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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란가 Nov 28. 2023

“수없이 넘어진 덕에 걷는데 천재가 되었어”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당연히 없습니다.

심지어 걷는 것도 그렇습니다.

아들 K(10)는 잘할 것 같지 않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아이입니다. 걸음마도 그랬습니다. 생후 18개월이 지나도록 걸으려 하지 않던 아이였습니다. ‘언젠가 걷겠지’ 기다리다 ‘안 되겠다, 병원에 가봐야겠다’ 맘을 먹었을 때쯤 걷기 시작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번을 겪은 뒤에 저 사람은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믿을 수 있다는 증거가 쌓여야 더 이상 부모 뒤에 숨지 않았습니다.

그런 K에게 학교는 불안과 혼돈의 세계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더 어려워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K가 소극적이고 소심하고 겁과 걱정이 많은 성향인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단체 활동을 하거나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을 해 보면 조금 나아질까 싶어 여러 종목을 권해봤습니다. 축구, 테니스, 골프, 태권도, 줄넘기까지. 하나같이 싫다고 합니다. 줄넘기 학원 다니기 위해 줄넘기 연습부터 해야 한다 하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코치님의 굵은 목소리, 파이팅 소리에 기가 죽고, 주눅이 드는 스타일입니다.

자신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못해도 된다, 서툴러도 상관없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다.” 용기를 주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2주 전부터 피아노 방문 과외를 시켰습니다. 어제 세 번째 수업이었는데, 연습을 못했다며 수업을 거부하는 통에 건너뛰고 말았습니다. 순간, 또 화가 치밀어 오르고 말았습니다. 아이는 구석에 숨고 아빠는 하지 말라고, 그만두라고 하고.

그럼에도 부모입니다. 기다리고 응원해 줘야 하는 아빠입니다.

“어릴 적 수없이 넘어진 덕에 걷는데 천재가 되었다”, 거듭 실패한 끝에 뽀로로로 대박을 터트린 제작자가 한 말입니다.

“한 번에 잘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한 번 더 하는 사람이 잘하게 되는 것“이라고 아빠는 ‘한 번 더’ 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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