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천하고자 하는 이무기가 용이 될지 이무기가 될지 관전할 때.
세계 GPU 시장의 절대강자 엔비디아가 중국발 리스크에 직면했다.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첨단 반도체의 대(對)중국 수출이 금지된 데 이어, 중국 당국도 자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월 26일, 중국 최고 경제계획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AI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반도체의 에너지 효율 요건을 강화하는 규정을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규정은 겉으로는 에너지 절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엔비디아의 GPU 사용을 어렵게 만들어 중국 기업 제품의 채택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H20 칩은 미국의 수출 통제를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지만, 이 강화된 규정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20은 성능 면에서는 최고급 GPU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나마 중국 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이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H20 제품조차 사용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까지는 해당 규정을 '권고' 수준으로 운용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주요 IT 대기업들이 엔비디아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비공식적인 압력을 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주요 기업들이 H20 칩 구매를 차단당하고 있으며, 일부는 기존 데이터센터의 구형 칩을 H20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엔비디아는 연간 171억 달러(약 25조 원)에 달하는 중국 시장 매출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13% 수준으로, 기업 실적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데이터센터 및 AI 반도체 수요국 중 하나이며, 이 시장에서의 입지 약화는 엔비디아의 성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엔비디아는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규제당국과의 면담을 준비 중이며, H20 칩의 사양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사양 조정은 제품의 효율성을 저하시켜 기술 경쟁력 상실이라는 또 다른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
중국이 자국 기업인 화웨이 등 국산 반도체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경우, 엔비디아는 공급망뿐 아니라 기술 주도권 측면에서도 압박을 받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AI 반도체 산업의 선두주자이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규제 리스크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엔비디아는 정치적, 산업적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약세와 실적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엔비디아는 대체 시장 확보, 제품 다변화,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당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줄 요약: NVidia는 더 하락할 수 있고 방향성은 중국의 AI 칩의 개발 속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