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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노트 Feb 21. 2023

매출을 올리는 방법 (4)

한계수용능력(Carrying Capacity)


매출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계기 중 하나는 매출을 올리는 프로세스를 정의하고, 수치적으로 입증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대개 장사를 잘하는 사람도 본인의 가게가 왜 잘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잘 나가던 가게가 매출 하락을 맞으면 명확한 자가 진단을 못 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마케팅 대행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매출이 몇 배, 얼마 올랐다는 자극적인 광고가 판치는 이유도 매출을 올리는 프로세스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점에서 기인한다. 이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고기리막국수의 진심 경영,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매출을 올리는 프로세스는 퍼널을 뒤집은 모양과 같다고 했다.


출처: https://buffer.com/resources/upside-down-funnel/


잠재 고객이 아닌 기존 고객에서부터 출발하는 시야가 매출을 성장시켜 줄 거라는 관점이다. 매장의 성공 비결을 외식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형태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이 정의에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다.


https://youtu.be/Ok73xAh_Iyg

장사 권프로 채널에서 설명하는 본질을 챙겨야 하는 이유


매출을 올리기 위해 마케팅에 의존하거나 마케팅을 쫓는 사람들에게 본질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영상이나 자료는 많다. 다만, 자극적인 수치에 매료되었거나 빠른 성장을 원하는 사람, 지금 당장 매출을 올려야 하는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체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친절해지는 게, 매장 수익을 줄이고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게 매출을 올리는 행위라는 걸 이해할 수 없다.


이전 글에서 매출이 왜 고객과의 신용을 기반으로 발생하는지 충분히 설명했지만 그들을 설득하는데 충분하지 않음을 체감하게 됐다. 이를테면 직원들에게 이 개념을 충분히 주입시켰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된 위기의 상황에서는 결국 도돌이표 같은 질문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매출을 어떻게 올려야 할까요...?" 그래서 위 개념들을, 매출이 성장하는 프로세스를 수치적으로 입증할만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Carrying Capacity(한계수용능력)



토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Carrying Capacity의 개념은 이승건 대표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PO가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이라는 주제로 올라온 영상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https://youtu.be/tcrr2QiXt9M

토스 이승건 대표가 설명하는 Carrying Capacity의 개념


Carrying Capacity의 개념은 간단하다. '호숫가의 물의 높이는 어떻게 정해지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호숫가의 물은 지형의 형태와 상관없이 들어오는 물의 양(Inflow)나가는 물의 양(Churn), 딱 두 가지 요소로만 정해진다는 것이다.



토스는 이 개념을 차용해 들어오는 신규 고객 수(마케팅 없이 순수한 상태에서 유입되는 신규 고객의 수)와 이탈하는 고객의 비율을 통해 최대 월 이용자 수(MAU)를 예측한다. 예를 들어 신규 고객 수가 7500명이고 이탈하는 고객의 비율이 1%라고 하면 C.C(Carrying Capacity의 약자)는 아래와 같이 계산된다.


C.C = 신규 고객 수 / 이탈하는 고객의 비율
75만 = 7500 / 0.01


그러니 토스라는 앱이 출시되었을 때 신규 고객수와 이탈하는 고객의 비율이 위처럼 계산 됐다면 최대 월 이용자수는 75만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이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신규 고객 수'와 '이탈하는 고객의 비율' 두 가지 요소로만 정의된다.

마케팅은 C.C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현재의 매출보다 C.C의 수치가 높다면 매출은 C.C에 도달할 때까지 자연스럽게 오른다.

현재의 매출보다 C.C의 수치가 낮다면 매출은 C.C에 도달할 때까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토스와 같은 IT 산업의 경우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원활하기에 C.C의 수치까지 계산이 가능하지만 외식 매장의 경우 안타깝게도 정확한 수치까지 계산할 수는 없다. 다만, 위 개념을 그대로 승계해 매출이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설명하고 매출이 성장하는 프로세스를 증명하는 게 가능하다.




