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 Dec 12. 2021

초콜릿

지친 몸을 달래주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케익

차가운 새벽 공기로 눈이 떠졌다. 아침 7시. 겨울에 들어서면서 항상 차가운 공기와 함께 이 시간이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 히터를 켜려 몸을 일으키는데, 몸이 으슬으슬하다. 잠시만 누워있으면 괜찮겠지 라는 마음에 다시 침대에 몸져누웠다.


출근 시간이 30분밖에 남지 않았어도 누인 몸을 일으키기가 어렵다. 어제 오후처럼 여기저기 몸이 쑤시다. 조퇴하려다 참았는데, 오늘은 안 되겠다. 휴가를 내야겠다. 그래도 회사의 노예답게 업무용 노트북은 가지고 와야 하니,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아무 옷이나 주섬주섬 입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휴가를 내고 노트북을 챙겨 나왔다. 집으로 가려는 찰나 항상 가던 사무실 옆 스타벅스가 눈에 띄었다. 지난달 생일선물로 받은 조각 케익 기프트콘이 있다. 비록 사흘 전에 케익 먹어 조금 물릴지도 모르지만, 그래! 오늘 같은 날은 케익을 먹어야겠다.


문을 여니 히터로 훈훈해진 방이 나를 반겨준다. 노트북을 담은 가방을 바닥에 버리듯 내려놓고 답답한 패딩을 벗어던지고 편안한 홈웨어로 갈아입었다. 케익 먹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물이 끓는 동안 케익 상자를 열고 음악을 틀었다. 뜨겁게 내린 커피에 입천장이 까질까 냉장고 안 우유를 부어 넣고 한 입 마시니 온도가 딱 좋다.


일회용 포크를 들어 한 술 푹 내리그었다. 치즈, 초콜릿, 쉬폰빵이 레이어드 되어 있는 케익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 는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음미하려는 찰나 음악이 울려 퍼진다.


And I fly high~

I'm in sky high~ 너를 안고서 어~


어느덧 나도 소리의 바람을 타고 초콜릿 나뭇잎으로 자유로워진다.


** 박효신 가수의 노래 Home의 가사를 인용하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사코의 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