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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쓰 Oct 21. 2019

파리에서의 일상: 2019 FIAC(현대미술국제박람회)

시앙스포 교환학생 일기 #18

2019 FIAC는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air로, 프랑스어로는 Foire internationale d'art contemporain이다. 세계 3대 아트 페어 중 하나인 현대미술국제박람회 FIAC은 2019년에는 10월 17일부터 10월 20일까지 나흘간 열렸다. 시앙스포에서 원래 티켓 값의 반 값도 안 하는 가격에 학생들에게 티켓을 판매했고 원래 전시회를 무척 좋아하는 나와 내 친구는 홀린 듯 갈 수밖에 없는 아트 페어였다. 상당히 기대하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그랑 팔레가 메인 장소일만큼 규모도 큰 전시회였고, 정말 다양한 종류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친구와 파리에서 전시회가 벌써 네 번째였다. 파리 전시회/미술관 메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함께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함께 그 이유를 고민해보았는데, 이 친구는 여러 화가들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그리고 친구가 말하길 나는 미술 작품에 대한 감상 평이 풍부하다고 한다. 친구의 이성과 나의 감성이 합쳐져서 더욱 풍요로운 전시회 감상이 되나 보다. 앞으로도 여러 전시회를 함께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전시회가 열린 그랑 팔레는 거대한 건물이었다. 운치 있는 건물에 투명한 천장은 아름다웠다. 규모가 큰 전시회였음은 들어가자마자 파악할 수 있었다. 내부는 대부분의 박람회처럼 부스가 나뉘어 있고 각 부스별로 갤러리나 화가가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해놓은 형태였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옆쪽에 비치된 카페나 레스토랑도 두세 군데 있었다. 들어가기 직전 그랑 팔레 입구에서는 하늘에서 솜사탕이 떨어지기도 했다. 친구와 동심으로 돌아가 솜사탕을 잡아서 먹다가 좀 끈적끈적해졌다. 그래도 뛰어들 가치가 있는 경험이었다. 

운치 있는 그랑팔레 
압도적인 규모

나는 조형물보다는 그림을 좋아한다. 이는 중세, 근대, 현대 미술 등 시대를 불문하고 일관된 취향이다. 그중에서도 붓터치가 드러나는 그림을 좋아한다. 정말 '덕지덕지' 그려진 그림을 좋아하는 편이고 아름다운 하늘색이 담긴 그림을 특히 좋아한다. 친구가 걸으며 "미술사 공부하는 사람들이 현대 미술을 공부할 때는 참 어려울 것 같다. 일관된 상징이나 특징이 없는 것 같아."라는 말을 했다. 재빠르게 생각해본 결과 현대미술의 갈래는 크게 3가지로 나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감상만 즐길 뿐, 이론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는 나이기 때문에 온전히 나의 의견일 뿐이었다. 그 3가지는 1) 폴락의 그림처럼 페인트를 흩뿌리는 듯한 자유로운 미술 2) 현대의 특징 (예: 공산품, 젠더 감수성, 컴퓨터로 친 듯한 활자 등)이 드러나는 콜라주 형태의 미술 3) 동시에 전혀 떠오르지 않을 법한 물품들과 전기/기술/테크노 아트 등을 병합해 놓는 조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3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현대미술도 무궁무진하게 많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3가지 갈래에 포함되는 것 같았다. 


어쨌든 전시회를 돌아다니면서 내 취향인 미술 작품을 볼 때마다 열심히 찍은 결과 아름다운 작품을 많이 사진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박람회가 끝났으니 특히 내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의 사진을 공유해보고 싶다. 


아름답고 신비한 색상의 하늘, 비슷하지만 다른 색감의 꽃 사진 모음, 그리고 케이크 같은 조형물.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색감을 이용한 하늘 그림과 파스텔 톤의 상징적인 것 같은 그림들.

귀여운 조형물과 과감한 붓터치가 남아 있는 그림. 

비슷한 느낌의 작품들 여러 개가 모여있을 때 주는 압도감, 안정감, 그리고 완성된 것 같은 만족감. 

시원시원한 색감, 거울을 활용한 입체감, 벽을 꾸밈으로써 생기가 도는 작품들.

어쩜 파도를 저렇게 섬세하게 표현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 


내가 파리에 있는 동안 FIAC이 열려서 참 감사하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음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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