고객이란



조금 더 살펴보기 전에 고객에 대한 정의를 하고 넘어가자. 고객은 단순히 방문자를 뜻하는 게 아니다. 퍼널의 끝 단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 핵심적인 특정 행동(Activation)을 하는 사람, 외식업으로 따지면 구매라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러니 방문자와 고객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이탈하는 고객



이탈하는 고객을 정의하는 기준은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특정 기간 동안 재방문 유무를 통해 정의한다. 예를 들면 한 달 내 재방문하는 고객을 '유지 고객'으로 정의하고, 만약 한 번 방문했던 고객이 한 달 내 재방문하지 않는다면 '이탈 고객'으로 간주하는 식이다. 외식업은 매장의 위치나 종류별로 재방문을 정의하는 기준이 상이하므로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 체감하는 수치로 고객의 이탈을 판단할 수는 있다.


매출이 성장하는 프로세스는 퍼널의 역순이기에 '재구매'에서 출발한다. 재구매 고객 비율이 높아진다는 의미는 이탈하는 고객의 비율이 낮아진다고 유추할 수 있다. C.C의 공식을 살펴보았을 때 이탈하는 고객의 비율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C.C의 수치는 높아진다. 고기리막국수의 진심 경영이 C.C를 높이는데 집중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재방문해주는 고객을 만드는데 집중한 경영 철학이 어떻게 작은 가게를 전국구 막국수 맛집으로 만들어냈는지 수치적으로 증명이 가능해지는 순간이다.


이탈하는 고객의 비율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그 영향은 점진적으로 찾아온다. 호숫가의 물 높이가 서서히 낮아지듯 C.C의 수치에 맞춰지는데 대개는 매장에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 손 쓰기 늦은 상태다. 수익 개선을 위해 판매가를 올렸는데 고객이 스멀스멀 이탈한 경우,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을 마구 늘려서 기존 고객에게 했던 서비스가 소홀해져 이탈하게 된 경우 등. 이탈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어느 날 쾅하고 땅이 꺼져서 물이 빠지는 게 아니라 서서히 쥐도 새도 모르게 기본 체력을 깎는다.




신규 고객 수



C.C의 신규 고객 수는 마케팅 없이 순수한 상태에서 유입되는 신규 고객의 수를 의미한다. 즉, 상품과 가게, 아이디어의 본질적인 체력 혹은 매력을 의미한다. 토스에서 말하는 '신규 고객 수는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과는 다르게 외식업장에서 신규 고객 수는 가변적이다. 시즌별, 성수기/비수기별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각 매장에서 예상 가능한 신규 고객 수가 있다. 순간순간 차이는 있지만 보통은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인다. 예를 들어 평일 매출은 꾸준히 100만 원 정도를 유지하고, 테이블 회전은 3회전 정도 된다는 예측치에 따라 식자재를 주문하고 있다면 그 수치를 생각하면 된다.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 수를 아무리 늘려도 의미가 없는 이유는 마케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언젠가 우리는 마케팅을 종료해야 하는 시점이 온다. 이때, C.C의 공식에 따라 올랐던 매출은 C.C의 수치까지 자연스럽게 하락한다. 결국 상품과 가게, 아이디어의 본질적인 체력 혹은 매력을 통해 유입되는 신규 고객이어야만 의미가 있다는 얘기이다.





지금까지 간략하게 생태이론에서 사용하고 온라인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한계수용능력에 대해 살펴보며 매출이 성장하는 프로세스가 퍼널의 역순임을 증명했다.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 번째는 고객의 이탈률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마케팅은 우리의 '지속가능한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소한 개념이기에 C.C를 이해하기 전에 두 가지만 기억해 두고 위에 참조해 둔 장사 권프로 채널의 영상을 살펴보길 권한다.


매출을 올리는 방법 시리즈를 마칩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근본적인 방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셨길 바랍니다.



시리즈 요약


1. 돈의 개념

    : 신용을 수치화한 형태


2. 신용을 쌓기 위한 방법

    : 세일즈를 통해 고객이 매장을 찾는 이유를 만든다(신용을 쌓는다)


3. 매출이 성장하는 프로세스

    : 퍼널을 통해 잠재 고객이 충성 고객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퍼널의 역순이 매출이 성장하는 프로세스임을 정의


4. 매출이 성장하는 프로세스의 수치적 증명

    : 한계수용능력(Carrying Capacity)을 통해 매출이 성장하는 프로세스를 수치적으로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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