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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glewood Apr 22. 2017

Road to CEO

 자기계발서의 함정

언제부턴가 신입 사원을 인터뷰하다 보면 군대 문제가 없어도 4년 만에 졸업하는 학생은 천연기념물처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취업에 필요한 갖가지 스펙을 갖기 위해서 또는 졸업예정자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하여 졸업을 늦추는 관계로 군대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도 짧으면 5년 길게 7,8년을 대학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대학 도서관이나 동네 도서관에 가면 취업을 위해서 스터디를 하거나, 각 그룹의 취업 기준에 맞는 취업 준비서를 전공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것을 보면 모든 대학생의 목표는 오직 취업뿐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취업을 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자생존과 약육강식만이 존재하는 직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문제에 부딪친다. 회사에 입사하는 것은 시험 기츨문제도 있고 족보도 있지만 매일 부딪치는 직장에서의 현실은 참고서도 없고 예상 문제집도 존재하지 않는다. 급한 마음으로 찾아 간 서점에서 발견하는 자기 계발서는 도대체 직장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수준을 가진 저자들이 쓴 책뿐이다. 직장은 정해진 형식과 조직은 있지만 일상 일어나는 일과 대인 관계는 매번 경험해도 왜 이리도 낯설고 어려울 뿐이라 이러한 자기계발서는 도무지 도움이 되질 않는다.



서점의 가판대에 있는 자기계발서의 제목은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너무나도 유혹적으로 다가온다. 예를 들면 성공한 CEO의 습관을 따라 하면 금방이라도 성공할 것 같고,  밤낮으로 고민했던 문제를 항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줄 것 같은 책들이 그 넓은 서점의 신간 코너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간혹 내용은 좋은데 100쪽이면 충분할 내용을 400쪽 가까이 늘려 나서 높은 가격에 책을 팔기에는 좋으나 소중한 시간을 과소비하게 하는 책들도 부지기수이다. 아니면 방송에서 유명한 교수들이 쓴 이론적인 책은 많지만 실전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는  책이 대부분이다. 여태껏 내가 읽은 자기계발서 책중에 겨우 열 권 미만의 책만이 남에게 권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드물기는 해도 사고의 틀을 바꾸고 창의적인 내용의 책도 있다. 이런 책을 발견하는 경우는 시간과 돈을 번 횡재한 느낌이다.  하지만 많은 자기계발서 종류의 책은 내용이 부실하거나 저자가 다른 목적으로 책을 출간한 경우, 어떤 내용을 과대 포장하여 이 것만 하면, 이 책만 읽을면 좋아진다고 하는 책은 정크 푸드나 인스턴트식품과 같다. 일시적인 지적인 허기는 메울 수 있으나 결코 건강하거나 장기적으로는 내공을 쌓는 것에 도움이 되질 않고 밑천이 짧은 하수의 길로 안내하게 된다. 물론 허기가 진 경우 가끔 인스턴트식품을 먹듯이 이런 자기계발서가 아주 효용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책을 읽었다고 모든 의사소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책에서 읽은 대로 한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이 좋아지지 않는다.    

    


가끔 임원들 교육을 보내 보면 대략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다 온 경우와 배운 것을 금방 실전에 적용하고 효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스타일일이 있다. 첫 번의 경우는 그냥 돈과 시간을 낭비한 것으러 끝나지만 후자는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A라는 임원을 커뮤니케이션 1주일 과정을 보냈더니 무슨 일만 생기면 업무의 우선순위를 무조건 커뮤니케이션에 두는 것이다. 물론 교육 과정 중에서 과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로 인한 케이스를 많이 다루다 보면 마치 모든 것의 원인과 문제 해결 방법을 커뮤니케이션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생긴 것이다. 특히 고위직 임원이나  CEO가 이러한 경향을 보이면 밑에 있는 조직원은 다른 중요한 요소보다는 먼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급하지도 않을 수 있는 일에서 헤어 나질 못하게 된다. 선 무당이 사람 잡고 아는 게 병인 경우다. 자기계발서도 비슷해서 책 하나에 꽂혀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면 역시 똑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유행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다. 이 유행은 단지 패션에만  한정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 영향을 끼친다. 회사 경영과 자기계발도 예외가 없어, 인문학으로 본 경영, 감성 경영, IQ보다는 EQ를 계발해라 등 불과 몇 년 사이에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 생활과 경영에 필요한 것은 크게 변하지 않은 기본 적인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커뮤니케이션, 협업(collaboration), 혁신(Innovation), 실행(Aligned Excution),  동기부여 (Motivation), 인재육성 및 활용(Talent Mangement), 위험 관리, 신시장 개발, 변화, 전략 수립, 시나리오 경영, 프로그램 매니지먼트 등은 어떠한 경우에도 필요한 요소이며 CEO로 가는 과정에 필요한 절대적인 요소 들이다. 단지 신입 사원, 과장, 팀장, 임원에게는 각각의 요소들의 비중이 달라질 뿐,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예를 들면 신입 사원이나 과장은 인재육성, 시나리오 경영,  프로그램 매니지먼트보다는 실행, 동기부여, 협업,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요소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스스로를 계발하거나 회사의 교육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 팀장은 인재 육성, 협업, 위험관리, 혁신 등에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임원은 신시장 개발, 전략 수립, 변화, 시나리오 경영 등의 비중을 높여야 힌다.  그러나 위에 적은 요소는 직급에 따라 비중을 달리하는 것이지 무시하거나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조합하는 것이 CEO를 꿈꾸는 직장인들이 필요한 자기계발 항목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정말로 이 말이 가슴으로 다가온다. 물론 친구 사이나 가족 사이에서는 흔하게 있는 일인지 몰라도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선 정말 맞는 말이다. 바꾸어 생각하면 노력 없이 쉽게  얻는 것이 없고, 물론 노력한다고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되는 곳은 아니지만 노력이 없으면 사지도 않은 로또가 당첨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아무리 좋은 자기계발서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눈으로 보는 것은 잔상으로 인한 오차가 있지만 몸으로 경험하는 것은 세포에 세겨진 DNA이다. 나는 종종 뜨거워 보이지 않는 음식을 먹다가 입을 뎋인 적이 있다. 몇 번의 경험으로 이제는 눈으로는 뜨거워 보이지 않아도 먼저 적은 양을 먹어 보고 온도를 판단한 후에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다. 실수를 통해서 몸이 기억하는 것이다.


시중에 있는 자기계발서는 당신과 경쟁하는 모든 사람도 볼 수가 있다. 나만의 비급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내 것으로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평소에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하다. 고민으로 며칠 몇 달을 지내다 우연하게 마주친 자기계발서의 한 구절이 당신의 고민에 키가 될 수 있다. 이 것은 책이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고민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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