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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glewood Jun 20. 2017

퇴직하겠다는 직원에게 던지는 질문

어떤 게 당신의 인생에 좋아?

최근 몇 주 사이에 3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퇴직 예정자들이 나에게 면담을 요청할 때엔 이미 결정을 한 상태가 대부분이고 예의상 여러 가지 퇴직 이유를 말하면서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고민을 이야기하곤 한다.


사실 퇴사 예정자가 나에게 오기 전에 이미 담당 임원이나 팀장 또는 HR을 통하여 대략적인 퇴사 이유와 향후에 담당했던 업무는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하여 사전 보고가 올라온다.  다른 분야의 관심이 많아서 또는 경쟁사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퇴직예정자에게 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는지를 묻는 것은 때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다. 이미 고민했고 이를 HR과 담당 임원에게 이야기했다면 내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다. 퇴사를 번복하기에는 본인이나 회사나 모두 모양 빠지는 일이다.


간혹 담당 임원이나 팀장보다 먼저 내게 퇴사 결정을 알리는 경우에 가장 먼저 " 퇴사 결정이 당신의 인생을 위한 최선의 결정인가요?"이라는 질문을 한다.  가족의 기대와 걱정, 현재 맡고 있는 회사의 프로젝트나 현재의 동료와의 관계 등을 너무 많이 고려하면 퇴사가 좋은 결정인지를 찾아내기 어렵다. 항상 이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기준은 명확하고 단순한 게 좋다.


이 결정이 당신의 인생만 보면 좋은 결정이라면 회사의 프로젝트나 동료와의 관계 심지어는 가족의 기대와 걱정도 부수적인 것이다. 나는 이 기준을 갖고 퇴직예정자를 만류하거나 새로운 길을 가는 직원에게 축하와 당부의 말을 해준다. 때로는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이직하고자 하는 회사의 현재 상황이나 그 회사가 경력자가 필요로 하는 이유, 그리고 같이 일할 직원들의 성향을 파악하여 과연 이직이 이 직원에게 좋은 일인지 아니면 회사가 당장 급한 이유로 채용하지만 장래에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나의 의견을 조언을 한다.


어떤 경우는 이직하려고 하는 회사의 상황을 알고 보니 당장 급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채용하지만 매년 상시적인 구조 조정을 통해서 이직자의 노하우만 취하고 구조 조정하는 것을  알기에 진심으로 조언했고 본인도 고민 후에 다른 회사보다는 현재의 회사가 본인의 스타일과 맞아 계속 근무하기로 했다. 반대로 항상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 하던 직원과의 퇴직 면담은 이직하고자 하는 회사와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되어 격려와 함께 마무리를 빠르게 지을 수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이직을 결정한 것은 첫 직장에서 3년을 근무하고 나서였다. 어느 정도 마음을 정하고 과장님에게 상의하자, 잠잠 코 듣던 그분의 첫말은 " 그 회사로 가는 것이 니에게 좋나? 좋으면 가라! 내가 알아서 마무리해주마." "니에게 좋나?" 모든 결정의 관점을 오직 내 인생에 어떤 것이 좋으냐에 있었다. 그 후로 나는 퇴직을 고민하는 직원에게 던지는 질문은 회사의 관점이 아닌 본인의 인생에 최선의 선택인지를 묻고 그 관점에서 조언을 한다. 


아무리 좋게 이야기를 해도 직원은 그게 회사만을 위한 것인지 아닌 지를 쉽게 알기에 어설픈 설득보다는 직원의 인생에 좋은 길인지 아닌지를 가족처럼 고민하는 것이 떠나려는 사람과 할 수 있는 최선의 대화가 아닐까?


직장을 다니는 것도 모든 것의 주체는 개인이다. 예전처럼 오로지 회사만을 위해서 혹은 동료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고 그럴 필요도 없다. 오직 개인을 위한 것과 조직을 위한 것의 공통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고 찾을 수 없다면 개인의 인생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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