망만을 채우고 나를 버릴거야' 라는 생각에 불안해 하고 , '이 여자는 나를 통해 명품백과 명품옷을 선물 받게 되면 나를 떠날거야' 라는 생각에 또한 불안해 하고 ... 뭐 이런 것도 일종의 강박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감정을 강박으로 보는 건 너무하지 않냐고? 뭐 내가 정신과 전문의나 심리학 상담가도 아니지만 ... 적어도 그 때문에 내가 누군가를 만나고 사귀는데 그것이 벽이 되고 있다면 그것은 강박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지.


강박증이라는 것은 실제로 삶에 영향을 미치고, 그 사람이 뭔가 판단과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 해악을 끼치기 때문에 그것이 정신병으로 인식이 된다는 거지


아주 전형적인 강박증은 결벽증 ... 같은 것인데 손을 안 씻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을 들 수 있다 ( 마이클 잭슨이 그랬다지? ) 사실 그냥 손을 자주 씻는 건 위생관념이 철저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손을 씻는 것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가게되면 그것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이야기 될 수 있다는 거지


......


강박증에 대해서 왜 이야기를 했냐 하믄 ... 사실 내가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내 안의 깊이 잠들어져 있던 두려움이 건드려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것이 만들어 내는 공포에 내가 너무 무기력 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


'매도인이 나를 사기치려고 지금 작정하고 덪을 놓은 건 아닐까?'


'매도인과 중개사는 원래부터 뭔가 찐한 커넥션이 있던 건 아닐까? 해서 중개인은 낮은 매도가로 나를 유인해서 매도인과 둘이 내 피같은 자산을 꿀꺽 하고는 외국으로 튀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뭐 이런 생각이 머리속에 한번 들기 시작하면 쫌 힘들었다 ... 걱정 때문에 잠이 안온다는 느낌이라는 걸 정말 오랜만에 가져봤고... 


물론 거래를 진행하면서 '이들이 뭔가 공모를 꾸미고 있다'는 증거 따위는 없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부동산 중개의 과정이었으니 말이지


하지만 한번 건드려진 내 불안은 정말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러면서 발견한 내 트라우마는 '나는 내가 가진 것을 모두 잃어서 길바닥에 내앉게 되는 것을 정말 두려워 하는구나 ... 왜일까? 아마도 내가 길바닥에 나앉게 되면 아무도 나를 살펴주고 돌봐주지 않는다는 존재불안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


그래 나는 어려서 부터 내가 내 색깔을 드러내고 내 주장을 드러내면 아버지에게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살았었지. 그래서 내 주장을 떳떳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버지로 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집착했었던 것 같아. 


헌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까지도 나는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길바닥에 내앉아 버리는 것이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존재가 불확실해지고 사라지는 것 같은 두려움을 지금 느끼고 있어. 이런 나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 스스로의 정신상태를 분석하면서 내 자신을 감싸는 불안을 달래야 했지. 그러면서 기도하기를 이렇게 기도했어. 결국 나라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서 돌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해야 했지. 내가 아무리 잘난척을 해 봤자 나는 하나님이 주는 은혜가 아니고서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은 뼈 속 깊이 인정하는 것에서 내 기도의 시작점을 찾아야 했었거든


해서 그런 기도를 했었어 "하나님 제가 왜 이렇게 불안한가요. 솔직히 두렵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해꼬지 하지 않을까 두렵고 , 지금 거래하는 부동산에서 제가 사기를 당해서 남은 평생을 그 때문에 내가 살고 싶지 않은 환경의 거주지를 전전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제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가난과 멸시가 기다리고 있는 삶이라면 솔직히 살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또 반면에 아직은 죽고싶지 않습니다. 이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할까 고민해 보지만 하나님 안에서 궁국의 해결이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님 저의 이 불안을 돌보아 주세요. 그리고 제가 불안해 하는 부동산 거래의 사기가 벌어지지 않게끔 제발 저를 돌보아 주세요"


뭐 이런 류의 기도가 거의 석달 내내 내 안의 불안감이 건드려 질 때마다 이루어졌다고 보면 되고 ... 사실 이 불안감과 싸우면서 나름 공부한 것도 많았다. 덕에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조금은 더 넓어진 것도 있었어


지금은 부동산 거래가 완결되고 등기까지 무사히 치루어지고 거의 한달 가까이가 되어가는 중. 아무런 문제가 없어. 뭐 집 안에서 몇개 언급되지 않았던 하자 같은 것들이 보이는데 그 정도는 익스큐즈 하는거라고 생각하는 거 말고는 ㅎ


하지만 아마도 내 안에서 뭔가가 건드려질때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두려움과 공포라는 감정은 아마 내가 남은 생을 사는 동안 계속되리라고 생각해. 가끔은 아직도 불안하다니깐 ... 그럴 때는 그냥 천원 쓰자는 심정으로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 거기에 적혀있는 내 이름과 단독소유라는 글자를 보고는 다시 안심하고는 하지 ...


어떤 형태로든 불안과 공포는 내가 살면서 달고 살아야 할 넘인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 불안과 공포가 있었기에 내가 알 수 있는 것들도 반드시 있다고 생각해. 불안한 마음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는 무언가가 있겠지 ... 


다만 바라기는 불안한 마음과 공포를 달고 살아가지만 그것에 지배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야. 불안과 공포를 정면으로 마주보면서 떨고 무서워 하지만 피하지는 않으면 사실 내가 두려워하던 그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훨씬 작고 귀여운 것일 수도 있거든 ...


불안은 없앨 수 없을거야 다만 그것에 지배되지는 않는 정도로 살아낼 수 있다면 그걸로 우리네의 인생은 충분하지 않을까 ... 이것이 불면의 밤을 기도와 묵상과 생각으로 지새면서 나름 내린 결론. 하지만 나는 이것을 해 낼 능력이 없어. 


그 능력은 나는 지식의 영역도 체력의 영역도 건강의 영역도 아닌 영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 해서 나는 나 자신이 "저는 하나님이 정말 필요하고 ,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 - 각종 깨달음과 감동 - 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사실 이 인정 자체가 아마도 내 불안한 감정이 아니었다면 이를 수 없었을거라고 봐.


PS. 이건 내 경험이긴 한데 ... 인생살이 한방 터트려서 잘살아보세 ... 성향의 사람들은 길바닥으로 내 앉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덜하다. 다시 말하면 내가 길바닥에 내 앉아도 누군가가 먹여살려는 준다는 든든함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


헌데 누군가 기댈곳이 마땅치 않은 사람은 쉽게 자기 인생을 모두 거는 형태의 배팅은 잘 못한다. 두려움의 레벨 자체가 다른거지. 전자가 관계불안 정도라면 후자는 존재불안의 레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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