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나?
" 뭐, 방 탈출 카페? 그게 뭐야?"
친구가 퇴직 후에 처가 친척이 하던 방 탈출 카페를 한다고 했을 때까지 나는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 친구는 대기업 전자 연구소에서 퇴직했다. 평생을 전자 관련 업무를 하더니 새로운 창업은 "방 탈출 카페"였다.
창업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연관되었던 직종과 관련된 분야에서 시작하지만 친구나 나처럼 전혀 다른 업종에서 창업을 하기도 한다. 물론 모르는 분야는 실패 확률도 높고 고생도 많이 한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30년 동안 한 금융은 잘 알지만 그 분야에 있기는 싫었다. 매일 지지고 볶던 일을 또 시작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선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경영 컨설팅과 외식 프랜차이즈로 정하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경영컨설팅은 지금까지의 경력과 주변의 인맥을 활용하기도 좋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낯선 외식업이 눈에 들어왔다. 정보도 경험도 없는 분야였다. 이성적인 판단은 아니었다. 비이성적 판단이었지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비이성적인 판단을 성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해야 했다.
요즘 도서관에 가면 창업 코너가 따로 준비되어 있어 창업에 대한 도서가 비치되어 있다. 많은 책이 있지만 나에게 맞는 책을 찾기는 쉽지 않았고, 봤지만 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책도 많았다. 책을 팔기 위하여 실전적인 것보다는 흥미 위주로 만든 책이 대부분이었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쓴 책은 그냥 리얼리티 쇼 정도로 보면 된다. 시간이 많으면 다 봐도 좋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가 본 책 중에 꼭 권하고 싶은 책은 "장사는 과학이다-백년가게 만들기, 저자-이기훈"과 "잘 되는 장사는 전단지부터 다르다." 특히 전자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창업자에게 꼼꼼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유튜브에서 백종원이 나오는 동영상이 있는데 보면 나름대로 도움이 되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하여 현장 방문과 자료 수집을 시작했다. 그동안은 식사를 위해서 무심하게 갔던 식당도 의도적으로 선택하여 방문했고 방문 후에는 꼭 리포트를 작성했다. 맛, 가격, 인테리어, 차별화 요소, 손님의 구성, 내가 본 성공의 이유 등 가능한 많은 정보를 기록했다. 필요한 곳은 재방문은 물론 3,4차례 방문했고 근처에 있는 식당들도 같이 방문했다. 어느 날은 점심과 저녁을 합쳐서 6군데를 방문하기도 했다. 경험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의 기억은 한계가 있어 글로 남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주인과 이야기하기도 쉽지 않고 정보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 바쁘기도 하지만 무슨 비법을 알아보려 왔다고 오해하기가 쉽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찾아가 가맹점주에게 물어보기 었다. 처음에는 근처에 오픈하려고 하는지, 혹은 매각을 고려하는 가맹점주의 경우에는 권리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의심하지만 먼 지역에 오픈한다고 하면 비교적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여러 가맹점을 방문해야 하는 것은 필수이다. 모자이크의 법칙처럼 조그마한 정보를 모으면 전체적인 업종의 현황이나 수익성을 어느 정도는 알 수가 있다. 이런 단계가 끝나면 가맹본부의 홈페이지에 있는 수익성 예시를 보면서 기본적으로 수익성에 들어가는 원재료 비율, 임대료, 인건비, 기타 운영비 등의 항목을 이해하면 된다. 절대로 여기에 예시된 숫자를 믿으면 안 된다. 단지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항목만을 보면 된다. 대부분의 가맹본부가 의도적으로 부가세와 필요 경비 등을 누락하거나 축소시켜 수익이 크게 보이도록 작성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조만을 보면 된다.
가게를 방문하는 경우 가급적 많은 사진을 남기는 것이 좋다. 조그마한 인테리어 아이디어나 문구도 나중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