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2 x Web3 = Web6?
최근 미디엄에서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제목은 ‘Web3 Is Dead. Long Live Web5.’
웹3는 죽었다. 웹5가 오래간다.
https://stephenmoore.medium.com/web3-is-dead-long-live-web5-4bc4fb391065
간단하게 요약하면,
웹3는 인터넷의 미래라고 하지만, 웹3의 중추(backbone)인 암호화폐는 추락하고 있다. 시총은 3조에서 9천억 달러로 떨어졌고, 테라/루나 사태와 셀시우스 문제가 발생했다.
NFT 매출은 계속 줄고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암호화폐, 블록체인에서 웹3의 실제 사용 사례는 거의 없다. 원숭이 프로필 사진과 잡코인(shitcoin)으로 변질됐고 웹3 전체 컨셉은 VC에 의해 제어된다.
우리의 새로운 구세주는 웹5(Web5)다.
잭 도시가 발표한 웹5는 그의 회사인 블록(Block) 내 유닛인 TBD에서 준비하고 있다. 웹5는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와 ID를 제어할 수 있는 분산형 인터넷을 제공할 것이고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웹5는 무허가형이고 개방적이며 서드파티의 검증이나 토큰이 없다. 웹5는 정체성(Identity), 소유권(Ownership), 블록체인(Blockchain), 비트코인(Bitcoin)에 대한 것이다.
블록의 Identity팀의 다니엘 부흐너는 웹5의 개발 현황에 대해 현재 웹5의 기술적 구성요소를 마무리 짓고 있으며 완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필자는 웹1은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약 13년 동안 지속됐고, 웹2는 2004년부터 201년까지 약 15년, 웹3는 약 1년, 웹4는 0일 동안 지속됐다고 쓰면서 웹5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웹5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사실 위 미디엄 글보다 중요한 건 그래서 잭 도시가 진짜 웹5를 만들고 있는가?이다.
사실 잭 도시가 트위터에 웹5를 언급한 날 비웃었다. 웹3 시대도 아직 못 가고 있는데 웹5는 말장난인가?
그런데, 진짜 웹5에 진심인 것 같다.
TBD의 사이트에 가면 이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잭 도시와 TBD가 말하는 말하는 웹5는 Decentralized Web Platform (DWP)이다. DWP에서는 개발자들이 Decentralized Identifiers (DIDs)와 Decentralized Web Nodes (DWNs)를 이용해서 Decentralized Web Apps (DWAs)을 개발할 수 있다. DWA 분산화된 앱들은 DWN 즉, 분산화된 노드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정리하면, Web5는 개발자가 분산형 식별자, 검증 가능한 자격 증명 및 분산형 웹 노드를 활용하여 분산형 웹 앱을 작성하고 개인에게 ID 및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과 제어권을 반환할 수 있도록 하는 분산형 웹 플랫폼이다. 웹3의 비전, 개념과 사실 같은 말 아닌가?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다르긴 하다.
웹5가 하고 싶은 건 현재 웹3에서 주로 사용하는 클라우드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오늘날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웹3를 한다고 말하지만, 클라우드 기반이다. 클라우드는 웹2에서 모든 기업과 개인이 사용하는 기술이고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기업은 모두 민간 회사다.
물론 클라우드 서비스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가 있기 때문에 많은 인터넷 서비스가 원활하게 돌아간다. 하지만 웹3의 비전과 실질적인 탈중앙화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클라우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은 아래 슬라이드에 정리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웹5의 중요한 3가지 축은 분산화된 ID 식별자(DID), 검증 가능한 자격 증명, 분산화된 웹 노드다.
웹5의 특징은 토큰이 없다. 비트코인 기반으로 구축되고 작동하는데 다른 토큰이 필요하지 않다. TBD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 브록(Mike Brock)은 '웹5에는 투자할 토큰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웹5에 대해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실제로 웹5를 만들고 있고 웹3와 달리 실제로 존재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잭 도시는 트위터에 RIP Web3 VCs라고 적으며 웹5가 인터넷에 엄청난 공헌을 할 것이며 팀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이러한 잭 도시의 움직임에 반대의 목소리도 많다.
TBD가 공개한 위 슬라이드 문서는 웹5라고 하면서 웹2의 대표 격인 구글 Docs를 통해 공유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혹자는 비트코인 위에 이더리움을 얹고 싶은 걸 가상으로 구현한 것뿐이라고도 한다.
웹2, 웹3, 웹5와 같은 용어 때문에 실제로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어찌 됐든, 잭 도시는 비트코인에 진심이고 비트코인 기반의 진정한 분산화 인터넷인 웹5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도전과 실험이 진짜 웹5를 만들지, 아니면 또 다른 웹3를 만들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의 웹2와는 다른 인터넷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목표와 의지를 잭 도시는 보여주는 것 같다.
잠시나마 웹5는 또 뭐야?라고 비웃었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웹2가 아닌 웹3, 웹5와 같은 새로운 인터넷과 웹 시대를 만들어 보겠다는 누군가의 목표와 의지를 비웃은 것은, 웹3를 지지하는 나 자신을 비웃은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웹3, 웹5 용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웹2와는 다른 웹 시대를 열어 보겠다는 움직임이다. 진정한 데이터의 소유, 권력의 분산, 새로운 서비스와 부의 창출이 될 수 있는 웹이 필요하다. 누군가 '웹8'이라는 이름으로 무언가를 만들더라도 그것이 진짜 웹2와 다르게 동작하고 새로운 가치를 가져온다면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웹3 혹은, 웹5, 웹8으로 부를만한 있는. 진짜 다른 무엇인가가 탄생하는 웹 세상은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