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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May 23. 2019

퇴사일기 82. 그는 왜 안정된 직장을 차버렸을까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그의 퇴사 이야기

남들 못 들어가서 안달인 회사를 관두겠다고?
관두고 뭐하려고?
그가 퇴사를 결정하고 수없이 받은 질문이었다.
‘왜’ 퇴사를 하는지에 대한

거창한 이유가 있다기보단
아주 단순하고도 간단한 이유가 퇴사로 이끌었다.

첫번째 이유는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는 것.
남들이 부러워하는 연봉이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하지 않나.

성에 차지 않았다.

이 돈을 모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여유롭게 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두번째로는 미래가 불투명해 보였다는 것.
나름 능력을 인정 받아 누락 없이 빠른 승진을 했고 상사에게 예쁨도 받았지만 더 높은 자리로 갔을 때지금만큼 열정과 노력을 회사에 바칠 수 있을까.
스스로 자신이 없었다.
조직에서 가장 능력을 발휘하고 가장 애사심이
불타오르는 ‘대리’ 직급으로 진급을 했던 해,
그는 그렇게 퇴사를 했다.



퇴사를 결심하고 ‘뭘 할까’를 생각할 때까지 사실
세상에 못할 것이 없다 생각했다.
힘들기로 소문난 유통업에서 5년 이상 일했는데
무슨 장사든 못하겠어- 라는 알량한 자신감이
맘 깊숙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막상 생각을 행동으로 실행하자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따스한 햇빛만 받고 지내다가
비바람을 처음 마주한 것처럼 두려웠고 부담됐다.
뭐든지 자신감 있게 시작하기 위해서
나에 대해 철저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좋아하고 자신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실패를 해도 좀 덜 억울할테니.

중고등학교 시절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소소한 습관들까지 빼곡히 적어보았고
답은 의외로 쉽게 나온 듯 했다.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
이것만큼 그를 즐겁게 해주는 일도
잘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마냥 춤추는 것이 좋아 중고등학교 때부터
심지어 대학에 들어와서까지 춤 동아리 생활을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하지 않았는가.
‘춤’으로 중심을 잡으니 접근이 조금 쉬워졌다.
사소하지만 근거 있는 자신감.
남들보다 최소 아이템 하나는 더 가지고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사업 구상을 시작했고 춤 하나만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틈새시장을 찾았다.
모든 것이 서툴렀지만 즐거웠다.
일이 기다려졌고 더 하고 싶어졌다.
어떻게든 피하고만 싶었던 회사생활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에 그 스스로도 놀랐다.



회사 동기들의 진급 스트레스가 봇물 터지는
3년이 지난 지금,
타의에 의한 스트레스 없이 하고싶은 일을 하며
소소하고 행복하게 순항중이다.



참 잘한 결정이었다.


처음 퇴사를 결정했던 이유처럼
월급보다 더 많은 수입이 생겼고,
내 미래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졌다.
퇴사를 원하는 이들에게 항상 말한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늦기 전에 도전하라고.
도전에 대한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경험을

해봐야 또 다른 일에 도전해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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