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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 Sep 19. 2021

너만 나인거 알아주면 돼

나를 환상을 덧씌워 바라보는 시선에 갇혀버린 이들에게

당신을 있는 그대로 봐 주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설령 앞으로의 시간에서도 그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에게만은 나다움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나는 저녁녘에 시원히 부는 서늘한 바람을 좋아합니다.

걸을 때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따사로운 햇살과 비온뒤 맑은 파란 하늘을 사랑합니다.

강가를 따라 자전거 패달을 밟으며 달리는 순간 뺨을 스치는 바람의 손길이 상쾌하며,

길에 따라 피어 있는 꽃이 아름답고,

수평선 너머 보이지 않는 미지의 바다 너머를 동경합니다.


연봉이 얼마이고, 키는 몇 센티이며, 얼굴이 잘 생김이 아닌

결혼정보회사에서 매겨지는 등급이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내 안의 나다움으로


세상 모두가 나를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스스로는 주관적으로 나를 바라봐주었으면 합니다.

아무도 나를 있는 그대로 알아봐 주지 않아

비록 홀로 외롭고 세상과 유리(遊離)됨을 느낄지라도 나 자신만은 나다움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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